현대차, 미국 LA에 모빌리티 서비스 법인 ‘모션 랩’ 설립
미래모빌리티 사업 위한 구체적인 해외 협업 사례
정의선 부회장 광폭행보, LA 현대차그룹 해외 모빌리티 새 거점 될까?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모빌리티 이노베이터스 포럼에서 '미래 도시와 모빌리티는 인간 중심으로 확립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자동차가 미국 LA에 '모션 랩'을 설립했다.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의 전략적 요충지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글로벌 광폭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사진은 지난 7일 샌프란시스코에서 미래 모빌리티 전략을 발표하는 정의선 수석부회장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현대차그룹이 LA에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를 실현할 전략적 요충지를 확보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의 미래 모빌리티 전략의 글로벌 거점 중 하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LA에 모빌리티 서비스 목적의 법인 ‘모션 랩(MOCEAN Lab)’을 설립했다. 현대차그룹은 14일(현지시각) 미국 LA시가 주최한 차세대 모빌리티 박람회에 참석해 미국 내 모빌리티 서비스 전문 법인 ‘모션 랩’ 설립을 공식화하고 LA시와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협력하기로 했다.

LA는 미국 최대 교통 도시 중 하나다. 이곳을 전략적 지역 기반으로 삼으면서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모빌리티 기술을 미국 현지에 확산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이곳에서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으로 로보택시, 셔틀 공유, 다중 모빌리티 서비스, 퍼스널 모빌리티, 도심 항공 모빌리티 등 각종 첨단 모빌리티 서비스의 실증 사업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아울러 이날 LA 시장과 국제부문 부시장, 윤경림 현대차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사업부장(부사장) 등 양측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모션 랩’ 카셰어링 서비스 출시 행사를 가졌다. 현대차그룹이 세운 현지 법인 ‘모션 랩’이 LA시내 모빌리티 서비스 실증 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LA시와 협력하는 것이 양측 협의의 핵심으로, ‘모션 랩’은 앞으로 LA시와 손잡고 다양한 모빌리티 프로젝트를 펼쳐나갈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현대차 윤경림 부사장은 “LA시와의 모빌리티 사업 협력을 통해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시민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라며 “현대차그룹은 ‘모션 랩’ 사업을 발판 삼아 모빌리티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과 LA시의 협업은 기업과 정부가 미래 모빌리티 혁신을 공동 주도하고 인간 중심에 기반한 ‘이동의 자유’를 실현하겠다는 공동 목표에 따른 것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철학, 그리고 지속 가능한 도시 환경 조성의 방향성과 관련하여 LA시와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설명했다.

‘모션 랩’은 이달부터 LA 도심 주요 지하철역 인근 환승 주차장 네 곳을 거점으로 지하철역 기반의 카셰어링 서비스를 LA 시민들에게 제공한다.

해당 지하철역은 시내주요 거점으로 환승 구간 혹은 인구 밀집 지역이라는 특징이 있다. 현대차는 이들 지하철역을 기반으로 카셰어링 서비스 제공 지역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앞으로 다운타운 LA지역 및 한인타운, 할리우드 지역에 기존 차량을 포함해 최대 300대를 차고지 제한 없는 카셰어링 형태로 새롭게 확장 제공할 예정이다.

◇ 세계 최대 및 첨단 교통도시 LA, 현대차 미래 거점 될까

모빌리티 서비스 분야 경쟁이 세계적으로 치열하다. 현대차그룹에게도 가장 큰 숙제다. 현대차는 차세대 먹거리 산업을 ‘MECA’로 정리했다. MECA는 모빌리티, 전동화, 커넥티비티, 자율주행의 영문 앞자를 딴 약어다. LA진출은 MECA의 글로벌 실현을 위한 미래 사업 모델 제시 측면이다.

그러면 왜 뉴욕이나 워싱턴D.C가 LA일까. LA는 세계 최대 및 첨단 교통 도시라는 점에서 현대차그룹이 보유한 모빌리티 역량 실현에 최적화된 도시로 꼽힌다.

LA 시민은 1인당 연평균 9741달러를 버스 및 지하철 이용에 쓴다. 뉴욕(7907달러) 및 영국 런던(5445달러) 등 해외 주요 도시와 비교해 대중교통 이용이 많다.

현재 LA 시내에서 운행되는 전기차가 미국 전체 전기차의 20%에 달하며, 대중교통 관련 스타트업도 뉴욕시보다 LA가 2배 이상 많다. 모빌리티 서비스 산업 환경이 활성화되어 있다는 의미다.

LA시는 오는 2028년 LA올림픽을 앞두고 도심 교통 개선에 높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맞춰 ‘모션 랩’ 역시 LA 시내 교통 체증 해소 및 편의 확대에 기여하는 등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모빌리티 선도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앞으로 ‘모션 랩’은 로보택시, 셔틀 공유, 다중 모빌리티 서비스(Multi-modal), 퍼스널 모빌리티, 도심 항공 모빌리티를 비롯한 차세대 모빌리티 서비스와 관련된 다양한 실증 사업을 순차적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모션 랩은 미국 내 모빌리티 서비스 제공 지역과 제공 차량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직장인, 관광객 등 다양한 고객층이 이 회사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용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모션랩은 현대차그룹의 미래 모빌리티 혁신을 주도하기 위한 글로벌 시험기지가 될 것” 이라고 덧붙였다.

14일(현지시각) 현대차그룹과 미국 LA시가 미래 모빌리티 사업 협력 계획을 밝혔다. 현대차 윤경림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사업부장(부사장)과 에릭 가세티 LA 시장이 악수를 나누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14일(현지시각) 현대차그룹과 미국 LA시가 미래 모빌리티 사업 협력 계획을 밝혔다. 현대차 윤경림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사업부장(부사장)과 에릭 가세티 LA 시장이 악수를 나누는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 정의선 수석부회장 글로벌 광폭행보, 해외 각지로 범위 넓힌다

현대차그룹은 해외 모빌리티 기업에 대한 투자 및 사업 협력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글로벌 행보는 정의선 수석부회장 체제 이후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7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모빌리티 이노베이터스 포럼에 직접 참여해 ‘인간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개발 철학’에 대해 역설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쳐 왔다. 당시 그는 “모빌리티가 소유에서 공유로 바뀌기 시작했다는 것이 샌프란시스코의 최근 가장 큰 변화”라고 말하면서 해외 관계자들과 미래 모빌리티 철학을 공유했다.

올해 3월에는 인도 최대 차량호출업체인 올라(Ola)와 ‘투자 및 전략적 사업 협력’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고 인도 모빌리티 시장에서 상호 다각적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2억4천만 달러, 6천만 달러씩 총 3억 달러를 이 회사에 투자했다.

동남아시아 최대 차량 호출 서비스업체인 ‘그랩’에도 투자했다. 이를 통해 전기차 기반의 차량 호출 서비스 실증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월 ‘그랩’에 2500만 달러를 첫 투자한데 이어 같은 해 11월 현대차와 기아차가 1억7500만 달러, 7500만 달러씩 총 2억5000만 달러를 추가 투자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차량 호출 서비스 실증 사업을 위해 싱가포르 지역을 우선으로 ‘그랩’에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 200대를 공급했다. 현대차그룹은 ‘그랩’이 진출한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에 실증 사업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아시아지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미국과 호주의 모빌리티 플랫폼 업체 '미고', '카 넥스트 도어'에도 전략 투자를 단행하고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스콜코보 혁신센터와 함께 차량 구독 서비스를 개시하는가 하면, 아랍에미리트의 차량 호출 서비스 업체에 올해 안에 총 5000대의 차량을 공급하기로 했다.

국내 관련 활동도 활발하다 서울과 제주도, 대전 등 지역에서 전동킥보드와 전기자전거를 활용한 퍼스널 모빌리티 공유 플랫폼인 '제트(ZET)' 구축을 마치고 중소 운영업체들과 협력해 라스트마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라스트마일 물류업체 메쉬코리아와 마카롱 택시를 운영하는 KST모빌리티에 전략투자하고 한국형 모빌리티 서비스 개발을 위해서도 협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유망한 글로벌 모빌리티 업체를 계속 발굴해 협업하고 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과 공유경제를 결합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개발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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