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은 이날 제주 서귀포에서 열리고 있는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행사장에서 소상공인 및 뿌리산업 업종 대표들과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저임금위에서 항상 사용자 측이 밀리고 있다. 이제는 근로자 측에서도 어느 정도 화합 차원에서 받아줄 것은 간절히 바랐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김 회장은 "이번에는 부결됐지만, 이 문제를 다음에 토의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단서조항이라도 달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지불능력이 없는 업주에게 최저임금을 지불하라는 건 앞뒤가 안 맞는 말"이라며 "현실적으로 제도를 개선해서 소상공인들이 범죄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경제 성장률 예상치가 갈수록 뚝뚝 떨어지고 있다"며 "이제는 노사가 정말 한발씩 양보해서 현실적인 부분을 타협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계는 간담회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와 관련해 최저임금의 최소한 동결, 업종 및 규모를 반영한 구분적용 도입, 최저임금 결정 기준으로 기업지불 능력 및 경제 상황 포함 등 요구사항을 거듭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에 따른 현장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터져 나왔다.

   

김문식 한국주유소운영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우리나라 소득수준 대비 최저임금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4위"라며 "이 정도면 최저임금을 보통임금으로 이름을 고쳐야 한다"고 꼬집었다.

   

숙련인력의 취업난과 맞물려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최저임금 차등화 주장도 제기됐다.

   

황인환 서울자동차정비업협동조합 이사장은 "특성화고 학생들이 최저임금 인상 탓에 취업이 안 된다"며 "현장에서는 미숙련 인력을 고용하고 이들에게 더 많은 임금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평재 한국표면처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외국인 근로자들이 임금을 많이 받아서 자국에서 부동산도 사고 혜택을 보지만 최저임금으로 세금을 내면 우리나라에 도움이 되는 건 별로 없다"며 "외국인 근로자들은 연차별로 최저임금을 차등화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주 52시간 근무제가 벌써 중소기업의 생산성을 떨어뜨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의현 한국금속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대기업이 일을 줄이면 2, 3, 4차 사업장은 직격탄을 맞는다"며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4일만 일하는 중소기업이 많아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 참석자는 "기업이 잔업을 없애고 휴일도 쉬니까 근로자 임금이 오히려 줄어들고, 기업은 생산이 줄어서 매출이 떨어진다"며 "지금 또 최저임금을 올리는 건 정말 자살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