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신문 칼럼]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

사장들이 가장 많이 주고받는 질문이고 주제다. 이 질문에는 “왜? 무엇을 위해?”라는 말이 생략되어 있다. 성공이 곧 행복이라는 등식이 당연하다는 전제가 깔려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과거 산업화 과정에서 돈은 우리 부모 세대들이 당장의 굶주림과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한 가장 확실한 행복수단이었고, 많은 경우 경제적 성공으로 행복을 추구하는 것이 실제로 증명되었고 보편화하였다. 하지만 다양성과 자율을 존중하는 미래사회에도 이런 행복공식이 계속 유지가 될까? 아마도 이제 그런 성공은 하나의 과정쯤으로 기록될 것이다.

흔히 사장들이 언론 인터뷰 등에서 성공담을 이야기할 때, 사회를 위해서, 국가를 위해서, 직원을 위해서 사업을 한다고 말한다. 왠지 중요한 핵심단어 하나가 빠져있다. 바로 '자신을 위해서'라는 말이다. 사장이든 지도자든 자신을 뺀 주변의 행복이 과연 가능할까? 자기 스스로부터 행복해야 주변, 사회를 위한 행복 에너지 전달이 가능할 것이다. 그래서 회사에서도 사장 행복이 곧 직원 행복의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소소한 행복과 워라밸(Work and Life Ballance) 등 개인의 자율을 존중하는 미래사회의 성공은 어떤 가치가 중심이 될 것인가? 그리고 지금 여러분들이 추구하고 있는 행복이 온전히 당신 소유의 행복인가? 당신 고유의 상표인가?

혹 타인이나 외부에서 부여한 행복은 아닌가? 지금까지 우리는 돈에 대한 지나친 환상과 사회적 편견으로 붕어빵처럼 똑같은 성공모델에 집착하여 왔다. 정신없이 앞만 보고 비슷한 목표로 떼 지어 생각 없이 달려가다 보니 어느새 이웃들과 비슷하게 행동하는 붕어빵 틀 속에 갇히게 된 것이다. 사장도 일반인보다 욕망의 크기나 높이가 다를 뿐 그 환상의 본질은 같다. 그러다보니 소위 성공한 이들 중 일부는 돈과 인격과 행복을 혼동하는 천박한 자본주의에 빠져들기도 한다.

알고 보면 우리는 각자 처한 다른 환경과 인간관계, 능력, 마음의 상태에 따라 각각 다른 모양의 크기, 색깔, 생각으로 존재한다. 각각 다른 모양의 행복을 추구하면서 살아가고 있고, 그래서 다양한 성공이 존재할 수 있다. 향후 돈과 명예와 사회적 욕망을 추구하는 기본 틀에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그 성공이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는지의 ‘질’과, 얼마나 단단한지의 ‘밀도’가 핵심가치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과거 성공은 행복과 바로 관통하는 일직선이었다면 이제는 각자 성향에 따라 방향을 달리하는 곡선과 직선의 촘촘함이 중요한 가치가 될 것이다. 과거에는 단 한명의 1등만 존재했지만, 이제는 다수의 1등이 존재할 것이다. 주변에 가끔 대기업 등에서 소위 잘 나가던 사람이 갑자기 카페를 차린다거나 프리랜서로 독립한다거나, 금융권에서 일하던 이가 예술 문학이나 전혀 상식 밖의 업종으로 전업하는 경우를 보는데, 바로 새로운 가치를 찾아 나서는 노력일 것이다.

‘어떻게 성공할 것인가?’의 방법에만 집중하다 보면, 분명 성공의 정상에는 도달했지만, 정작 행복은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영혼 없는 빈 껍데기 성공이다. 다른 사람 모두는 손뼉을 쳐주지만, 정작 본인 스스로 손뼉을 치지 못 하는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미국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의 역설(Estearlin’s paradox)에 의하면, 소득이 증가하면 행복감도 증가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에서는 부의 상승이 더는 행복 지수와 비례하지 않는다고 했다. 잘 살기 위해 돈을 버는 것인데 돈을 벌기 위해 잘 살지 못한다면, 이것은 성공의 역설이다. 행복은 때로 멈추고 자신을 돌아보는 순간 찾아온다.

<칼럼니스트=최송목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 (‘사장의 품격’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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