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에서 시작된 MCM, 김성주 회장이 업그레이드
100년 전통 휠라, 뉴트로 앞세워 새로운 유행 선도
종로5가 동진상사, ‘문재인 등산복’ 블랙야크로 발전 토종 패션 브랜드

왼쪽부터 각각 MCM, FILA, 블랙야크 인기 제품들 (사진=각 사 홈페이지 캡쳐)
왼쪽부터 각각 MCM, FILA, 블랙야크 인기 제품들 (사진=각 사 홈페이지 캡쳐)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패션 업계에는 프랑스나 이탈리아 등 유럽 브랜드가 가진 특유의  ‘네임밸류’가 있다. 명품이든 SPA브랜드든, 세계 패션계를 움직이는 대형 기업은 유럽이 소위 ‘꽉 잡고’있다. 이 와중에 해외 대기업과 당당히 ‘맞짱’ 뜨는 국내 기업들이 있다. 그들의 역사와 스토리를 소개한다.


MCM
모던 크리에이션 뮌헨 (Modern Creation Munchen)의 약자다. 브랜드의 출발은 1976년 독일 뮌헨. 당시 뮌헨은 유럽의 내로라하는 예술가, 건축가, 패션피플 등이 모여드는 도시였다. 1960년대 대표 여성그룹 슈프림스의 리드보컬이었던 다이애나 로스가 콩코드기에서 내릴 때, 당대 톱모델 신디 크로포드가 패션화보를 촬영할 때 MCM이 곁에 있었다.

MCM은 금장 로고 장식 버킷백 등 독특한 아이덴티티를 가진 제품으로 한동안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유럽 여러 브랜드에서 다양한 패션 제품이 생산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당시 구찌와 입생로랑, 막스 앤 스펜서 등을 국내에 런칭했던 패션산업 대모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이 MCM을 전격 인수했다. 

김성주 회장은 스포츠브랜드(아디다스)출신 인재를 영입해 새로운 스타일의 제품을 출시하고 과감한 리뉴얼을 시도했다. 매장 문을 한동안 닫는 도전까지 감수했다. 이후 MCM은 프리미엄 명품 브랜드와 비교하면 가격 경쟁력이 있으시면서, 소비자들의 욕구는 충분히 충족시키는 ‘매스티지(명품+대중)’브랜드로서 입지를 강화했다.


FILA
기자는 97학번이다. 대학교 1학년 때 기자의 ‘최애템’이 <Biella Italia>라는 문구가 선명한 휠라 야구모자였다. 비엘라는 이탈리아 몬태내주에 있는 도시로 섬유산업이 발달한 곳인데, 이탈리아 현지 양모산업의 중심지이다. 22년 전, 이탈리아 도시를 전면에 내세웠던 휠라가 2019년에는 10대들이 열광하는 국내 대표 브랜드가 된 것이다.

사연은 이렇다. 휠라는 1911년 이탈리아에서 출발한 가족기업이다. 1991년 라이선스 형태로 한국에 들어왔다가 1990년대 초중반까지 인기를 끌었으나 2000년대 초부터 본사가 경영난을 겪었다. 2003년 6월 우리나라가 본사를 사들였고 2007년 휠라 본사 인수 작업을 마무리했다. 휠라는 ‘아재 브랜드’ 이미지를 벗고 10~20대를 주요 타켓으로 삼아 부활했다.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글로벌 스포츠브랜드와 정면으로 경쟁하는 것은 쉬운 도전이 아니었다. 휠라는 김유정 등 신세대 모델을 전면에 내세우고 뉴트로 디자인을 앞세워 새로운 유행을 선도하면서 국내 대표 패션브랜드가 됐다. 참고로, 휠라가 출시한 운동화 디스럽터2는 미국 슈즈 전문 미디어 풋웨어뉴스가 선정한 ‘2018 올해의 신발’로 선정됐다.


블랙야크
지난 대통령 선거 이후 ‘문재인 등산복’으로 화제가 됐던 블랙야크도 순수 토종 브랜드다. 앞서 소개한 MCM이나 휠라처럼 해외 브랜드를 인수한 게 아니고 태생부터 국산이다. 1973년 동진사로 시작해 1996년 등산 전문 브랜드로 거듭났다.

동진사는 종로5가에서 등산 장비를 파는 가게였다. 그 시절 그곳에서는 ‘자이언트 배낭’이 등산객들에게 입소문이 났었다. 창업주 강태선 회장은 산악인 엄홍길 대장이나 오은선 대장이 히말라야에 등정할 때 수시로 베이스캠프를 찾았던 산 마니아다. 브랜드 이름은 엄홍길 대장과 함께 히말라야를 갔을 때 그곳에서 윤기가 흐르는 검을 털을 가진 블랙야크를 본 엄홍길 대장이 추천했다고 전해진다.

2008년 매출 1천억원을 돌파한 후 매년 30%가 넘는 성장세를 기록했고, 캠핑 및 아웃도어 열풍이 불던 2013년 이후에는 국내 아웃도어 업계 최상위권 브랜드로 올라서며 입지를 다졌다. 현재 독일과 스위스 등 유럽 여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에 지점을 보유한 글로벌 브랜드로 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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