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신문 칼럼] 일본의 한 레스토랑업체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당신은 왜 회사옆에 있는 레스토랑을 가지 않습니까?”라는 질문에 37%가 “그냥요”라는 답변을 했다. 왜 이런 답변을 했을까? 그 레스토랑의 ‘가치를 판단할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그 식당에 왜 가야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모르는 것이다.

고객이 수많은 식당 중에서 반드시 내 식당에 와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점주는 본인이 운영하는 식당이 최고라고 자부심을 갖지만 고객입장에서는 그와 상관없이 갈 식당이 너무나 많다는 것이 문제다. 그만큼 선택의 범위가 넓다. 소비자는 맛의 천국에 살고 있다.

더욱이 굳이 식당에 방문하지 않아도 배달주문하면 10~30분 이내로 내가 원하는 맛있는 메뉴를 언제든 먹을 수 있고 바로 집앞 편의점에 가면 널린 것이 먹는 음식이다. 음식점은 이제 과거와는 달리 편의점과 마트,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HMR(간편조리음식)과도 경쟁해야 하는 달갑지 않은 상황에 직면해 있다.

편의점에서는 고객의 입맞춤을 위해 라면의 종류만 해도 100여가지 된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의 ‘가구의 가공식품 지출구조를 분석’에 따르면 불경기로 소비가 줄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식료품 지출액은 증가세를 보였으며 외식비는 감소하고 가공식품 지출액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음식을 5일동안 반복해서 먹으면 만족도가 20%대로 떨어진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아무리 맛있어도 매일 방문할 수는 없다. 그러나 밥생각이 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식당 브랜드가 되어야 하고 반드시 그 집을 가야만 하는 이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지인으로부터 추천을 받아서 일행과 식당을 방문을 했을 경우 주변에 그 많은 식당을 두고도 왜 하필 이 식당을 추천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바로 풀릴 수 있도록 마음을 사로잡을 ‘브랜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아! 역시, 그래서 이 식당을 추천했구나”라고 말을 들을 수 있을만큼 말이다.

SNS를 통해 자주 접한 사람이 “그 식당, 도대체 어떤 식당이야?” 궁금증을 풀기 위해 한번은 방문하지만 콘텐츠에 대한 감동이 없으면 두 번다시 방문하지 않는다. ‘소문난 잔치에 먹어볼 것이 없다’는 옛속담처럼 소문과 실제 결과의 차이가 크면 클수록 불만족은 올라가고 다시와야할 이유가 사라진다.

따라서 고객이 방문하여 이것 저것 사진찍고 SNS에 긍정적인 평가의 글과 사진을 올린다면 좋은 콘텐츠라는 것이 이미 검증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상품력이 약하면 고객도 사진찍고 싶은 마음이 없는 것은 물론 아무리 온라인/SNS에 광고를 한다고 하여도 성과가 낮다. 필자도 자영업/외식업 점주 대상 강의를 할 때 수강생들의 강의 집중도와 사진을 찍는 빈도를 보고 강의 만족도를 추정한다. 이처럼 만족은 행동으로 표현된다. 감동을 받으면 고객은 반드시 말로, 아니면 SNS에 내 가게 콘텐츠를 올려 보답한다.

상품으로만 경쟁하기에는 경쟁의 범위가 너무 넓다. 레드오션이다. 상품 한가지만으로 볼 때 소비자는 멀리있는 식당까지 찾아갈 이유가 없다. 언제든 집에서 배달주문, 쇼핑몰이나 마트, 편의점에서 HMR(간편조리음식)을 사면 된다. 이런 음식은 전자랜지에 2~3분만 돌리기만 하면 식당에서 먹는 음식에 견줄만큼 맛있고 가격도 3분의 1정도다. 햇반도 실제 짓는 밥보다 더 맛있을 정도다. 마트, 편의점,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HMR제품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그 차별점이 곧 고객을 내 가게로 오게 하는 이유이며 매력이다.

고객이 내 가게에 머무는 동안 원하는 경험의 요소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도요타 자동차의 5 Why의 관점에서 접근해보자. 고객은 어떤 경로를 통해 방문했는가? 수많은 경쟁업소 중에서 왜 우리 가게를 선택했는가? 이 정도의 서비스는 괜찮은가? 누락된 것은 없는가? 좀더 다른 좋은 방법은 없는가? 등의 계속된 질문으로 궁극적인 원인을 찾는 기법이다. 질문이 없으면 답도 없고 결국 좋은 질문이 좋은 답을 가져다 준다. 도요타의 5 Why는 우리의 고정화되고 게으른 뇌를 일깨우는 가장 좋은 방법이니 적극적으로 활용해보자.

음식점도 이제는 고객만족을 위한 접근방법의 일환으로 ‘작은 마케팅 조사활동’이 필요하다. 필자도 설문서를 만들어서 고객이 방문할만한 여러 항목을 기재하여 조사한 일이 있었고, 카운터에서 가벼운 질문으로 조사를 했다. 이러한 조사활동을 통하여 우리 식당의 매력도 평가와 경로파악으로 전략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조사활동 없이 자신의 일방적인 생각만으로는 고객만족을 이끌어낼 수 없다. 경영학에서 말하는 거창한 마케팅조사가 아니어도 내 가게에 맞는 조사방법 연구를 통해 내 가게에 와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야 한다.

 

<칼럼니스트=조건섭 소셜외식경영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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