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 이야기 ‘항거’·‘자전차 왕 엄복동’ 등 일제시대 배경
‘어쩌다, 결혼’서도 車대신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리복 나와

[소비자경제신문 정수남 기자] 올해로 3.1절 100주년을 맞아 제작사들이 관련 영화를 지난주 대거 개봉하면서 극중 등장하는 차량이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에서도 차량과 함께 자동차브랜드 등장이 드물어 지난주는 완성차업체들이 한숨을 돌리는 시간이었다.

다만, 영화 시작 전 홍보 영상 방영시간에 국산차 업체들이 여전히 홍보 경쟁을 펼쳤다.

4일 영화계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항거:유관순 이야기(감독 조민호) ▲자전차왕 엄복동(김유성) ▲어쩌다, 결혼(박호찬, 박수진) 등 방화 3편이 전국 극장가에 걸렸다.

이중 고아성(유관순 역) 씨가 주연을 맡은 ‘항거’는 3.1만세 운동으로 3년 형을 선고받은 관순의 서대문형무소 이야기를 다뤘다.

지난주 개봉한 영화에서 극중 노출 차량이 적어, 영화 시작 전 홍보 시간에 현대차와 르노삼성의 홍보 경쟁이 부각됐다. 서울 도산대로에 위치한 현대모터스튜디오.
지난주 개봉한 영화에서 극중 노출 차량이 적어, 영화 시작 전 홍보 시간에 현대차와 르노삼성의 홍보 경쟁이 부각됐다. 서울 도산대로에 위치한 현대모터스튜디오.

관순은 형무소에서 일제 압박에 항거해 옥중 만세 운동을 주도하는 등 조국의 독립을 위해 희생한다. 이로 인한 일본인 교도관의 폭행과 고문, 독방 생활 등으로 관순은 출옥 6개월을 앞두고 1920년 18세의 나이로 숨을 거둔다. 관순의 사인은 폭행으로 인한 자궁파열이다.

가수 비(정지훈) 씨가 열연한 ‘엄복동’은 일제치하에서 경륜으로 민족의 기상과 자존감을 고취한 엄복동 씨의 이야기를 주제로 한다.

복동은 가난한 농군의 아들로 물을 길러 평택 시장 점포에 공급하면서 생계를 유지한다.

그러다 복동이 상경했지만, 번번히 사기만 당하다 우여곡절 끝에 일미상회 자전거 선수로 뽑힌다. 일미상회 황재호 사장은 무장 독립운동을 지원하면서도 자전거를 통해 민족의 사기를 드높이기 위해 자전거 선수단을 운영한다.

르노삼성 역시 자사의 SM시리즈를 앞세워 홍보 영상을 만들었다. SM5의 변천 모델.
르노삼성 역시 자사의 SM시리즈를 앞세워 홍보 영상을 만들었다. SM5의 변천 모델.

복동은 처녀 출전한 대회에서부터 일본의 대표 경륜 선수 스즈키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한다. 극은 복동의 활약과 김형신(강소라), 결백 단장(고창석) 등의 무장 독립운동과 맞물리면서 감동과 재미를 제공한다.

극의 시대적 배경으로 자동차 등장은 드물다.

같은 날 개봉한 ‘결혼’은 현대물 이지만, 자동차 노출은 적은 편이다.

주인공 성석(김동욱)과 해주(고성희)는 마지못해 결혼하기로 한다. 성석은 갑부인 아버지(최일화 분)의 유산을 위해, 해주는 결혼하라는 엄마의 등살에 못 이겨 결혼하기로 한다. 이들의 결혼은 계약 결혼이며, 결혼 후 미국으로 건거 가 따로따로 살다 3년 후 이혼하는 게 계약서의 주 내용이다.

극은 두 사람이 결혼까지 가는 과정을 코믹하게 담았지만, 결국 모든 게 알려지면서 둘의 결혼은 물거품이 된다.

‘어쩌다, 결혼’에서 카메라는 스치듯 현대차 그랜저 Q270을 잡는다.
‘어쩌다, 결혼’에서 카메라는 스치듯 현대차 그랜저 Q270을 잡는다.

극중 해주 가족과 성석의 가족이 상견례를 하고 헤어지는 장면에서 카메라는 해주 가족이 타고 온 현대자동차의 대형 세단인 그랜저의 엠블럼을 포착한다. Q270이다.

아울러 성석은 벤츠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다니지만, 카메라는 라디에이터그릴의 삼각별 엠블럼을 쉽게 노출하지는 않는다.

다만, 극중 생활브랜드가 자주 등장한다.

해주는 종전 국가대표 유망 육상선수 이었으나, 부상으로 은퇴하고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있다. 극중 해주가 결혼을 결심하고, 학교를 떠나는 장면에서 카메라는 해주가 든 가방의 나이키(NIKE)를 노출한다.

극중 아디다스의 로고도 보여지며, 해주가 극중 트랙을 도는 장면에서 카메라는 해주의 리복 운동화와 상의 리복로고를 스크린에 가득 채운다.

어쩌다, 결혼에서는 술 마시는 장면이 자주 나오면서 카메라는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을 포착한다.
어쩌다, 결혼에서는 술 마시는 장면이 자주 나오면서 카메라는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을 포착한다.

성석은 애플의 아이폰을 사용하고, 극중 술 마시는 장면이 자주 나오면서 카메라는 하이트진로의 참이슬을 자주 잡는다. 성석과 해주가 점심을 먹으면서 소주를 주문하는 장면에서 해주는 “참이슬 빨간 것 주세요”라고 말하기도 한다. 참이슬 녹색 병뚜껑은 17.2%, 빨간 뼝뚜겅은 21.1%의 알코올 농도를 각각 지니고 있다.

극중 등장하는 차량과 완성차 브랜드가 드물어, 영화 시작 전 영상에 등장하는 차량이 더 홍보 효과가 탁월하다.

지난주 현대차와 르노삼성차가 전국 주요극장에서 방영한 영상을 통해 자사의 우수한 기술력을 알렸다. 현대차는 자사 차량 라인업과 함께 최첨단 기술과 안전편의 사양 등을 홍보하는데 그랜저와 ‘현대 모터스튜디오’를, 르노삼성은 세단 브랜드 ‘SM 시리즈’를 각각 활용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완성차 업체와 영화 제작사들은 시대적인 배경과 영화 특성 등을 고려해 각각 소품을 제공하거나 준비하고 있다”며 “지난주 개봉한 방화 3편에서 자동차 홍보 효과는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결혼’에서 성석과 해주가 웨딩 촬영을 하는 장면에서는 캐논의 DSRL 카메라가 나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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