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케이드 게임 '바다신2' 게임 장면  [사진=연합뉴스]
아케이드 게임 '바다신2' 게임 장면  [사진=연합뉴스]

게임물관리위원회를 둘러싼 논란이 이번에는 사행성 아케이드 게임의 등급 분류로 번졌다. 성인용 PC방 등에 설치되는 게임이 무려 ‘전체 이용가’ 등급이 붙은 사실이 알려지게 된 것이다. 게다가 이는 최근 블루아카이브 등 모바일 게임의 선정성으로 인한 등급 재심의로 인해 많은 게임들이 청소년 이용불가 등급을 받게 된 상황과 맞물려 안밖으로 비판이 쏟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바다신2으로부터 시작된 사행성게임 전체이용가 논란

게임위는 지난 10월 20일 국내 게임사 ‘진소프트’가 개발한 사행성 아케이드 게임 ‘바다신2’에 전체 이용가 등급을 부여했다. 바다신2는 슬롯머신형 아케이드 게임으로, 가로 방향으로 돌아가는 릴을 멈춰 주어진 무늬를 맞추면 점수가 올라가는 게임이다. 

누리꾼들은 해당 게임이 전체이용가로 판정한 게임위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게임산업진흥법에 따르면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설립목적은 불법 사행성 게임을 규제하는데 있는데, 시대에 따라 변할 수 있는 선정성에 대한 기준은 과거에 머무르는 상태에서 엄격하게 적용하는 반면, 정작 사행성에 대한 기준은 너무 관대하게 판정했다는 것이다. 

일부 누리꾼은 과거 ‘바다이야기’ 사례를 예로 들면서 불편한 기분을 호소하기도 했으며, 또 다른 누리꾼들은 비슷한 시기에 심의 판정을 받은 게임 목록을 찾아보면서 ‘바다신2’외에도 전체이용가 판정을 받은 게임이 있는지 살펴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뉴 포세이돈’ 등 전체 이용가를 받은 다른 사행성 게임도 발견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누리꾼은 과거 전국을 휩쓸었던 사행성 게임인 바다이야기를 언급하며 불편한 기분을 밝히기도 했다. 사진은 바다이야기 게임장면. [사진=네이버 블로그]
일부 누리꾼은 과거 전국을 휩쓸었던 사행성 게임인 바다이야기를 언급하며 불편한 기분을 밝히기도 했다. 사진은 바다이야기 게임장면. [사진=네이버 블로그]

업체와 게임위의 반박

그러나 제작업체 측인 진소프트에서는 이러한 누리꾼들의 주장이 지나친 비약이라고 밝혔다. 진소프트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 만난 자리에서 “해당 게임은 사행성 게임과는 전혀 다르다”면서 “상품권 같은 경품조차 지급되지 않고, 언제든지 게임위 등에서 운영정보를 열람할 수 있기 때문에 투명하게 운영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바다신2는 게임시 상품권이나 교환용 코인이 지급되는 것이 아닌, 아이템 카드의 형태로 결과물이 지급된다. 바다신2 플레이어는 아이템 카드를 이용하여 다음 게임을 좀 더 수월하게 즐길 수 있다. 여기에 게임위 규제에 맞춰 시간당 투입 금액을 측정·기록하는 운영정보표시장치(OIDD)가 있으며, 투입할 수 있는 금액 역시 1만원으로 제한되어 있다. 

게임위 역시 바다신2의 전체이용가 등급 지정에 대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우선 바다신2의 등급분류 결정서에 따르면 전체이용가 등급 지정 사유로 “우에서 좌로 이동하는 아이콘 중 타이밍에 맞춰 버튼을 눌러 제시되는 세 가지 미션 아이콘과 동일한 아이콘을 순서대로 맞춰 점수를 획득하는 게임물이다”고 되어 있다. 

게임위 관계자는 3일 소비자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전체 이용가라고 나온 게 이제 이용자의 능력에 따라서 게임 결과가 결정이 되는 한편, 기술심의 심사를 통해 최종적으로 이제 전체 이용가 등급을 받은 것이다”면서 “전체 이용가 받았다고 하더라도 이게 오락실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서 게임위 관계자는 “저희가 실제로 확인하니 이게 모두 집계가 되는 것을 확인했고, 확인도 바로바로 가능했기 때문에 추후 등급분류 받은 내용과 다르게 운영될 경우 사후관리 조치가 바로 실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진소프트 관계자는 “바다신2의 게임 타켓층은 50대로, 어디까지나 즐기기 위한 것이다”면서 “우리는 심의 한번 받기 위해 부산에 위치한 게임위까지 게임기를 싣고 간다. 만약 출시 이후 상품권 등의 요소가 있는 것이 발견되면 우리는 당장 문을 닫아야 되는 상황이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여기에 더해 진소프트 관계자는 과거 바다신2가 게임위의 심의를 두번 탈락한 일을 언급하면서 “게임위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정말 많은 노력을 했다”면서 “구글과 애플, 스팀 등 자율심의를 받고 있는 온라인·모바일 게임들이 오히려 특혜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바다신2의 등급분류 결정 내용. [사진=게임물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바다신2의 등급분류 결정 내용. [사진=게임물관리위원회 홈페이지]

게임학회의 위험성 주장

그러나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은 3일 소비자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게임위와 업체의 일부 주장에 대해 반박하고, 사행성 슬롯 게임들을 비롯해 유사한 구조를 가진 아케이드 게임들의 전체이용가 지정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위 학회장은 “현재 게임산업진흥법상 사행성 게임의 청소년 불가 판정을 하려면 슬롯머신 카지노를 묘사하는 인터페이스가 있어야 되는데 그렇다고 보면 이러한 게임들은 전부 청소년 불가가 아니라 전체 이용가로 등급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면서 “게임위 내부 규정을 바꿔서라도 바다 이야기 등 기존에 논란이 되고 있는 사행성 게임하고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게임물은 일단은 청소년 불가라도 해주어야 하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위 학회장은 “전체 이용가면 유치원생·초등학생도 가능하다는 이야기인데, 우리가 유치원생·초등학생도 이 게임 해도 되나고 이야기한다면 ‘문제없다’고 이야기할 사람 없다”면서 “청소년의 불법 사행성 게임물 이용을 막는 것이 목적인데 바다이야기와 유사게임들이 이를 다 피해갈 경우 게임위가 대체 왜 있냐고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상 지금 게임업계가 도박판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위 학회장은 바다신2의 아이템 카드에 대해서도 지적을 이어갔다. 위 학회장은 “아이템 카드 이슈는 웹보드 게임에서 하는 이야기하고 똑같다. 웹보드 게임도 획득한 점수를 현금으로 환전해 주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식의 논리로 항상 이야기를 한다”면서 “웹보드 게임에서 자동 상대방 선택 등 각종 제한이 사실상 돈을 잃어버리는 걸 막아버리는 셈이라 그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어 거래 시장이 형성될 수 있는데, 아이템 카드 역시 거래시장이 형성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우려했다.

한편 게임위는 오는 10일 수도권 사무소 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장에는 김규철 게임물관리위원장을 비롯한 핵심 관계자들이 참가해 최근 발생한 등급 심의 분류 등 각종 논란에 대해 답할 예정이며, 게이머들과의 소통 방안 마련 방향도 공개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작 간담회가 비공개로 진행된다는 점과 게이머가 참가하지 못한다는 점, 여기에 기자들도 선착순 신청이 아닌 초청장 형태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누리꾼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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