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인텔 등 IT업계도 참전…국내선 협회 설립 예정
비상시에만 운전자 개입하는 레벨3 자율주행차 출시

 현대차가 자율주행차 아이오닉5 로보택시의 디자인을 지난  8월31일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현대차가 자율주행차 아이오닉5 로보택시의 디자인을 지난  8월31일 공개했다. [사진=연합뉴스]

친환경 전기차와 함께 미래 기술로 대두되는 자율주행차 시장이 현대와 테슬라 같은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구글과 인텔 등 IT업체까지 끼어들면서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특히 빠르면 2023년부터 차량이 스스로 위험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자율주행 무인 택시 서비스가 시작 될 예정이서 보급이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현대차는 오는 7일 독일 뮌헨에서 열리는 2021 IAA 모빌리티에 아이오닉5의 상업용 완전 자율주행차 모델인 아이오닉5 로보택시 차량 실물을 공개할 예정이다. 아이오닉 5 로보택시는 2023년부터 차량 공유 업체인 리프트(Lyft)에 완전 무인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량을 대량 공급해 미국에서 승객을 원하는 지점까지 이동시켜주는 라이드 헤일링(ride-hailing) 서비스에 투입된다.

해당 차량은 현대차 그룹과 미국 자율주행 기술기업 앱티브(Aptiv)와의 자율주행 합작법인인 모셔널(Motional)이 개발한 자율 주행 기술이 적용됐다. 아이오닉 5 로보택시에 적용된 자율주행 기술은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기준 레벨 4 수준으로, 차량의 자동화된 시스템이 상황을 인지 및 판단해 운전하고, 비상 시에도 운전자 개입 없이 차량이 스스로 대처할 수 있다. 또 차량과 탑승자 간의 자유로운 소통을 돕기 위한 ‘HMI(Human Machine Interface)’ 기술을 곳곳에 적용했다.

장웅준 현대차그룹 자율주행사업부 상무는 지난달 31일 아이오닉5 로보택시 디자인을 공개하면서 “전기차 전용 플랫폼 기반의 아이오닉 5가 자율주행에 필수적인 안전과 편의 기술을 다양하게 적용해 완전 자율주행 차량으로 한 단계 더 진화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내년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G90 모델에는 SAE 레벨3(위급상황을 제외하고 자율주행하는 단계) 수준의 고속도로 파일럿(HDP)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다.

이는 기존 자율주행차의 선두 주자로 알려졌던 테슬라의 입지가 좁아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자율주행차로 잘 알려진 테슬라는 지난 7월 기존 자율 주행 시스템인 오토파일럿 보다 한단계 진화한 FSD 베타 버전 9.0을 소량 배포했다. 테슬라는 2019년부터 완전자율주행(FSD) 시스템을 모델S, 모델 X, 모델 3에 적용해 양산하고 있으나 실제 자율 주행 레벨은 운전자의 통제가 필요한 SAE 레벨2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테슬라는 국내외적으로 오토 파일럿 등으로 인한 잦은 사고로 비판받고 있는 상황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최근 자주 발생하는 자율주행 사고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는 자율주행은 레벨4 이상을 의미하기 때문에 지금 단계에서 자율주행차라고 부르는 것은 소비자에게 혼동을 줄 수 있다”면서 “완전자율주행차가 나오기까지는 6~7년이 걸릴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차 외에도 GM, 포드, 혼다, 바이두 등이 SAE 레벨3 이상의 자율주행차와 자율 택시 서비스를 내놓겠다고 예고했다. 

GM은 자체적으로 무인택시 모델을 개발해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승객 운송 시험 사업을 승인받고 연말부터 자율주행 시스템인 슈퍼 크루즈를 캐딜락, 쉐보레, GMC 등 주요 차종에 이르면 연말부터 적용한다.

포드 역시 차량 공유업체 리프트, 자율주행 기술개발 업체 아르고AI와의 협력을 통해 연말까지 자율주행 차량 호출 서비스를 출시하고 5년 이내에 1000여대 가까이 운용대수를 늘릴 계획이다.

혼다는 올해 3월부터 SAE 레벨3 자율주행차 ‘레전드’를 완성차 업체 최초로 출시한 상태다.레전드의 자율주행 시스템은 시속 50㎞ 이하의 정체 구간에서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지 않은 채 스마트폰을 보거나 내비게이션을 조작할 수 있다.

바이두도 올해 초 중국 베이징에서 무인 로보택시 서비스를 선보이고  3년 안에 중국 30개 도시에서 로보택시를 서비스할 예정이다.

구글, 인텔, 애플 등 IT 업계도 자율주행 기술 경쟁에 나서고 있다. 구글의 자율주행 계열사 웨이모는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자율주행 택시(로보택시) 서비스 시범 운영을 시작했으며 애플과 인텔은 전기 구동의 자율주행차를 연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KT와 카카오모빌리티 등 IT 업체들도 손을 잡기 시작해 각축전이 벌어질 예정이다.

자율주행 시장은 2035년 1조 1204억달러(약 1300조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완성차 업체와 IT 기업들은 미래 산업인 자율주행 기술을 연구·개발하는 업체가 모인 한국자율주행산업협회를 출범할 예정이다. 현재 회원사로 참가한 업체는 현대차, 현대모비스, KT, 카카오모빌리티, 쏘카 등이 있으며 삼성전자와 LG전자도 회원사 참여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도 자율주행 상용화를 위해 범부처 기술개발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산업통상자원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국토교통부·경찰청 등 4개 부처가 2027년 융합형 레벨4+ 자율주행의 상용화를 목표로 총 1조 974억원 규모의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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