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너19 여파로 국제선 운항이 줄면서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면세점이 한산하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너19 여파로 국제선 운항이 줄면서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면세점이 한산하다. 사진=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여행업계의 2분기 매출이 70% 이상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결국 올 것이 오고 말았다는 분위기다. 이 난국을 헤쳐나갈 방안은 무엇일까. 여행업계는 국내여행 활성화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지만 그동안의 매출 감소를 상쇄할 수 있을지 회의적인 반응이다.

하나투어 74.1%, 모두투어 79.3% 줄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지속하며 주요 대형 여행사들의 2분기 매출이 70% 넘게 급감할 것으로 전망됐다.

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하나투어 2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전망치는 50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937억원)보다 74.1% 줄어들 것으로 추정됐다. 영업손실은 27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36억원 흑자에서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모두투어의 2분기 매출액 추정치는 14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706억원)보다 79.3%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영업손실은 115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2억원)와 비교하면 적자 폭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1분기 14억원 적자에 비해서도 대폭 커진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 1분기에는 하나투어·모두투어 외에도 롯데관광개발이 76억원의 적자를 냈고 레드캡투어(71억원), 세중(11억원) 등의 여행사는 영업이익을 냈지만 흑자 폭이 줄었다.

롯데관광개발 등 다른 여행사들도 2분기에는 실적이 더욱 악화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패키지 예약상품 증감률 –99% ‘충격’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해외여행 패키지 상품 등에 대한 예약을 받는 시기지만 올해는 예약이 사실상 거의 없는 상태다. 국내 최대 여행사인 하나투어는 이달부터 석 달간 임직원 무급휴직에 들어갔다.

6월 들어 국내에서 일부 국제선 항공편 운항이 재개되고 유럽 일부 국가가 외국인 입국을 허용하기로 했지만 아직 해외여행을 재개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여행사들은 여름 휴가철 해외여행 패키지상품 판매 등에 대한 기대를 접고 있다. 평소라면 6월부터는 휴가철에 해외여행을 가려는 관광객들이 패키지 상품 등을 예약하기 시작하지만 올해는 거의 전무한 상태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6월부터 8월까지 3개월 동안 패키지 상품 예약 증감률은 -99%를 유지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하늘길이 열리지 않았고 해외에 나가봤자 2주가 자가격리가 필수이기 때문에 여행사들은 사실상 휴업에 가까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정부, 국내 여행 활성화에 나서

정부는 해외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해지자 국내 여행 활성화에 나섰다.

애초 5월30일~6월14일 2주간 예정된 비성수기 여행주간을 6월20일~7월19일 한 달로 확대하고 최대 4만원의 숙박 할인쿠폰 100만개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관광 내수 시장 활성화 방안을 마련했다.

여행사들은 이에 호응해 지방자치단체들과 협력해 새 여행상품을 개발하거나 골프·호텔 숙박 등과 연계된 상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해외여행과 비교해 수익성은 떨어지지만 지금의 상황을 고려한 선택이다.

하지만 이태원 클럽발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이어 부천 쿠팡 물류센터 등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며 국내 여행에 대한 기대마저 꺾일 분위기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다시 늘면 국내 여행 수요도 늘어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공항면세점 이어 시내면세점도 휴업

관광객 급감으로 여행사와 함께 면세점들도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며 공항 면세점에 이어 시내 면세점 휴업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이날부터 제주시 연동에 있는 제주 시내점 임시 휴업에 들어갔고 신라면세점 제주점도 이날부터 한달간 문을 닫고 향후 연장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신세계면세점도 매주 일요일·월요일 강남점과 부산점을 휴점하기로 했다.

증권사들이 예상한 호텔신라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추정치는 840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8.9%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영업손실은 439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 792억원 흑자에서 적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됐다.

신세계 2분기 매출 추정치는 1조237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7.9%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고 영업이익은 134억원으로 80.3% 급감할 것으로 추정됐다.

올해 들어 5월 말까지 호텔신라 주가는 12.8% 내렸고 신세계는 15.2% 하락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여행사들은 총체적 난국인 상황 속에서 정부 고용유지지원금을 받거나 무급휴직 등을 실시하며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다”면서 “코로나19로 외국길이 막히는 상황에서 대형 여행사까지 국내 시장에 집중한다고는 하지만 제한된 시장에서의 매출 신장을 기대하기는 사실 어렵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경제신문 노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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