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광 가속기 유치를 계기로 청주지역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방사광 가속기가 들어설 청원구 오창읍을 비롯해 흥덕구 신규 아파트 단지까지 덩달아 오르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28일 발표한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살펴보면 오창 H 아파트 32층(전용면적 84.9㎡)의 경우 최근 4억 8000만원에 매매됐고, 같은 면적의 이 아파트 38층은 4억 4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하순 방사광 가속기 입지가 정해지기 전 이 아파트 같은 면적 매매가 시세에 비해 최고 1억 6천여만원이 뛴 것이다. 당시 38층과 39층의 같은 면적이 각각 3억 2000만원과 3억 3900만원에 거래됐다. 방사광 가속기 유치를 계기로 KTX 오송역과 중부·경부고속도로가 인접한 오창지역 아파트(34평형 기준) 호가가 대체로 5000만원∼1억원씩으로, 현지 부동산에서 이 시세에 거래되고 있다.

청주 오창읍 이박사부동산 이명례 대표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수도권에 집중되다 보니 투자자들이 규제가 느슨한 충청권 등에 관심을 갖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전이나 세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던 청주 아파트값이 '키 맞추기'를 하는 과정으로도 보인다"고 덧붙였다. 청주시 관계자는 "오창읍에 방사광가속기가 들어서게 되면서 서울 등지의 여유자금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청주에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흥덕구 가경동 I 아파트도 비슷한 상황으로, 이 아파트 1층(전용 면적 84.7㎡)은 지난달 3억 7500만원에 매매됐다. 6개월 전 같은 평형 3층이 3억 2000만원에 거래된 것에 비해 5천만원 넘게 오른 가격이다.

한국감정원이 5월 18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조사한 결과, 충북의 아파트 가격 상승 폭은 전 주 대비 0.4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청원구는 오창읍과 주중동을 중심으로 1.02%나 상승했고 흥덕구는 가경동을 중심으로 0.61% 올랐다. 한국감정원은 방사광 가속기 부지 선정 호재로 가격이 오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방사광 가속기 유치라는 호재 속에 신규 아파트 분양도 잇따르고 있다.

D사는 다음 달 청주 동남지구에 570여가구를 분양할 예정이며, 9월에는 가경동에 925가구가 추가로 들어선다. 민간개발사업이 추진되는 원봉공원에는 2천가구가, 매봉공원에는 2천70가구가 올해 분양될 예정이다.

소비자경제신문 민병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