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지원금 쓰러 동네 돌았더니…“우와~정말 싸고 좋네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된 지난 주부터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시장이 이용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뒤 북적이는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시장. 인천=연합뉴스

서울 동작구에 사는 주부 N모씨는 지난 16일 재난지원금을 받았다. 오랜만에 주말에 애들과 삼겹살 파티를 즐길 생각으로 동네골목으로 장을 보러갔다. N씨는 “우선 정육점에 들러 애들 먹을 삼겹살과 차돌박이 3만 8000원에 사고 동네마트에 들러 비빔면, 햇반, 우유 등 생필품과 야채를 1만 2000원에 샀다. 적당한 양을 살 수 있어서 좋았고 가격도 저렴했다”면서 “게다가 얼마를 어디에서 샀고 지원금이 얼마가 남았는지도 문자메시지로 날라왔다”면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동네상권 살리기 한몫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의 생활 안정과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영난에 도움을 주고자 실시된 ‘긴급재난지원금’. 제대로 쓰여지고 있는 것일까. 의외로 국민들은 생활 곳곳에서 쓸 수 있는 재난지원금이 이렇게 편하고 생활에 도움이 될 줄 몰랐다며 반색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동네의 작은 마트, 편의점, 정육점, 병원, 미장원, 문방구 등 ‘작은가게’에 경제적 도움을 주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동네상권 살리기’에도 한몫하고 있다는 평이다.

인천시 미추홀구에 사는 어르신 K씨는 충치를 치료하려고 늘 다니던 동네 치과에 갔다. “늘 다니던 동네치과이긴 한데 치료 후 재난지원금으로 결제되는 것을 보니 남달랐다. 또 사실 임플란트를 또 해야 하는데 비용이 들어 좀 걱정이 됐었는데 이번 지원금 덕분에 조금은 부담을 덜게 됐다”고 말했다.

경기도 수원시에 사는 마트주인 P씨는 “요즘 재난지원금 때문인지 생필품을 사는 사람이 부쩍 많아졌다. 쌀과 라면, 설탕, 커피와 같은 생필품은 물론 샴푸, 비누, 치약, 칫솔 등 공산품 구매도 많이 늘었다”면서 “사람들이 재난지원금이 생기니 우선 생활에 필요한 것들부터 사는 것 같다. 덕분에 매상도 지난달에 비해 2배는 오른 것 같다”고 기뻐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 고깃집을 하는 K씨는 “아무래도 재난지원금이 지급된 날 이후부터 손님들이 하나둘씩 늘어나는 것 같다.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가족행사가 많아서 그런지 지난 주에는 가족손님이 부쩍 많았다. 게다가 소상공인을 위한 은행대출도 늘어난다고 하니 조금은 살 맛이 난다”고 말했다.

“백화점 제외 이유 실감!”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국민의 생활에 보탬이 되고 동네상권에 활기를 불어넣는 반면, 조금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서울시 은평구에 사는 주부 A씨는 “사실 제 친구가 재난지원금을 보태서 필러와 보톡스를 맞으러 갔어요. 얼굴 성형이나 피부관리 같은 것은 지원이 안되도록 하는게 맞는 것 같아요. 이런 어려운 시기에 좀은 사치스러워 보이거든요”라고 지적했다.

이번 재난지원금이 국민의 생활 안정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왜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한 지원금인 줄 알겠다는 목소리도 들렸다.

충북 청주에 사는 주부 H씨는 “이번에 재난지원금으로 동네에서 장을 보니까 왠지 뿌듯한 기분이 들더라구요. 조그만 가게지만 나름 활력이 생기고 매상도 오르니 상가 주인들도 기뻐하는 것 같았어요”라면서 “재난지원금이 왜 백화점과 유흥주점, 대형마트에서는 사용이 제한되는 줄 알겠더라구요. 코로나19로 힘든 지역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경제활력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 저도 덩달아 기분이 좋았어요”라고 말했다.

소비자경제신문 노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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