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인가? SK이노베이션과 삼성SDI, LG화학 등 배터리 3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겪은 1분기 실적이 부진했지만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SK이노베이션 등은 6일까지 2020년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매출 목표를 하향 조정했지만 투자를 계획대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SK이노베이션 전기차용 배터리 셀.
SK이노베이션 전기차용 배터리 셀.

SK이노베이션, '적자 전환’…배터리 매출 연간 목표 10% 하향

SK이노베이션이 코로나19 사태로 1분기 적자가 무려 2조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6일 잠정 집계한 결과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이 1조 7752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영업이익 3281억원)와 달리 적자로 전환됐다고 공시했다. 유가 급락으로 석유 사업 분야에서 재고 관련 손실이 큰 데다가 코로나19 사태로 석유제품 수요가 부진한 탓에 역대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배터리사업은 적자였지만 영업손실(1049억원)은 75억원 줄었다. 소재사업은 전기차용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 판매가 늘어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36억원 늘어난 270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하여 전기차 배터리 부문 올해 매출 목표(2조원)를 10% 정도 하향조정했지만 올해 투자 규모(4조원 안팎) 가운데 60%를 배터리와 리튬이온배터리분리막 부분에 투입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연초 2020년 배터리 사업 매출을 2조원으로 제시했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물량 조절로 10% 내외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하면서도 “그러나 손익은 전년대비 개선한다는 목표를 유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제품.
삼성SDI 전기차 배터리 제품.

삼성SDI, “적자 지속 불구 연간성장목표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

삼성SDI도 코로나19 영향으로 배터리 판매가 줄어 1분기 실적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SDI는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전분기 대비 15% 감소, 작년동기대비 4% 늘어난 2조 3975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54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5% 감소했고, 전 분기 대비로는 169% 증가했다.

사업 부문별로는 전지사업 매출은 1조 7936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9% 줄었다. 자동차 배터리는 계절적 비수기로, 소형 배터리의 경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판매가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전자재료사업은 반도체 소재 D램 수요 증가, OLED 소재 수요 약세가 상쇄돼 매출이 6020억원으로 소폭 감소했다.

삼성SDI 전지부문 손미카엘 전략마케팅 전무는 “1분기 폴리머 전지는 계획했던 수준 매출을 달성했다. 원형전지는 소비 둔화와 야외활동 제한으로 판매가 감소했다”라며 “연간으로는 성장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설명했다.

LG화학 배터리.
LG화학 배터리.

LG화학, 1분기 영업익 감소…“매출목표 10~15% 감소 불가피“

LG화학은 연결 기준 1분기 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매출이 7조 115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36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5.9% 감소했지만, 전 분기(132억원 영업손실) 대비로는 흑자전환 했다고 공시했다.

전기차 배터리 부문의 신규 투자와 정보기술(IT) 소형전지의 비수기 진입,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가동 중지 등의 영향이 있었지만, 비용 절감과 수율 개선을 통해 적자 폭은 줄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자사의 중국과 미국 공장 미가동, 고객사인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셧다운 등에 따라 올해 전지 부문 매출 전망치는 애초 15조원에서 10∼15% 하락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LG화학은 2분기에도 코로나19 영향은 불가피하겠지만, 자동차용과 원통형 전지의 출하 확대, 폴란드 공장 수율 개선 등에 따른 매출 증가, 수익성 개선이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장승세 전지 경영전략총괄 전무는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2년 연장으로 당사의 배터리 탑재 차량이 보조금 리스트에 선정되는 등 해외 업체 차별이 완화되는 추세여서 중장기적으로 중국 내 사업 기회 확대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자동차·전지산업 투자, 지속적으로 진행돼야”

코로나 쇼크로 인해 올해 1분기 배터리산업의 성장이 부진했다. 그러나 3사는 2분기 이후 매출 목표는 하향 조정했지만, 투자는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EV 배터리가 주력이고 삼성SDI는 중소형 전지 비중이 높다. 이에 3사의 매출과 사업추진전략이 조금은 상이할 수 있다”면서 “코로나 쇼크로 지금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배터리 및 전지산업은 미래지향적 글로벌산업으로 지속적인 투자와 연구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경제신문 노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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