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신문 소비자원 칼럼] 음식을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고, 기름을 사용하지 않아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에어프라이어가 국내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에어프라이어는 음식 주위에 최대 약 200℃ 고온의 공기를 순환시켜 조리하는 오븐과 유사한 원리를 이용한 제품으로 2~3리터 저용량 제품부터 최근에는 10리터 이상 대용량 제품까지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다. 또한 해당 제품이 소비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으면서 식품업계에서는 에어프라이어 전용 핫도그나 피자, 만두 등의 간편식 제품까지도 속속 출시하고 있는 추세다.

그러나 에어프라이어를 이용해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특정 식재료를 조리할 경우 기름에 튀길 때보다 조리온도가 높고 시간이 길어 유해물질인 아크릴아마이드가 다량 생성될 수 있어 소비자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시중에 유통 중인 대부분의 에어프라이어 제품에 동봉된 조리법 등에는 고온조리 시 생성될 수 있는 유해물질에 대한 주의사항 등의 정보가 제공되지 않고 있었다.

아크릴아마이드란 고탄수화물 식품을 120℃ 이상으로 장시간 가열할 때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비의도적 유해물질로 국제암구소(IARC)에서는 인체발암 추정물질(Group 2A)로 분류하고 있고, 신경독성 위험도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감자나 곡류 등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식품은 튀김온도 120℃, 오븐온도는 200℃ 이하에서 조리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특히 이 물질은 감자튀김과 감자칩에서 많이 검출되고 과자류·시리얼·커피류 등에서도 검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이 감자튀김, 과자류 등 가공식품 50개 제품을 대상으로 아크릴아마이드 함량을 조사한 결과, 감자튀김에서 국내 권고기준(1,000ug/kg) 이내였으나 유럽연합(EU) 감자튀김 기준(500ug/kg)을 초과하는 아크릴아마이드가 확인됐다.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10개 에어프라이어 제품을 사용해 감자튀김 조리 시 발생하는 아크릴아마이드 함량을 측정했는데, 냉동감자를 200℃ 이상에서 각 제품별 사용설명서의 최대 조리시간과 최소 재료 양으로 조리할 경우, 유럽연합 감자튀김 기준 이내로 검출됐지만 최대 조리시간과 최소 재료 양으로 조리한 감자튀김에서는 최대 1,720ug/kg(평균 579ug/kg)의 아크릴아마이드가 검출됐다. 재료의 양이 줄면 감자튀김의 색깔은 상대적으로 진해지고 아크릴아마이드 생성량도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한국소비자원은 가정에서 보유 중인 에어프라이어 제품별로 아크릴아마이드 생성을 최소화할 수 있는 안전사용 정보를 업계 스스로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고, 이를 수용한 10개 에어프라이어 업체들은 아크릴아마이드 생성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조리조건과 조리 시 주의사항 정보 등을 소비자에게 제품의 안전사용 정보로 제공하기로 했다. 또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식품군별 아크릴아마이드 기준 마련을 건의해 검토가 진행될 예정이다.

한국소비자원의 조사결과 보도 이후, 에어프라이어로 조리하는 것 자체가 유해물질(아크릴아마이드)을 유발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핵심은 120℃ 고온에서 장시간 감자·곡류 등과 같은 고탄수화물 식품을 가열할 경우에만 조리조건에 따라서 아크릴아마이드가 과다 생성될 수도 있다는 것으로 육류나 생선 등 고탄수화물 이외의 식재료로 조리 시에는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통해 에어프라이어가 소비자의 기대에 부응하고 사랑받는 제품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바쁜 현대인들의 간편한 식생활 선호 패턴에 걸맞은 필수가전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업체들이 소비자들이 신뢰할 수 있는 안전사용 정보 제공에 아낌없는 투자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소비자들이 에어프라이어를 사용할 때는 아크릴아마이드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더불어 감자튀김이 노란색 황금빛으로 익을 때까지만 조리하는 등, 업체가 제시하는 권장 조리법을 준수해서 보다 건강하게 식품을 섭취하도록 당부드린다.

우리 주변에는 편리하고 유익한 제품들이 상당히 많다. 한국소비자원은 앞으로도 제품의 안전사용에 대한 정보 제공이 필요한 분야를 적극 발굴해 기업의 식품안전에 대한 역량을 강화하고 소비자들이 안심할 수 있는 식생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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