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건강] 두통에 진통제 습관 복용하면 ‘약물과용두통’ 된다

이차두통 가볍게 생각하면 심각한 후유증 남겨

2018-04-27     곽은영 기자
(사진=픽사베이)

[소비자경제=곽은영 기자]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90% 이상이 일생에 한 번 이상 두통을 경험한다. '머리에서 느끼는 통증'을 뜻하는 두통은 대부분 특별한 원인 없이 두통 자체가 질환인 원발두통이 많다 원발두통에는 편두통, 긴장형두통, 군발두통 등이 있다.

그러나 단순한 두통이라고 생각해 진통제만 복용하다 통증 빈도가 잦아지고 밤에도 두통으로 깨는 등 증상이 심각해져 병원에 가야 할지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두통 자체가 아닌 다른 원인에 의해 머리 통증을 느끼는 이차두통의 경우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어서 주의가 요구된다.

이차두통의 원인 중 후유증을 남길 수 있는 원인에는 머리와 목의 외상 및 손상, 머릿속 또는 목 주변의 혈관질환, 머릿속 압력 상승, 뇌종양, 연탄가스 등의 일산화탄소 중독, 뇌수막염 등의 감염, 물질금단 등이 있다. 

이러한 이차두통은 조기에 원인을 진단해 치료하지 않으면 되돌릴 수 없는 후유증을 남길 수 있으므로 이상이 느껴지면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 가벼운 두통은 없어...약물 과용하면 만성두통으로 가기 쉬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다르면 국내 편두통 환자 수는 2010년 대비 2017년까지 약 29% 증가했다. 그러나 두통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사람은 두통 환자 100명 중 1명 꼴로 매우 낮은 실정이다.

이는 진통제를 약국이나 편의점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두통이 가벼운 증상 또는 치료되지 않는 병이라고 생각해 그냥 방치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일시적으로 한두 번 두통이 있을 때는 증상 조절을 위해 단기간 진통제를 복용할 수 있지만 진통제를 습관적으로 복용하면 약물과용이 되기 쉽다.

약물을 오랫동안 복용하게 되면 두통의 강도가 심해지고 빈도는 잦아지는 약물과용두통으로 이어진다. 약물과용두통은 약물을 중단해야 두통이 호전되는데 진통제를 습관처럼 남용해오던 환자가 스스로 약물을 줄이거나 끊기란 쉽지 않다. 심지어 통원치료 중에도 두통 조절이 되지 않아 입원 치료를 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가볍게 생각했던 두통이 약물과용두통을 비롯한 만성두통으로 변질된 것이다.

◇ 뇌질환 초기 증상일 수도…증상 일지 작성 진단에 도움

두통 환자에서 우울증이나 불안장애가 함께 진단되는 경우가 높다. 일반 인구에 비해 편두통 환자의 우울증은 3배 이상, 불안장애나 공황장애는 5배 이상에 이른다. 이러한 정신장애는 두통이 처음 발병하는 10~20대에 시작돼 노년에 이를 때까지 지속될 수 있어 더욱 위험하다.

여러 측면에서 볼 때 결코 가벼운 두통이란 없다. 두통은 흔하고 단순한 증상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심각한 뇌 질환의 초기 증상일 수도 있으므로 평소 두통이 자주 있다면 증상에 대한 일지를 작성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두통 증상 일지는 ▲머리 중에서도 어느 부위가 아픈지 ▲울림, 멍함, 통증 등의 증상이 어느 정도로 심한지 ▲한 달에 몇 번 정도 생기는지 ▲두통이 얼마나 지속되는지 ▲아침, 오후, 수면 중 등 주로 어떤 상황에서 생기는지 ▲구토나 콧물 등 두통 외 어떤 증상이 동반되는지 등을 간단하게 기록하면 된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신경과 박중현 교수는 <소비자경제>에 “두통 환자 중 상당수가 두통 때문에 가사생활과 사회활동 등에 지장을 받고 삶의 질이 저하됨을 느낀다”며 “두통이 반복적으로 느껴진다면 전문의를 찾아 이차성 두통의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하고 적극적인 검사를 통해 진단을 받는 것이 좋으며 이때 두통 일지가 있다면 정확한 진단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