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정용진 스스로 매를 버는 SNS 자사홍보...소비자 반응은?
SNS 홍보 활동에 뛰어든 재벌오너 경영진들
이들 오너들의 SNS 활동은 소비자들에게 각 사의 제품의 정보 전달 및 관심을 끌기 위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각 회사의 제품을 너무 직접적인 방식으로 홍보하다보니 소비자들에게 눈살을 찌푸리는 일도 없지 않다.
◇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일거수 일투족이 자사 제품 홍보
정 부회장은 SNS에 본인의 관심 분야에 대해 일거수 일투족이 자사 제품 홍보로 채워져 있다. 일면 자사 제품에 대한 애착으로 비춰질 수 있지만 오히려 여론의 평가는 부정적인 측면이 많다.
최근 그의 관심은 노브랜드와 피코크에 꽂혀 있다. 그는 주로 이마트 자체 브랜드인 노브랜드와 피코크의 제품 리뷰와 조리 방법을 다른 글들을 게시한다. 정 부회장의 SNS를 둘러보면 그가 요즘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는지 바로 알 수 있을 정도다.
그가 근래들어 올린 게시글은 대략 이렇다.
- #매의눈 #이거그냥물이자나왜이리비싸 #비싼건다이유가있어 #뭐이런거
- 어느 와인 식당의 와인셀러 방문 "이 와인으로 말할거같으면" "잘나셨슴" #머이런거
- #정매기 #나는매기다
정 부회장의 팔로워는 대부분 20~30대다. 해외 출장에서의 모습, 강아지사진, 제품 개발 단계에서 미팅하는 모습을 공개하면서 짧지만 유머러스한 어휘로 사진을 설명하는 등이 젊은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은 이유다. 그는 게시물 수는 36개, 피코크 노브랜드 식품 얘기만 있음에도 불구하고 14만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의 SNS댓글에는 "재미있으시네요", "참 귀여우셔", "곰 같아요" "그 제품 맛있어요. 근데 좀 짠 것같아요. 회장님은 짠거 너무 좋아하시는 듯", "제품에 들어가는 소스 레시피 알고싶어요" 등 댓글 또한 그의 평소 친근한 이미지와 잘 맞아 떨어진다.
이는 인기많은 먹거리와 젊은 쇼핑 트랜드 등의 문화 등을 직접 체험하고 국내 사업에 적용하기 위함이다. 실제로 그는 자신의 쇼핑 과정과 구매 물품 등을 촬영해 인스타그램에 공개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베트남 호찌민을 찾아 현지에 진출한 이마트와 시장을 둘러본 후 캄보디아, 미얀마 등으로 진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인스타그램을 활용한 경영 홍보 활동이 세간의 비판 속에 빈축을 사고 있다.
정 부회장의 경우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대놓고 노골적으로 자사 제품을 리뷰하고 홍보하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대기업 오너의 SNS 활동이 문제를 삼거나 탓할 일은 아니지만 때로는 의도하지 않은 말실수로 구설수에 휘말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정 부회장 역시 지난해 1월 외국인 식당 여종업원과 함께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뒤 "몸도 왜소해보이고 목도 길어보이고 ㅎㅎㅎㅎㅎㅎ 여기 서비스 최고임"이라는 글을 게시했다고 네티즌들로부터 "외모비하", "초상권침해"라는 비난이 쇄도했다.
이와 관련해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대기업의 수장들에게 SNS가 광고의 매개체가 된 것은 마케팅의 중요성을 파악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는 박수 칠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SNS로 국민들과 소통을 하고 싶다면 개인과 사회 그리고 기업의 중심에서 중용적으로 판단 해야 한다. 이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지만 반대로 더 큰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또 "SNS는 긍정과 부정이 함께 공존하는 매개체다. 기업입장에서 긍정적인 성장을 이끌어 내기 위한 방식으로 SNS를 택했다면 주의할 것들을 확인하고 실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본인 광고에 집중, 박서원 두산매거진 CEO
박용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 장남인 박서원 전무는 현재 두산매거진 CEO, 광고기획사 오리콤 최고광고제작책임자로 활동 중이다. 두산 매거진은 보그, 더블유, 얼루어, GQ 등을 보유하고 있다.
두산 그룹에서는 유통전략담당 전무자리에 있다. 박 전무의 SNS 팔로우수는 1.1만 명. 민머리에 카고바지, 타투.
빅뱅, 장윤주, 송중기, 홍석천 등 내로라하는 연예인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게시 한다. 그의 SNS는 얼핏 보면 유명 패션인의 계정과 같다. 하지만 박 전무의 SNS 게시물들을 자신이 속해있는 회사의 브랜드 노출에 적극 활용한다.
-#두타면세점 우산선물 #두타면세점 #우산 #두타 #doota #dootadutyfree
-#면세점새니까 면새라고 해야하나 #두타부엉이 #두타 #두타면세점 #doota #dootadutyfree
-#GQ가 이 어려운걸 해냅니다. #Wannaone #워너원 #GQkorea
-#송중기 #빅뱅 #블랙핑크 #장윤주
이는 박 전무가 SNS에 올린 해시태크들이다.
박 전무의 게시글은 연예인들과 찍은 사진과 함께 짧고 간접적으로 본인의 회사 브랜드를 노출 시키거나 장점을 부각 시킨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자극적인 관심을 끌기 충분하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의 팔로워들이 대체로 20대 후반에서 30대이라면 박 전무의 팔로워는 10대가 많았다.
에르메스, 루이비통 등 해외 명품 브랜드의 컨셉 설명 뿐만 아니라 생소하지만 10대에 인기가 많은 희소성 높은 로드 패션의 트랜드 등을 유머러스한 글로 게시하는 등의 활동이 10대에게 인기가 많은 이유다. 그는 2018년 1월 인스타그램 랑브 방송으로 미리 공개하고 팔로워들과 소통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박 전무의 SNS활동은 젊은 소비자층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부분이 훨씬 많다"라며 "유통 분야에서는 도움이 많이 된다. 하지만 조금은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할 부분이다. SNS 활동을 회사와 개인 사이에서 적절한 선을 그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사업 시행 목적 SNS 홍보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의 SNS는 상품을 설명하고 소개한다. 금융에 국한되어 있지 않고 자신이 평소에 관심 많은 오토바이, 차, 사회이슈 등을 설명하고 장점과 단점을 노출한다.
이는 국내 금융사로는 이례적으로 ‘문화 마케팅’을 펼치며 위기의 현대카드를 성공적으로 부활시켰다는 평가를 받은 그의 성향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재계 대표적인 SNS 스타인 정태영 부회장의 페이스북 페이지를 좋아하는 사람은 10만5000여 명에 이른다. 정 부회장은 하루 평균 2~3개의 게시물을 업로드할 정도로 SNS 관리에 열정적이다.
그의 페이스북에는 회사의 기업문화, 캠페인, 인공지능, 전 세계 이슈 등에 대한 견해가 많다.
-"중국은 중국이고 일본은 일본이고 한국은 한국의 갈 길이 있다라고 생각하신다면 한국이 얼마나 내수 시장이 약하고 국제 경쟁에 경제가 좌우되는지"
-"블록체인 가상화폐 기술, 거래, 투기, 이들은 조금씩 연결이 되어 있으나 한 덩어리는 아니다 정확히 구분하고 정리해서 이야기를 해야하는데 보도를 보면 엉켜서 돌아가고 논리가 튄다"
정 부회장이 SNS에 올린 게시물이다. 다른 재벌 오너에 비해 국가적 다양한 이슈를 두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며 소통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그룹의 홍보도 이런 방식으로 이용한다.
사업의 시행 목적, 과정, 평가 까지 담는 식에 이에 대한 본인의 의견을 뒷받침 할만한 기사 링크를 첨부한다.
정 부회장의 게시물 중 현대카드•캐피탈의 기업 문화에 관한 부분은 특히 대중의 큰 주목을 받는 주제다.
지난해 5월 작성한 직원들의 불필요한 수고를 가중시키는 PPT형 보고서 작성 금지에 대한 글은 1만 4000여 명에게 ‘좋아요’를 받았다.
이외에도 사내 캐주얼 복장 허용, 점심식사 시간 자유 운영 등의 글이 네티즌들의 큰 지지를 얻은 바 있다. 차마 상사에게 말하지 못하던 고충에 공감해 주고 이를 단번에 해결해주는 오너 모습에 수많은 ‘미생’들이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는 측면도 있다.
◇ 일반 국민 정서 눈높이에서 소통하지 않으면 스스로 매를 번다?
SNS 활용의 잘못된 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례를 참고하면 된다. 조 회장은 지난해 3월 대한항공 부기장이 SNS에 적은 여객기 운항 사전 준비에 대한 글에 "과시가 심하네요. 개가 웃어요" 등 공격적인 댓글을 달아 소송문제가 제기되 사태가 커진 사건이 있다.
이는 국민정서에서 벗어난 재벌들의 자기표현이 여론의 매를 스스로 벌어들인 대표적인 예로 볼 수 있다.
재벌 오너들 역시 국민의 한 사람으로 개인적인 표현의 자유에 대해 비판할 수 없지만 우리 사회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하면 때로는 공인(公人)으로서의 처신도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