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대만 ‘PP재질’ vs 한국 ‘PS재질’ 뚜껑 사용…왜?

내열성 약한 PS…고온 노출되면 비스페놀 A, 스티렌다이머 등 환경호르몬 나와

2017-09-18     장은주 기자
(사진=녹색건강연대)

[소비자경제=장은주 기자] 찬바람 부는 가을이 시작되면서 소비자들은 냉커피에서 뜨거운 커피로 옮겨 찾게 된다. 하지만 다국적 프랜차이즈 맥도날드가 매장에서 판매하는 커피컵 뚜껑의 플라스틱 소재를 국가에 따라 다르게 사용함에 따라 안전성 논란이 도마 위에 올랐다.

최근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소속 녹색건강연대에 따르면, 대만 맥도날드는 PP(폴리프로필렌) 재질의 커피컵 뚜껑을 사용하는 반면, 한국 맥도날드는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PS(폴리스틸렌) 재질의 커피컵 뚜껑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녹색건강연대 관계자는 “기업이 국가별 관련 규정에 따라 선별적으로 PS재질을 사용함으로써 단가를 낮추려는 이기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PP보다 PS의 가격이 싼 이유는 ‘내열성’에 있다. PP는 가공성이 떨어지지만 120~130℃의 뜨거운 열에 견딜 수 있는 내열성이 높다. 그러나 PS의 경우 내열성이 70~90℃에 불과해 뜨거운 커피 등을 해당 재질의 컵에 부었을 때 환경호르몬이 검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PS재질이 고온에 노출되면 ‘비스페놀 A’, ‘스티렌다이머’ 등 환경호르몬이 발생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일부 해외에서는 PS 재질의 뚜껑 사용을 아예 금지하거나 사용을 자제하도록 권고한다. 환경호르몬의 영향으로 성조숙증, 내분비 교란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분비계 교란 물질은 스테로이드 합성과 대사에 관여하는 효소 경로 등 생체 내 여러 메커니즘에 작용한다. 여성과 남성의 생식기능, 유방암, 전립선암, 심혈관계 질환 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물질로, 최근 ‘생리대 불안감’을 키웠던 물질로도 알려진 바 있다.

한국식품위생안전성학회지에 따르면 PS재질을 사용한 컵라면 용기를 실험한 결과, 60℃의 낮은 온도에서도 인체 독성물질인 스티렌이 검출됐고, 95℃ 이상에서는 10배 이상 검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용기에 담으면 보통 90℃ 정도에 이른다. 연간 국내 커피 소비량이 증가하고 1인 커피 구매율이 증가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소비자들에게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녹색건강연대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 통화에서 “실제 시장조사에서 환경호르몬이 유해하다고 판단한 소규모 업체는 일부러 PP재질의 컵뚜껑을 판매하는 곳도 있었다”며 “맥도날드처럼 큰 기업이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행동을 하지 않으면 일반 소비자들은 환경호르몬에 대한 위험 인식이 전혀 없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맥도날드 측은 커피컵 뚜껑의 경우 한국에서 관련 법률이 없고,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함께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는 입장이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한국에서 관련 법규가 없어 사용해도 괜찮은 것으로 안다”며 “대만의 경우 관련법으로 규제하고 있어 법규를 지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 대형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에서도 PS재질을 사용하고 있다”며 “아울러 맥도날드는 커피 전문 브랜드는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