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시장 적자 아닌 흑자…“갈수록 커져”

금감원, ‘배달의민족’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전년 대비 71% 급증

2017-04-11     김현식 기자
배우 류승룡이 등장하는 음식 배달주문용 앱 '배달의민족' 광고 장면. (사진=배달의민족 영상광고 캡처)

[소비자경제=김현식 기자] 1인 가구가 급격히 늘고 배달 서비스가 다양화·고급화되면서 배달앱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11일 배달앱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매출이 848억50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71% 급증했다고 밝혔다.

또 지난 2015년 248억 8000만 원 상당의 영업 손실을 기록했지만 불과 1년 만에 25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해 흑자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측은 이용자 기반 확대에 따라 주문 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매출 견인에 기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14년 12월까지만 해도 월 520만 건에 그쳤던 배달의민족 주문 건수는 2년 만인 지난해 12월 업계 최초로 1000만 건을 넘어섰다.

앱 조사기관인 ‘와이즈앱’ 조사 결과 2월 한 달간 배달의민족 앱 이용자 수가 298만 명으로, 2위 ‘요기요’ 앱 이용자 178만 명을 제치고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배달의민족. (사진=우아한형제들)

배달의민족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광고·마케팅 비용도 160억에서 75억원으로 전년보다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도 재무건전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 매출이 급증하고 흑자로 전환됐다는 것은 배달앱 시장이 외식시장서 ‘틈새시장’이 아닌 ‘주력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실제로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주력 고객이 되고 ‘혼밥’(홀로 끼니를 해결하는 것)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게 돼 배달앱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포화 상태인 외식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외식업소마다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치킨, 자장면 등 일부 메뉴에만 국한됐던 외식배달 메뉴가 다양해지고 고급화된 것도 배달앱 시장을 키우고 있다.

배달의민족 앱 화면. (사진=배달의민족 앱 캡처)

최근에는 단순 음식 배달을 넘어 신선식품·반찬 등을 정기적으로 배달해주거나 기존에 배달 서비스가 없는 맛집이나 유명 레스토랑의 음식을 사서 집까지 가져다주는 배달대행 서비스도 앞 다퉈 생겨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배달 수요가 늘어나는 데는 한계가 있어 시장 확장에 한계가 있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실제로 배달의민족 역시 흑자 전환에 성공하기는 했으나 영업이익률이 2.89%에 그쳤고, 누적 적자 역시 381억 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배달의민족이 업계 1위라는 점을 고려하면 다른 경쟁 업체의 수익률은 훨씬 더 낮을 것이란 추측이다.

또 외식업소 입장에서는 배달앱 개수가 많아지고 경쟁이 과열되는 것이 달갑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에 “홀 운영만으로 영업이 어려워 배달앱을 통해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배달앱마다 시스템이 다르긴 하지만 여전히 상당수 업체들은 주문 건수별로 수수료를 받거나 광고비를 받으므로 배달앱 경쟁이 치열해 질수록 지출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