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겨냥 '선제타격론' 나오는데...한반도 진짜 위기 오나
북한 핵·미사일 위협 후, 한미 맞춤형 억제·선제타격 전략 발전
[소비자경제=이동윤 기자] 북한이 올해에만 두 차례의 핵실험을 감행함에 따라, 최근 한미 양국에서 북한을 겨냥한 '선제타격' 등 대북 강경발언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한반도 정세도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다.
이번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할 때마다 간혹 나오곤 했던 '선제타격론'은 16일(현지시각) 미국 외교협회(CFR)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다시 언급됐다.
전직 미국 합참의장 마이크 멀린은 이날 토론회에서 "북한이 미국을 공격할 능력에 매우 근접해 실제 미국 위협으로 이어진다면 자위적 측면에서 북한을 선제타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지난 19일(현지시각) 워싱턴D.C. 소재 후버연구소에서 북한의 위협과 관련, "주한미군 구호는 '파이트 투나잇'"이라며 "그럴 준비가 돼 있다"고 결연한 대응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카터 장관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외교적 해결 노력이 불가능하다면, 군사적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카터 장관은 1993~1994년 북한이 영변에서 원자로시설을 가동해 한반도 핵위기 당시, 미 국방부 차관보로서 선제타격 개념의 영변공격계획을 만들었다. 당시 윌리엄 페리 국방부 장관의 지시에 따라 해당 계획을 입안한 그는 지난 2006년에도 북한 핵시설에 대한 정밀타격(surgical strike)을 주장한 바 있다.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5차 핵실험 후 북한의 핵무기 도발 땐 선제 타격을 포함해 북한 지휘부를 직접 응징·보복할 것이라며, 대량응징보복이 가능한 '3축 타격체계' 전략을 공개했다.
북한의 미사일 공격 징후가 확실하면 미사일 거점을 선제타격하는 '킬체인(1축)'과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미사일 방어체계(2축)'에서 한 발 더 나아가, 핵 위해 땐 북한 지휘부를 직접 공격한다(3축)는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한민구 국방장관은 '3축 타격체계'에 대해, "억제를 위해 적 지도부를 포함한 주요 지역에 대한 응징 차원의 정밀 미사일 능력 위주로 보복할 수 있는 개념"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선제타격론에 대한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새누리당 차기 대선주자로 불리는 유승민 의원은 22일 핵공격 징후시 북한을 선제타격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유 의원은 "북한이 핵무기로 우리를 공격할 징후가 있으면 선제 타격을 할 수 있는 일종의 독트린을 스스로 확립해놔야 한다"며 "북한을 공격할 우리의 탐지 능력, 공격 파괴 능력이 지금 킬 체인보다는 훨씬 더 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도 21일 "북한의 핵무장 시도를 좌절시키기 위해서라면 전술핵 재배치, 자체 핵개발, 북한 핵시설 선제 타격, 김정은 정권 붕괴 등 가능한 어떤 수단도 배제하지 않고 검토해야 한다"고 강경 입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야당인 심상정 정의당 상임대표는 20일 "미국 정가에서 '선제타격론'이 거론되고 있다"며 "우리가 평화적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면 1994년처럼 선제타격론이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선제타격 논란에 대해 네티즌들은 "선제든 예방이든 빨리 하라", "선제공격만이 우리 민족통일의 길일 것", "전쟁 나면 한국만 잿더미에 젊은 남자들만 몰살", "전쟁의 참상은 심각하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한편, 북한은 한미 양국에서 논의되고 있는 대북 선제타격 방안과 관련 "초강경 대응과 즉시적인 선제타격으로 맞설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 외무성 미국연구소는 20일 논평에서 "최고 수뇌부에 대한 정밀타격에 의한 참수작전을 운운하고 있는 것과 때를 같이해, 미국 내에서 우리에 대한 군사적 선제타격을 주장하는 보고서가 발표된 것은 결코 가볍게 스칠 문제가 아니"라고 밝혔다.
이동윤 기자 npce@dailycn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