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이인원 부회장, 검찰조사 앞두고 사망
유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아
[소비자경제=서예원 기자] 롯데그룹 2인자이자 신동빈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이인원(69) 그룹 정책본부장(부회장)이 26일 검찰 출석을 앞두고 경기도 양평의 한 산책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할 예정이었다.
경찰은 이날 오전 7시10분께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소재 산책로에서 60대 남성이 나무에 넥타이로 목을 매 숨진 것을 발견한 주민의 신고로 조사에 나섰으며, 그가 이 부회장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신의 옷 안에서 이 부회장의 신분증이 나왔지만, 현재 경찰은 정확한 신원 확인을 위해 지문 분석에 들어간 상황이다. 이 부회장의 거주지는 서울 용산구다. 유서는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전날 소환된 황각규(62)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과 함께 신 회장의 ‘가신그룹’으로 꼽힌 핵심인물이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롯데그룹 배임 혐의의 중심으로 보고 있었다.
그룹의 컨트롤타워 격인 정책본부 수장으로, 총수 일가와 그룹 대소사는 물론 계열사 경영까지 총괄하는 위치에 있다. 그는 한때 신격호 총괄회장 인맥으로 분류됐으나 작년 ‘형제의 난’때 신동빈 회장 쪽으로 노선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년 넘게 그룹 핵심부에서 일해 내부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물로도 손꼽힌다. 2007년 운영본부장 자리에 오른 그는 신 회장을 가까이서 보좌하며 믿음을 얻은 것으로 전해졌다. 자금 관리를 포함해 거의 모든 경영사항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부회장을 상대로 신 회장 일가의 비자금 조성 의혹, 친인척 관련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계열사 간 부당지원 등 그룹 내 경영비리 전반을 조사할 계획이었다.
검찰은 롯데그룹 비리 의혹이 신 회장 등 총수 일가의 지시에 따라 그룹 정책본부가 주도한 것으로 보고 수사해왔다.
서예원 기자 npce@dailycn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