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에서 금융으로 자산 이동…30대에서만 예외

예금, 보험 등 금융자산이 더 늘어…2008년 이후로 감소세

2016-08-03     정명섭 기자
▲ 금융위기 이후 자산 포트폴리오 중심이 부동산에서 금융으로 옮겨가고 있지만 30대 홀로 금융자산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출처=픽사베이)

[소비자경제=정명섭 기자] 금융위기 이후 자산 포트폴리오 중심이 부동산에서 금융으로 옮겨가고 있지만 30대 홀로 금융자산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일 LG경제연구원의 ‘가계의 자산포트폴리오 부동산에서 금융·안전자산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가계·비영리단체의 자산 가운데 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8년 말 29.5%에서 지난해 말 36.9%로 확대됐다.

이에 비해 부동산 등을 포함한 실물자산은 70.5%로 2008년 말 정점을 찍고 지난해 말 63.1%로 감소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 폭이 종전보다 줄어들었고, 부동산 순매입 규모가 줄어든 반면 가계는 현금과 예금, 보험 등 안전자산을 위주로 금융자산이 늘어난 것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그러나 35~39세로 구성된 30대 후반이 가구주인 가구에서는 금융자산 비중이 2012년 34.9%에서 지난해 34%로 떨어졌다.

70대 이상 가구에서도 소폭 줄었지만 한창 일해 자산을 축적할 30대 후반 가구에서 금융자산 비중이 정체된 이유로는 부동산이 지목됐다.

30대 후반 가구의 주거 형태는 자가 비중이 2012년 45.6%에서 지난해 50.2%로 4.6%포인트 높아진 반면 전세 비중은 35.0%에서 28.3%로 6.7%포인트 낮아졌다.

2012년 3월만 해도 전세가구가 1년 후 전세를 유지하는 경우가 87.1%에 이르렀지만 2013년 78.8%, 2014년 76.5%로 점차 줄었다. 반면 전세에서 자가로 주거 형태가 바뀌는 경우는 같은 기간 7.5%에서 15.6%, 14.6%로 증가세를 보였다.

상대적으로 돈을 모을 시간이 부족했던 30대는 결국 빚을 졌고 이를 갚고자 금융자산 비중을 늘릴 여력이 없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30대 후반의 금융부채는 3년 새 가구당 평균 1165만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부채가 금융자산보다 많은 동시에 원리금 상환액 비율이 40%를 넘는 한계가구가 늘고 있어서다. 주거형태를 전세에서 자가로 바꾼 30대 후반과 40대 초반의 12만3000만가구 가운데 31%에 달하는 3만8000가구가 한계가구로 바뀐 것으로 추정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성준 연구원은 “전체 부채 대비 자산 면에서 재무건전성이 나빠진 건 아닐 수 있지만 유동성 측면에서 압박이 강해졌을 것”이라며 “30대 후반과 40대 초반 가구에서 한계가구 수와 비중이 다른 연령대보다 빠르게 늘고 있어 주의 깊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명섭 기자 npce@dailycn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