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 속 피 나오면 위험…절반이 ‘암’ 발견
혈뇨현상, 비뇨기계 암 시사
[소비자경제=서예원 기자] 혈뇨로 인해 병원을 찾은 환자 2명 중 1명은 암이 발견됐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강석호 고려대 안암병원 비뇨기과 교수팀은 최근 5년간 병원을 찾은 22세부터 90세 혈뇨 환자 367명(남성 274명, 여성 93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 절반에 가까운 176명(48%)이 악성종양이었다고 3일 밝혔다.
연구 결과 방광암이 120명(32.7%)으로 가장 많았다. 요관암이 28명(7.6%), 전립선암과 신장암이 각각 13명(3.5%)으로 그 뒤를 이어 혈뇨가 비뇨기계 암에 치명적인 신호인 것으로 분석됐다.
방광 및 요관 등 소변이 지나가는 요로계에 암이 생기면,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출혈이 생기지 않는 일상적인 자극에도 쉽게 피가 나오며 혈뇨가 나타난다.
혈뇨는 소변에 비정상적인 적혈구가 함께 배출되는 것으로, 눈으로 색깔 변화를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인 육안적 혈뇨와 현미경으로만 보이는 현미경적 혈뇨로 나뉜다.
혈뇨가 발생하면 더욱 자세히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소변검사 이외에 방광내시경, CT나 MRI 같은 영상검사, 조직 검사 등을 단계적으로 실시해 정확한 원인을 파악한다.
연구진에 따르면 사람마다 차이는 있지만 혈뇨 증상이 심할수록 암 역시 더 많이 진행됐을 가능성이 크다. 신장암이나 전립선암의 경우에도 암이 진행되어 요관이나 요도를 침범하는 3기 이상이 되면 출혈이 생겨 혈뇨가 발생한다는 것이 연구진 설명이다.
강석호 교수는 “혈뇨는 비뇨기계 암을 시사하는 매우 중요한 신호”라며 “이번 조사에서 혈뇨환자의 80%가 눈으로 혈뇨가 확인가능한 육안적 혈뇨환자였던 만큼, 혈뇨가 확인되면 반드시 자세한 검사를 받아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암으로 인한 혈뇨의 경우 나타났다가 금방 사라지기도 하고, 염증이나 결석과 달리 대게 통증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냥 무시했다가 병을 키우기 쉽다”며 “혈뇨가 있으면 비뇨기계 암 유병률이 높으므로 지나치지 말고 정밀검사를 받을 것을 권한다”고 당부했다.
서예원 기자 npce@dailycn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