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CEO 탐구] 김동연 일양약품 대표, 7연임 속 리스크 해소 ‘안간힘’

슈펙트 등 주요 제품 성장률 극대화 ‘주가조작 의혹’ 꼬리표 뗄까

2025-04-02     김은경 기자

[소비자경제] 김은경 기자 = 국내 주요 제약사들은 최근 연구개발 분야에 역대급 규모의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속적인 R&D 투자로 신약 및 핵심기술을 개발하고 국내외 우수 연구기관과의 네트워크 강화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이 외에도 글로벌 시장 진출을 통해 신성장동력 창출도 모색하고 있다. 현 제약업계 CEO들의 실적과 경영 현황 등에 대해 살펴본다.

일양약품 김동연 대표 (사진=일양약품)

75세 고령…3년 임기 후 업계 최장수 전망

일양약품 김동연 대표는 최근  '제54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7연임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부진한 실적과 사법리스크 영향 등으로 연임 여부에 엇갈린 평가가 나왔지만 결국 성공했다.

김 대표는 1976년 연구원으로 입사한 뒤 2008년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올해 75세인 그는 이번 임기를 시작하며 향후 3년 임기를 마칠 경우 20년간 대표이사를 지낸 새로운 기록을 세우게 된다.

그는 1976년 일양약품에 연구원으로 입사한 이후 신약 개발에 매진해 왔다. 회사 신약 연구개발(R&D)에 공로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항궤양제 놀텍, 자체 개발 국산 신약인 만성골수성백혈병치료제 슈펙트 등 개발이 김 대표 주요 업적이다. 놀텍은 2008년 10월 허가받은 국산 14호 신약으로 항궤양제(PPI) 치료제다. 슈펙트는 일양약품이 지난 2012년 만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로 허가를 받은 18호 국산 신약이다.

김 대표는 정도언 일양약품 회장의 아들인 정유석 대표가 지난 2023년 대표에 취임하면서 함께 회사를 이끌어 왔다. 

일양약품 사옥(사진=일양약품)

부진 실적 개선 집중할 때

김 대표는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한 상황이다. 먼저 실적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일양약품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3656억원으로 전년대비 1.3%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164억원으로 33.8%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1만1326% 증가한 128억원으로 기록됐다. 지난 2018년 연결 기준 매출액 3000억원을 돌파한 일양약품은 매년 매출 성장세를 이어오며 2022년 3838억원을 기록했다. 연매출 4000억원대 제약사 진입을 바라보지만 아직 돌파하지 못하고 있다. 2023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3.46% 감소한 3705억원을 기록해 성장세가 주춤했다.

회사는 놀텍과 슈펙트의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해 음성 백신공장 증축에 집중하면서 국내외에서 백신 매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이번 주총을 통해서도 일양약품의 장기적인 성장 비전을 제시하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전략적 대응 방안을 강조했다. 일양약품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핵심 요소는 글로벌시장 확대, 주력 제품 성장 극대화, 균형 잡힌 사업 발전, 그리고 혁신적 연구개발(R&D) 투자 등이다.

특히 연구개발은 일양약품이 지속 성장을 이루기 위한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김 대표는 “우수한 R&D 기술력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치료제 및 예방의학 분야에서 성과를 도출하겠다”며 신약 개발 및 백신 연구의 중요성도 재확인했다.

김 대표는 ‘리스크 지우기’에도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앞서 일양약품은 지난 2020년 3월 백혈병 치료제 '슈펙트'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70% 감소시킨다는 내용을 발표해 주가가 크게 올랐다. 문제는 치료 효과를 입증하지 못해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경찰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양약품 발표는 허위 사실이거나 사실과 다른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이를 조사하기 위해 일양약품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김 대표가 7연임 성공 행보로 기대도 크지만, 향후 주어진 책임도 무겁다는 게 업계 전반적 시각이다. 김 대표 앞에 놓인 현실은 녹록지 않은 상황으로 분위기 쇄신과 반전을 이뤄낼 수 있는 묘수가 나올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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