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정부, 기업 함께 AI(인공지능) 혁신에 ‘올인’해야

“머뭇거릴 시간 없어...대한민국, AI 선도 국가로 우뚝서야”

2025-01-15     이동윤 기자
Adobe 이미지 생성으로 만든 AI 혁신 이미지.(이미지 제공=Adobe)

[소비자경제] 이동윤 기자 = 지난 7∼10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의 최대 화두는 AI(인공지능, Artificial Intelligence)였다. 

올해 CES는 총 14만1000명 이상이 방문했고, 전 세계 미디어도 6000곳 이상이 참여했다. 참가 기업 수는 160여개국·지역 4500여개에 달했고, 우리나라 기업들도 1천여개 사가 참가했다. 올해 CES에 수많은 첨단 기술과 제품, 그리고 서비스가  출품돼 경쟁을 펼쳤다. 

올해 CES의 경우,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는 23개 기술 및 제품 분야(Topics)로 나눠서 기업들이 참가하도록 했다. 또한 그해 기술 트렌드를 반영해 ‘CES 핵심 기술 키워드’를 사전에 공개하는데, CES 2025의 핵심 기술 키워드는 인공지능(AI), 첨단 모빌리티(Mobility), 디지털 헬스(Digital Health) 등 세 개였다.

올해 CES에서 단연 주목을 받은 키워드는 단언컨대 AI이라고 볼 수 있다. 올해 CES에서는 AI가 사실상 전시와 컨퍼런스 전 분야를 휩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CES에 참여한 국내 기업의 대다수 CEO들은 이구동성으로 AI의 혁신적 발전을 언급하며, AI 생태계의 확장과 AI 기술의 혁신을 주목했다. 

SK 최태원 회장은 3년 연속 CES를 찾은 데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전부 AI화 되어가고 있다, 모든 것에 AI가 들어가기 시작했다는 것을 볼 수 있는 전시”라며 “속칭 피지컬 AI라고 하는 로봇이나 우리 주변 기기 안에 AI가 탑재되는 것이 일상화되고 상식화됐다는 것을 확인하는 자리였다”라고 AI 발전 속도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최 회장은 대한민국이 AI산업 경쟁에서 뒤쳐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누차 강조하며 “AI는 이제 좋든 싫든 해야만 하는 것이고 이 경쟁에서 뒤쳐지면 반도체, 조선, 철강 등 그동안 우리가 자랑하던 모든 산업의 경쟁력이 위협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AI는 선택사항이 아니고 인터넷 환경이나 증기기관처럼 모든 분야에 걸쳐 전방위적 변화를 만들고 있는 산업”이라면서 “가능하면 최전선에 서서 이 변화를 이끌어갈 것이냐 따라갈 것이냐에 따라 경제적 부침이 달려 있을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최 회장은 대한민국의 AI산업 발전을 위한 제언도 덧붙였다. 최 회장은 “우리 스스로 어떤 형태로든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개발해야 한다”면서 “제조업 관련 AI라든지 로봇 관련한 AI라든지 특정 지역을 삼아 전략화 하든지 하기 위한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AI산업의 특화 없이 전반적인 성장을 추구하면 일개 기업이나 조직 단위 규모와 실력으로 세계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다는 점을 역설했다. 

올해 CES에 참여한 LS그룹 구자은 회장도 “올해 CES는 “MAGA(Make All Great with AI)로 정의할 수 있다”며 “이제는 하드웨어가 아닌 AI와 소프트웨어가 우리 일상과 산업 전반을 변화시키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올해 CES는 사실상 AI의 혁신 기술이 휩쓴 무대였다고 단언했다. 

구 회장은 과거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일본 기업들이 LG, 삼성 등에 자리를 내 준 사례를 언급하며 “이제는 중국 업체들이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많은 분야에서 기술적 우위로 국내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며 “글로벌 선진 기술을 접한 CSO 및 LS Futurist들이 위기의식과 절실함을 갖고, LS의 제품과 솔루션이 AI 기술과 연계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올해 CES에선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차세대 모빌리티 생태계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음을 조망할 수 있었다. 미래차 화두인 전동화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커넥티비티 기술이 이동성을 지닌 모든 산업군으로 전방위 확산되는 트렌드가 확연했다.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의 상용화 역시 가속화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 CES는 인류의 미래와 세계 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혁신 기술이 AI라는 걸 명확히 확인해준 자리였다. 

이처럼 AI산업의 기술 발전은  상전벽해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진보와 혁신을 거듭하고 있는데, 그러나 급진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AI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먼저, AI산업이 발전함에 따라 인간의 일자리가 AI와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또 AI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침해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제기되고 있다. 

AI 비관론자들은 AI로 인해 향후 인류가 멸종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발전하고 있는 거대한 AI과 빅테크 기업이 미래에 인간을 지배하거나 세계를 지배할 수 있고, 또 AI 기술이 무기 개발이나 인명에 해를 끼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과 진보할 때마다 이러한 우려와 저항은 늘 발생했다. 예를 들어 1차 산업혁명 때도 철도와 증기기관을 발명한 이후 사람의 손으로 생산하던 수공업에서 기계에 의한 생산인 대량생산 체제로 바뀜에 따라, 당시 영국에서 공장의 기계를 파괴하는 러다이트(Luddite) 운동이 등장했다. 러다이트 운동은 섬유산업 노동자들이 증기기관 도입에 따른 생계의 위험에 대항해 일으킨 기계 파괴 사회 운동을 말한다.

이처럼 1차 산업혁명 등 시대적 변동과 기술의 진보 및 발전이 일어날 때마다 이에 적응하지 못한 퇴행적 결과로 영국의 러다이트 운동 등이 발생했지만, 결코 그것이 시대적 흐름과 역사의 발전을 막을 수 없었다.  

오늘날은 AI와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과 인간이 공존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다.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산업 분야가 AI이고, 또한 향후 AI가 다양한 산업을 대체하면서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두려움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 때문에 만약 AI산업에 대한 대한민국의 경쟁력이 뒤쳐지거나 혁신의 노력과 시도가 주춤한다면, 이것은 곧 혁신 기술 선두 국가 대열에서 멀어지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직설적으로 말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승자가 아닌 패자가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정부와 기업은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함께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AI 혁신에 몰두해야 한다. 아니 ‘올인(All-In)’ 함으로 AI 선도 국가로 우뚝서야 한다. 그렇지 않는다면 급변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한민국의 미래를 아무도 장담할 수 없을 것이다. 

국가의 미래가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는 AI 산업에 있음을 자각하고 ‘올인’ 함으로, 올해가 대한민국의 AI산업이 굴기하는 원년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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