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기업, 감동을 파는 서민기업…(주)다이소아성산업

‘저가(低價) 상품의 개척자’ 박정부 회장을 만나다

2012-07-03     유제원 기자

(주)다이소아성산업은 일본의 다이소산업과 한국의 아성산업이 합작한 업체로 1992년 2월에 아성산업이 첫 시작한 후 1997년 1호점인 천호점을 개설했다. 4년 뒤 2001년 9월에 일본의 다이소산업과 합작해 ‘다이소아성산업’으로 새롭게 출발했으며 2003년에는 숙원이었던 기흥에 7000평에 달하는 물류센터를 건립해 말 그대로 ‘아성’을 보여줬다.

오는 10월에는 3만2000평 규모의 국내 최대 자동화 물류 허브센터를 완공할 예정에 있다. 현재 다이소아성산업의 매장은 전국 740여곳에 운영중이며 꾸준히 늘어가는 추세다.

짧은 시간에 신화창조를 이룩할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바로 박정부 회장의 투혼이 있었기 때문이다.

‘저가(低價) 상품의 개척자’로 불리는 박 회장은 지금의 다이소아성산업을 위해 지구를 60바퀴나 돌며 28개국 2000여개 업체를 엮는 글로벌 소싱(sourcing)체계를 확보했다.

지난해 매출액 6000억원을 기록한 다이소아성산업. 지금도 소비자에게 더 싸면서 좋은 제품을 공급하기위해 분투하고 있는 박정부 회장을 본지에서 만나보았다.

 

불혹을 넘긴 나이, 대학을 졸업 후 15년을 한결같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하기는 쉽지 않았을 나이에 그는 1988년 대일무역회사인 ㈜한일맨파워를 설립했다.

사업 초기에는 컨테이너 하나를 가득 채워서 무역을 하는 것이 소망이었던 박정부 회장. 몇 년 후 40개의 컨테이너를 배에 싣을 정도로 번창하게 된다.

이후 박 회장은 일본 다이소산업을 모델로 ‘한국판 100엔 숍’을 계획했다. 1992년 ㈜아성산업을 설립, 1997넌 천호동에 33제곱미터(10평)짜리 첫 균일가 숍 ‘아스코이븐플라자’를 오픈했다. 그러나 당시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싼 게 비지떡’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던 시절.

품질에 대한 신뢰도가 가장 최우선 과제였던 그는 “일본 사람들은 분명한 이유가 있지 않으면 절대 상품을 구입하지 않는다”며 “일본 사람들이 선호하는 면을 분석해 제품 발굴에 치중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에 통할 만할 상품을 찾아내면서 자연스레 일본의 유통업에도 관심을 두게 됐다.

일본 출장 중 도쿄 중심지에 수없이 들어선 균일가 매장인 100엔 숍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국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업태였다. 미국에 달러숍, 영국에 파운드숍이 있는 것처럼 한국에서도 충분히 통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던 박정부 회장은 10년을 공들여 ㈜아성산업을 설립한 것.

박 회장의 아스코이븐플라자는 순식간에 100호점을 돌파하며 일본 다이소 본사에서 단독으로 상품을 납품해달라는 제안이 들어왔다. 그 후 박 회장은 일본 다이소에 “한국에서 다이소를 운영하고 싶다”는 제안을 하게 되면서 2001년 ㈜다이소아성산업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현재 다이소는 주방,유아,도서,욕실,문구,공구류,인테리어 용품 등 모두 21개 카테고리의 2만3000여 종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한 매월 600개 이상의 신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특히 1000원짜리 상품이 전체 상품 중 50%, 1500원 상품이 9%, 2000원 상품이 28%를 차지한다. 경기 불황 때도 균일가 정책을 고수해 1000∼2000원 선의 합리적인 가격이 제품의 87%를 차지하고 있다.

3대 거짓말 중 하나로 상인들의 ‘밑지고 판다’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다이소에서는 ‘이렇게 저렴한 가격인데 남는게 있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제품이 많다. 박 회장은 “다이소에는 마진 없이 판매하는 상품들도 제법 있다”며 “고객에게 꼭 필요한 상품이지만 도저히 1000∼3000원대 가격이 나오지 않으면 손해를 보더라도 판다”는 경영철학을 고수하고 있다.

‘저가=저질’ 다이소만은 달라요

대한민국 주부 중 한 번이라도 다이소 제품을 써보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지금까지 박정부 회장이 개발 해 온 제품만 4만여 종. 연간 개발 상품만 4000개가 넘으니 알게 모르게 써봤음은 당연한 일이다.

박 회장은 “다이소 제품은 써본 사람만 그 진가를 압니다. 흔히 말하는 ‘싸구려’가 아닙니다. 판매가 1000원인 제품 하나하나가 경쟁력을 갖추려면 얼마나 많은 노력이 들어겠습니까? 또 이 제품을 팔아 단돈 1원이라도 이윤을 남기려면 손이 얼마나 많이 가겠습니까? 제품에 쏟는 정성은 아마 상상도 못하실 겁니다.”라며 다이소만의 각별한 노력을 역설했다.

연간 1억5300만개, 월평균 1277만개, 일평균 약 42만 개가 팔리고 있는 다이소 상품은 우리나라 국민이 일인당 평균 3.18개 구매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박 회장은 그동안 ‘저가=저질’이라는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얼마나 공들였던가. 칠순을 바라보는 지금도 신상품 개발에 직접 참여하며 샘플은 집으로 가져가 반드시 사용해 본 후 출시한다. 회사 직원들 이름은 하나하나 못 외워도 2만종이 넘는 다이소 제품은 모두 기억한다고. 특히 마무리 포장에도 신경을 쓰는 등 ‘천 원’을 더 가치있게 만들기 위한 노력은 부단하다.

가끔 ‘균일가 생활용품 숍’에 가보면 다이소 제품과 거의 흡사한데 가격은 더 비싼 제품이 많다. 분명 다이소만의 가격 노하우가 돋보인다.

박 회장의 질 좋은 저가상품의 비결은 100퍼센트 아웃소싱을 꼽을 수 있다. 모든 상품을 국내와 중국, 동남아, 일본, 유럽 등 전 세계에서 공수해 온다. 현지에서 직접 원자재와 인건비로 상품이 될만하면 전 세계 어디라도 직접 찾아간다.

또 다른 비결은 원가에 이윤을 더해 가격이 결정되는 일반적인 유통 구조와 다른점을 꼽을 수 있다. 박리다매 전략이지만 현실적으로 영업 이익은 1%에 불과하다. 30%센트의 판매점 수익과 물류비용을 빼고 1%의 수익률을 내려면 1000원 제품의 구매단가가 500원을 넘으면 안된다. 결국 소비자와 납품업체의 중간에서 모두 만족시키는 것이 관건이다.

다이소는 타 업체보다 주문량이 많으면서도 100% 현금결제를 무기로 지금의 가격을 유지하고 있다.

첨단 자동화 시스템으로 고객 만족 충족해

2010년 일본 다이소산업의 창업주인 야노 히로다케 회장은 한국 다이소 매장 등을 둘러본 뒤 “한국 매장이 일본 매장보다 더 산뜻해보인다”며 “이제 일본 다이소가 한국 다이소를 배워야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평했다. 일본 다이소는 아직 물류 대부분을 수동작업에 의존한다. 반명 다이소아성산업은 용인 남사물류 허브센터를 구축하고 디지털 자동화를 이뤄냈다.

박 회장은 “원자재 가격 외에 간접 비용을 줄여야 가격을 낮출 수 있기 때문에 물류에 투자를 대폭 늘렸다”고 강조했다.

전국 740여 다이소 매장 중 가맹점 수는 140여 개 수준이다. 창업을 원하기만 하면 매장을 열어주는 일부 매장과 달리 다이소는 창업 희망자를 일일이 면접을 통해 선발한다.

박 회장은 “가맹점을 아무에게나 내 줄 수 없다. 문만 열어놓고 손님을 기다리는 예비 점주에게는 가맹점을 열어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박정부 회장의 하루는 오전 5시부터 시작된다. 잠실 자택에서 용인 본사까지 가려면 일찌감치 서둘러야 한다. 직영점 둘러보랴, 점장 회의에 참석하랴, 신상품 기획하랴 그의 하루는 짧다.

그래서 박 회장은 아내와 보내는 시간이 부족해 늘 미안하다. 어쩌다 같이 여행을 가더라도 그 시간마저 온전히 아내를 위해 쓰지 못한다. 일정 중 하루는 꼭 그 지역 생활용품 매장이나 균일가 매장을 둘러보기 때문. 그러나 오랜 세월을 봐온 남편의 땀과 수고를 말없이 보듬어 주는 속 깊은 내조를 보여주는 아내가 있어 그는 행복하다고.

박정부 회장이 母기업인 ㈜한일맨파워를 설립하고 지금의 다이소아성산업을 운영하기까지 20년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났다. 세월을 거쳐오면서 인프라가 구축이 되고 회사의 규모도 점점 늘어났다. 이제는 경쟁자 없는 독주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터.

“경쟁 없이는 발전도 없습니다. 그리고 그 경쟁자는 늘 자기자신이 되야 합니다. 사람들은 절 보면 ‘현 상태만 유지해도 먹고 살만하지 않냐? 이제는 노후를 편하게 보내야 하지 않냐?’는 질문을 합니다. 하지만 다이소와 사랑에 빠졌으며 눈을 감는 그날까지 함께 할 거예요.”

다이소의 목표는 ‘앞으로 매장 1000개 오픈, 매출 몇 천억원이 중요하지 않다’고 그는 말한다. 소비자가 보다 편리하고 좋은 제품을 손쉽게 만날 수 있는 것. 한 자리에서 찾는 모든 쇼핑이 가능 한 것. 다이소의 박정부 회장과 모든 직원들은 그 목표를 위해 오늘도 힘차게 일하고 있다.

 

◆ 박정부 회장

(약력)

1944년 生. 1973년 한양대 공업경영학과 졸업.

1973년 풍우실업 근무.

1988년 한일맨파워 창업.

1992년 아성산업 설립.

1997년 균일가 매장 1호점 개점.

2001년 일본 다이소산업과 합작.

2006년 다이소인터내셔날 설립.

한일맨파워 및 다이소아성산업,

다이소인터내셔날 대표이사 회장(現).

2009년 한국유통대상 국무총리 표창 수상.

2010년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유통학회 주최 유통명인상 수상

 

글/사진 유제원 기자  yjw@dailycnc.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