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국감] LH, 10년 분양전환 2만9천채 팔아 4조 4천억 벌었다

1채당 1억 5000만원 수익 예상…1위 강남 6억, 2위 판교 5억 심상정 의원, “임대주택 빼앗아 매각…수익 사용처 공개해야”

2022-10-04     문재호 기자
2021년 5월 인천시 연수구 옥련동에 건설된 영구임대주택 [사진=연합뉴스]

10년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은 토지 강제수용으로 집을 시세보다 저렴하게 지으나 분양할 때 시세를 적용해 폭리를 취한다는 자료가 공개됐다. 한국주택도시공사(LH)는 공공임대주택이 분양되는 만큼 공공임대가 줄어드니 분양전환주택 분양원가 수익이 얼마이며 사용처가 어디인지 명명백백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4일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한국주택도시공사(LH)로부터 자료를 받아 조사한 결과, 2019년부터 분양된 10년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 2만 9000호에서 수익 4조 4000억원이 발생했다.

LH가 제출한 10년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 총 분양전환가액 10조 9115억원을 주택 수 2만 8041호로 나누어 호당 분양전환가액 3억 9000만원을 계산했다. 여기서 호당 최초 주택가격(입주자 모집 공고문상 제시된 가격)의 평균인 2억 4000만원을 빼는 방식으로 호당 수익을 확인했다. 심상정 의원실은 최초주택가격을 확보할 수 있는 주택 수가 2만 8041호여서 이를 토대로 분양전환가액을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10년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을 한 채 분양할 때마다 LH는 수익 1억 5000만원을 얻었다. 호당 수익 1억 5000만원과 전체 물량인 2만 9069호를 곱하여 총수익은 4조 3603억원으로 헤아려졌다.

호당 수익 상위 5개 지구도 조사됐다. 수익이 가장 많았던 지구는 서울 강남으로 5억 8000만원, 뒤를 이어 성남 판교 4억 9000만원, 3위가 고양원흥으로 2억 3000만원, 4위가 수원 광교로 2억원, 5위가 수원호매실로 1억원 순이었다. 5개 지구에서 총 주택 1만 1619호가 분양전환 됐고 여기서 총 수익 3조 3563억원이 창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10년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은 노무현 정부 때 ‘무주택서민의 내집마련’을 이야기하며 도입한 공공임대주택정책이다. 임대기간을 10년으로 늘려서 민간사업자 자금부담은 덜고, 입주민들에게는 자금을 모을 기회를 준다는 취지였다.

하지만 임대기간이 끝나고 시세를 반영한 분양전환가격을 산정하면서 최초 주택구매가격과 비교하여 호당 최대 5억 8000만원까지 비싸진 것이다. 이는 입주자 부담으로 고스란히 돌아갔다.

반면 LH에게는 집을 팔아 남긴 수익이 됐다. 주택개발 공기업으로서 토지 강제수용을 통해 집을 시세보다 싸게 지었지만 팔 때는 시세를 적용하여 비싸게 판 셈이다.

심 의원은 “10년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은 10년 임대 후 민간에 매각하는 집이기 때문에 가짜 공공임대주택이다. 10년 분양전환주택이 분양되는 만큼 공공임대는 줄어드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대주택을 빼앗아 매각한 셈이기 때문에 국토부와 LH는 10년 분양전환주택의 분양원가와 수익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수익을 어디에 사용하고 있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호당 분양전환 수익 상위 5개 지구 현황 [자료=심상정 의원실]

소비자경제신문 문재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