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성 확보 의문인데”…머스크, 테슬라 FSD 가격 상승 예고
내달 5일부터 25% 인상…가격 1600만원에서 2400만원으로 美 교통당국·캘리포니아 주 정부 “허위 과장 광고…불복 시 판매 중지 고려” 소비자단체 “FSD 없으면 타사 비해 가치 떨어져…악용해 소비자 구매 유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완전자율주행(Full Self Driving·FSD) 소프트웨어의 가격을 인상할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해당 프로그램에 대한 안전성과 신뢰성에 의문이 있는 상황에서 가격을 올리는 것이 맞는지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머스크 CEO는 21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FSD의가격을 내달 5일부터 25%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FSD 베타 10.69.2 출시 이후 FSD의 가격은 9월 5일부터 북미에서 1만 5000달러(2400만원)로 오른다”면서 “현재 가격은 9월 5일 이전 주문에 대해서만 적용된다”고 전했다.
FSD는 운전자 보조 기능인 오토파일럿(Autopilot)과 앞차와 간격을 조정하는 TACC(Traffic Aware Cruise Control), 차선 유지를 보조하는'오토스티어(Autosteer) 등을 탑재하고 있다. 해당 기능들을 통해 FSD는 테슬라의 운전자 지원 옵션 중 가장 비싼 가격을 보이고 있으며, 현재 가격은 1만 2000달러(약 1603만원)에 달한다. 소비자가 구매할 시 매월 26만 5000원(199달러) 가량을 내야만 한다.
그러나 FSD의 신뢰성과 안전성은 의문시 돼왔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차량국(DMV)은 지난 5일 테슬라가 자율주행 기능과 관련해 허위광고를 했다며 캘리포니아주 행정청문국(OAH)에 고발하면서 테슬라가 보조장치에 불과한 FSD를 자율주행 제어 기능을 제공하는 것처럼 과장 광고를 했다고 강조했으며, 테슬라는 사실이 아니거나 오해의 소지가 있는 내용을 발표하고 유포했다고 밝혔다. 만약 테슬라가 불복하면 캘리포니아주는 테슬라의 차량 판매 면허를 정치하고 보상책 마련을 요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도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다. 미국 연방기관인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최근 테슬라 차와 오토바이의 충돌 사망 사고 2건과 관련해 정밀 조사를 진행 중인 상황으로, 이 중 지난달 유타주에서 발생한 사고에서는 테슬라 차량 운전자가 오토파일럿 기능 키고 운행하다 오토바이 운전자를 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6월 소비자단체인 소비자주권시민회의(이하 소비자주권)이 FSD와 관련해 테슬라를 사기와 자동차관리법 및 표시광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소비자주권은 부선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가 자동차관리법에 적혀진대로 점검작업 및 수리 내용을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제출않고 있다고 주장한 한편, 오토파일럿에 대해 허위 과장광고를 하고 모델 X·S의 ‘히든 도어 시스템’의 결함을 은폐했다면서 테슬라가 표시광고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최근 테슬라에 대한 고발 내용을 혐의 없음으로 판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달 사기와 자동차관리법 및 표시광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된 일론 머스트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테슬라코리아, 테슬라 미국 본사 등에 대해 증거불충분으로 혐의가 없다고 보고 불송치 처분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이에 대해 이의 신청을 제기할 예정이다. 박순장 소비자감시팀장은 테슬라의 FSD 가격 상승에 대해 “자신있다고 생각해서 가격을 올리는 거 같은데 FSD를 장착하지 않으면 타사의 전기차보다 가치가 떨어지다 보니 소비자는 가격을 올려도 사게 되어 있다. 테슬라는 그 점을 악용하는 것이다”고 비판했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