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통 무더위 계속되는데” 고장난 에어컨 ‘AS대란’
에어컨 관련 상담, 전월대비 두배 폭증 삼성·LG 등 이미 서비스 비상체제 돌입
무더운 날씨가 연일 이어지자 에어컨AS 접수가 늘고 있다. 하지만 서비스 접수 이후 기사가 도착할 때까지 최소 며칠에서 많게는 수주일 이상 서비스가 연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통 7월 말에서 8월 초쯤 서비스 신청이 몰리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빨리 폭염이 시작되면서 서비스 지연도 3~4주가량 빨라진 모습이다. 이와 관련해 에어컨 제조업체들은 서비스 센터에 ‘비상 체제’까지 가동하고 있다. 현재 에어컨 AS를 접수할 경우 수리까지 평균 7~8일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품별·지역별로 편차가 있어 심한 경우 2~3주 가량 대기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에어컨, 인터넷교육, 항공서비스에 대한 상담이 전월 대비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소비자상담 4만4094건을 분석한 결과다. 에어컨 관련 상담은 총 652건으로 전월대비 107.0%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소비자원은 에어컨 냉방능력이 저하돼 수리를 요청했으나 처리가 지연되면서 상담을 요청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기상청이 발표한 ‘7~8월 날씨 전망’에 따르면 올 여름 평균 기온은 평년(24.0~25.6℃)보다 높을 것으로 예측된다. 덥고 습한 공기에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면서 에어컨 AS 대란이 전보다 빨리 찾아오면서 이 문제가 끝날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폭염이 일찍 시작한 만큼 길어지는 분위기라 AS 수요도 계속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어컨 가동 시점이 빨라지면서 에어컨 가동 시간도 함께 늘고 있는 만큼 AS 접수가 늘어나고 있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서비스 관계자는 “통상 7월 말~8월 초 발생하던 AS 폭주 상황이 예년보다 한 달여 일찍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LG전자 관계자도 “6월부터 에어컨 수리 및 점검 요청이 많아졌다”고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에어컨 브랜드 제조업체들은 이미 서비스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에어컨 설치나 AS 업무를 맡는 엔지니어들의 현장 출·퇴근 지원, 근무시간 조정 등을 통해 '서비스 공백'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통상 폭염이 절정을 맞는 7월 중순께에나 비상 체제로 전환됐지만, 올해는 일찍 찾아온 무더위 때문에 지난달부터 비상 체제가 가동된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이른 더위 영향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아울러 업체들은 사전 점검을 통해 AS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에어컨의 기능 고장 원인에는 전문 기사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도 있지만, 필터 청소 등 간단한 조치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많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냉매 주입이나 부품 교체는 기사 없이 힘들겠지만, 필터에서 먼지를 빼거나 실외기 위치를 조정하는 것만으로 해결되는 고장도 있다”면서 “AS신청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면 우선 홈페이지에 수록된 매뉴얼을 읽어보고 직접 문제를 해결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하이마트는 지난 1~6일 에어컨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95% 상승했다고 밝혔다.
소비자경제신문 오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