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시즌 합병 눈앞…‘넷플릭스 꼼짝마’ 국내 최대 OTT 탄생 예고
티빙·KT스튜디오지니, 이사회서 검토 합칠 경우 활성이용자 500만명 넘어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과 ‘시즌’이 합병한다. 합병이 이뤄지면 이용자 수는 500만명이 넘어 국내 최대 OTT 서비스가 탄생된다. CJ ENM과 KT가 OTT 합병에 나선 것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함이다. 개별 업체의 투자만으로는 기대만큼의 수요를 끌어오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국내 OTT 업계에서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기 위해 토종 서비스끼리 합종연횡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다. 그 중에서도 티빙과 시즌의 합병설 역시 업계에서 꾸준하게 제기됐었다.
특히 KT는 스튜디오지니를 중간지주사로 두고 콘텐츠 기획과 제작, 유통 모두를 완성하는 미디어 밸류체인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KT는 스튜디오지니에 유상증자를 실시해 미디어·콘텐츠 사업의 핵심 축으로 만들었다.
스튜디오지니는 시즌의 모회사이며, 지니뮤직과 스카이라이프TV 지분도 각각 36%, 22%를 보유하고 있다. 스튜디오지니가 KT 미디어·콘텐츠 사업의 핵심 축인 만큼 OTT 플랫폼은 물론 콘텐츠 분야에서도 큰 시너지가 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양사는 콘텐츠 공동 제작도 추진 중이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13일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양사가 합병하면 SK텔레콤의 옥수수와 지상파 푹(POOQ)이 2019년 합병한 이래로 국내에서 두 번째 OTT 인수·합병 사례”라며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합치는 게 더 낫다는 판단에 따라 이뤄진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CJ ENM과 KT스튜디오지니는 오는 14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두 서비스의 합병안을 주요 안건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만일 티빙과 시즌이 합병할 경우 이용자 수는 단순 협산 기준 560만명까지 늘어 기존 국내 OTT 1위인 웨이브를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OTT 1위 사업자는 지난달 기준 활성 이용자수가 약 423만명인 웨이브이며, 글로벌 사업자까지 포함하면 넷플릭스가 약 1117만명으로 가장 많다.
앞서 KT와 CJ ENM은 지난 3월 지분교환 방식으로 양사 간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고, 미디어·콘텐츠 시장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당시 CJ ENM은 스튜디오지니에 1000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윤경림 KT그룹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이 위원장을 맡는 방식으로 CJ ENM과 상호협력위원회를 만들어 다양한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이번 플랫폼 통합으로 OTT를 넘어 미디어 사업 전체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KT의 경우 국내 OTT 업계에서 탄탄한 가입자를 보유한 티빙과의 통합으로 콘텐츠 유통 창구를 넓힐 수 있다. CJ ENM 입장에서도 가장 많은 유료방송 가입자를 보유한 KT와 다양한 제휴 모델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업계에서는 티빙도 이번 협력으로 KT 유료방송 가입자를 잠재적인 시청자로 끌어모을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에 업계 관계자는 “KT는 유료방송 사업자 중 가장 많은 사업자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CJ ENM 입장에서도 다양한 제휴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경제신문 오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