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재용·LG 구광모’가 반한 전장시장 대격돌
업계 급변 체감한 삼성 전장 사업 확대 암시 LG전자 전장사업 상반기 신규 수주 8조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그룹 대표가 미래 먹거리에 전장사업을 꼽았다.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잠잠했던 삼성의 전장사업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 대표도 전장사업을 미래 성장사업의 핵심 축으로 꼽고 있는 만큼, 전장사업에 대한 투자와 시장확대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6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세계 전장 사업 시장 규모는 2024년에 4000억 달러(약 520조원), 2028년에 7000억 달러(약 910조원)를 넘어설 전망이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전기차용 e파워트레인 등이 매년 두 자릿수대 성장률을 올리며 시장이 급증한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서 삼성전기는 테슬라에 수 조원대 규모로 카메라모듈을 공급한다. 전류 흐름을 제어하는 MLCC도 지난해 6월 동일 크기 기준 세계 최고 용량의 제품을 개발해 전기차 업체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BMW, 현대차 등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를 공급하며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확장을 넓히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 2016년 인수한 하만은 성장이 더디다는 우려도 나왔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6000억원을 달성하는 등 가능성을 보여줬다. 올해는 디지털 콕핏 판매 확대, 인수·합병(M&A) 등으로 세를 확대할 전망이다. 디지털 콕핏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통해 안전한 운전 환경을 제공하는 전장 부품이다.
하만은 지난 3월 독일 증강현실(AR)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인 '아포스테라'를 인수했다. 2017년 설립된 아포스테라는 자동차용 헤드업 디스플레이, 내비게이션 업체 등에 AR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유럽 출장을 마치고 “차 업계의 급변하는 상황을 피부로 느꼈다”고 말하며 전장 관련 사업 다각화 가능성을 열었다. 삼성전자가 주력 사업인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부품 사업을 공략하는 한편, 인수한 정통 전장기업 하만 카돈을 통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을 공략 중이다.
LG전자는 전장사업에서 올 상반기 총 8조 원 규모의 신규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성장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 VS사업본부는 최근 유럽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인포테인먼트(IVI; In-Vehicle Infotainment) 시스템, 일본 메이저 완성차 업체의 5G 고성능 텔레매틱스(Telematics) 등을 잇따라 수주했다.
LG전자가 전장사업에서 상반기에 거둔 약 8조원의 신규 수주는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인 약 60조원의 13%를 넘어서는 성과다. LG전자는 ▲VS사업본부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자회사 ZKW의 차량용 조명 시스템 ▲합작법인 LG마그나 이파워트레인(이하 LG마그나)의 전기차 파워트레인 등 3대 핵심사업이 고르게 성장해 연말에는 총 수주잔고가 65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LG전자 VS사업본부가 집중하고 있는 인포테인먼트는 인포메이션(Information)과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의 합성어로 미래 모빌리티 분야의 핵심 기술로 평가 받고 있다. 주행 관련 다양한 정보와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동시에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텔레매틱스,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이 주요 제품이다.
LG전자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인포테인먼트 기술력을 앞세워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AG의 프리미엄 전기차 2022년형 EQS 모델에 플라스틱 올레드(P-OLED)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프랑스 르노그룹의 전기차 신모델 메간 E-Tech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미국 GM의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에 플라스틱 올레드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글로벌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ZKW는 자동차용 핵심 조명 부품인 헤드램프 분야에서 차별화된 기술력을 갖췄으며 BMW, 벤츠, 아우디, 포르쉐 등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LG마그나는 한국 인천, 중국 남경에 이어 최근 멕시코에서 세 번째 전기차 부품 생산공장 착공에 들어가면서 글로벌 생산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LG마그나는 멕시코 코아우일라주 라모스 아리즈페에 2023년까지 연면적 2만 5000㎡ 규모의 생산공장을 구축해 GM의 차세대 전기차에 탑재할 구동모터, 인버터 등 핵심부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소비자경제신문 오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