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합니다!OTT] 티빙·웨이브 등 국내 OTT업계, 적과 동침하는 이유?

“국내에선 답이 없어요”…해외 OTT와 손잡는 속사정 국내 OTT 모두 정체…콘텐츠 확보·안전 확장 위해 연합

2022-06-07     오아름 기자
국내 OTT [사진=연합뉴스]

국내 토종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이 글로벌 OTT들과 한 배를 타고 있다. 이처럼 국내 OTT 업계가 해외 진출을 외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몇 년 새 콘텐츠 제작비가 늘어나면서 국내 시장만으로는 투자금 회수가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내 OTT 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점점 치열해지고 있으며, 웨이브와 티빙 등 토종 OTT들 대부분이 지난해 수백억대의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엔데믹에 따른 리오프닝으로 OTT 성장이 둔화하자 업계는 새로운 생존 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이달 초 넷플릭스 주가 폭락과 직원 감축은 OTT의 추락으로 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7일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올해 들어 OTT 이용자 수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넷플릭스까지 흔들리는 등 시장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콘텐츠 확보·외연 확장이라는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적과의 동침?

업계에 따르면, 미국 바이아컴CBS의 OTT인 파라마운 플러스와 손잡은 티빙은 지난 1일 정오부터 ‘파라마운트플러스 스페셜 페이지’를 선공개했다. 베이직·스탠다드·프리미엄 이용권 구매자들은 별도 절차 없이 스페셜 페이지를 이용할 수 있다. 공개된 콘텐츠는 ‘슈퍼 펌프드: 우버 전쟁’, ‘스타트렉: 디스커버리 시즌1’, ‘캐치-22’, ‘네모바지 스폰지밥’ 등 프로그램 11개와 ‘잭애스’ 시리즈 등 영화 3편이다.

이에 파라마운트플러스 브랜드관은 오는 16일 정식 오픈된다. 정식 오픈 이후에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블록버스터 시리즈 ‘헤일로’를 비롯해 파라마운트 픽쳐스의 대표작인 ‘미션 임파서블’, ‘탑건’, ‘트랜스포머’, ‘대부’, ‘포레스트 검프’ 등도 감상할 수 있다. 

웨이브는 NBC유니버설 ‘피콕’ 오리지널 시리즈 뿐만 아니라 최근 HBO와 콘텐츠 공급 재계약 논의를 마무리 지었다. 이를 통해 웨이브는 기존 HBO 시리즈뿐만 아니라, HBO OTT인 ‘HBO맥스’ 오리지널까지 공급하게 될 예정이다. 단 웨이브는 티빙 파라마운트 플러스 브랜드관처럼 HBO맥스 전용관 개설은 당장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2년간의 코로나 시대가 저물고 이용자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도 줄어들면서, 이들의 관심을 끌 만한 대작도 현재 없기 때문”이라며 “심지어 잘 안보는 서비스는 구독을 해지하는 이용자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OTT [사진=연합뉴스]

해외진출도 본격화

이 틈을 타 업계는 올해 해외진출도 본격화한다. 2020년 국내 OTT 최초로 해외 시장에 진출한 왓챠에 이어 티빙과 웨이브가 올해 일본, 대만, 미국, 유럽 등지로 사업 전선을 확장한다. 이를 통해 티빙은 2023년까지 약 100여편의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가입자 800만명 이상 확보, 왓챠는 2023년까지 글로벌 1억명 유료 구독자 확보를 목표로 꼽았다. 

이에 대해 정부도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화답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올해 국내 OTT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예산 3억 5000만원을 신규 편성했다. 해당 예산은 웨이브, 왓챠, 티빙 등 국내 OTT 사업자들의 필요를 반영해 방통위가 최초로 확보한 것이다. 방통위는 이의 비용으로 해외 OTT 시장 및 이용자행태 조사와 해외 OTT·방송·통신사업자와의 국제 포럼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내 OTT 시장에서는 넷플릭스가 1위를 지켰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와이즈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사용시간이 가장 많은 OTT 앱은 35억분으로 기록한 넷플릭스로 나타났다. 이어 웨이브, 티빙, 쿠팡플레이가 뒤를 이었다.

사용자 순으로 볼 때도 국내에서는 넷플릭스가 1055만명으로 1위를 차지했고 티빙, 쿠팡플레이, 웨이브가 각각 300만명 대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 11월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디즈니플러스와 왓챠는 사용 시간은 각각 1억분, 2억분에 그쳤고 사용자 역시 100만명 초·중반대로 나타났다.

국내 OTT시장의 흐름은 해외 시장과는 다른 모습이다. 해외 시장에서 넷플릭스는 11년 만에 가입자 수가 크게 줄어 지난 4월 대비 40%가 빠져나갔고 이어 2분기에도 200만명이 감소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디즈니 플러스 역시 해외에서는 가입자가 790만명이 급증했으나 국내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소비자경제신문 오아름 기자

넷플릭스 구독료 인상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