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체적 난국’ 현대산업개발 안전수칙 위법사항 636건 적발

12개 현장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모두 입건 과태료 8억 4000만원 부과

2022-03-16     오아름 기자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현장 [사진=연합뉴스]

현재 HDC현대산업개발의 상황은 마치 총체적 난국이라 할 수 있다.

현대산업개발의 시공 현장 안전관리가 총체적으로 부실하다는 노동 당국의 감독 결과가 나왔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현대산업개발의 대규모 건설 현장 12곳을 특별감독한 결과, 총 636건의 위반 사항을 적발했으며 306건은 사법 조치하고 330건에 대해서는 과태료 약 8억 4000만원을 부과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16일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현장에서 안전점검이 나와서 조사를 하면 안 걸릴 수는 없다”면서 “하지만 여기는(현대산업개발) 이번 특별안전점검결과 12곳에서 600건이 넘는 위반사항이 나왔다는 건 그만큼 안전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않고 오로지 공사를 빨리 끝내겠다는 의지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같은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이제는 아무리 공기가 촉박하다고 해도 사람생명보다 중요한 건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구시대적인 마인드가 하루 빨리 사라져서 조금 더 안전하게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더 나아가서 안전시공이 실천되면 될수록 더 안전한 건물이 된다는 것만 현대산업개발을 비롯한 건설사에서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위반 사항을 내용별로 살펴보면 건설 현장에서 자주 발생하는 떨어짐 사망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난간, 작업 발판 등 기본적인 안전조치 위반이 261건이다. 위험성 평가, 산업재해 발생 보고 등 기초적인 의무 위반사항은 144건, 안전보건 관리 책임자 직무 수행 등 기본적인 관리체계 위반 사항은 135건 적발됐다.

이어 대형 붕괴사고를 초래할 수 있는 거푸집 동바리 조립도 미준수, 지반 굴착 시 위험방지 조치 미시행 등 안전조치 위반 사항은 19건 지적됐다. 사전에 위험 요인을 파악·관리하기 위한 유해·위험방지 계획서를 부실하게 작성한 경우는 10건이다. 

[자료=고용노동부]

특히 노동부는 이와 관련해 “특별감독을 시작한 1월 17일은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열흘 앞둔 시점이었는데도 현대산업개발 시공 현장의 안전관리가 총체적으로 부실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같은 총체적인 부실은 현대산업개발이 구축한 안전보건 관리 체계가 현장에서 이행되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노동부는 특별감독 결과에 따라 12개 현장 안전보건 관리 책임자를 모두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기획 감독도 할 예정이다. 또 노동부는 본사의 최고경영자(CEO)가 안전보건 관리 체계를 구축·이행할 수 있도록 감독 결과를 본사에 통보했다.

권기섭 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은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 서류상의 안전보건 관리 체계는 아무런 의미가 없고, 중대산업재해를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본사가 현장의 법 준수 사항을 수시로 확인해 적극적으로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특별감독은 지난 1월 11일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사고 같은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실시됐다. 현대산업개발이 시공사였던 이 아파트 신축공사 중 외벽이 붕괴하면서 근로자 6명이 숨졌다.

소비자경제신문 오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