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조이고 금리 올려도 수도권 집값 9주 연속 최고 상승률

교통·공공택지 기대감에 오산·안성·화성시 0.8%대 상승 수도권 전셋값 4주 연속 0.25% 올라·서울은 0.17%↑

2021-09-16     오아름 기자
서울 시내 부동산 중개업소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갖은 규제와 경고를 쏟아내고 있지만 수도권 아파트값이 여전히 고공행진하고 있다. 일부 시중은행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줄이거나 신규 대출을 중단하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0.25% 포인트 인상에 이어 추가 인상을 시사하는 등 당국이 돈줄을 조이고 있지만, 집값 상승세는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1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둘째 주(13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수도권 집값은 전주보다 0.4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와 동일하다. 벌써 9주째 최고 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시장에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지만 서울에선 규제 완화 기이는 부동산원이 주간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로, 수도권 아파트값은 지난달 중순부터 9주 연속 최고 상승률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가 지난주 0.51%에서 이번 주 0.49%로 상승 폭이 다소 둔화했지만, 여전히 높은 상승률을 이어갔고, 인천은 0.44%에서 0.45%로 상승 폭을 키웠다. 서울은 지난주에 이어 0.21% 올랐다. 수도권은 광역급행철도(GTX) 등 교통·개발 기대감에 지난달 말 정부가 의왕·군포·안산 경계지와 화성 진안·봉담 등에 신규택지를 조성 계획을 밝히면서 집값이 더 들썩이고 있다.

경기에서는 오산시(0.84%), 안성시(0.83%), 화성시(0.82%)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오산은 분당선 연장 등 교통 호재로 최근 저평가 인식이 있는 단지 위주로 상승세가 이어졌고, 안성은 경강선 연장(광주∼안성), 수도권 내륙선(동탄∼안성∼청주공항), 평택부발선(부발∼안성) 등의 교통 호재로 실수요 및 투자 수요가 몰렸다. 

화성시는 정부가 지난달 1만7천호 규모의 공공택지지구로 지정한 봉담읍 인근 지역과 동탄2신도시 주변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세가 이어졌다. 의왕시(0.69%) 역시 광역급행철도(GTX) C노선 의왕역 정차가 기정사실로 되면서 기대감에 역 인근 단지의 집값이 크게 뛰었다. 인천은 연수(0.65%)·계양(0.52%)·부평구(0.48%) 등 GTX 등 교통·개발 호재가 있는 단지 위주로 상승세가 계속됐다.

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연합뉴스] 

서울은 3주 연속 0.21% 오르며 7주 연속 0.2%대 상승률을 이어갔다. 서울은 매물 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지만, 재건축 등 규제 완화 기대감에 강남·북 주요 재건축 단지와 강남권 중대형 단지 위주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 강북권의 9억원 미만 중저가 아파트들이 가격 키 맞추기를 하며 오르고 있다. 마곡지구를 중심으로 오른 강서구(0.29%)와 공릉·월계동 중소형 위주로 오른 노원구(0.29%)가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송파(0.28%)·강남(0.26%)·서초구(0.24%) 등 강남 3구도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인천을 제외한 5대 광역시(0.18%→0.20%)도 상승 폭이 확대됐다. 경기를 제외한 8개 도(0.23%→0.26%)도 오름폭이 커졌다. 세종(-0.01%)은 8주 연속 하락했으나 하락 폭은 축소됐다. 이런 영향으로 전국의 아파트값도 0.30%에서 0.31%로 오름폭이 소폭 커졌다.'

전세난 우려도 계속되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4주 연속 0.25% 올랐고, 서울은 4주 연속 0.17% 상승했다. 경기는 0.30%에서 0.29%로 오름폭이 줄었으나 인천은 0.24%에서 0.25%로 오름폭이 커졌다.

서울은 전세 매물 부족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재건축 등 이주 수요가 있는 지역과 정주 여건이 양호한 지역의 중저가 단지 위주로 올랐다고 부동산원은 설명했다. 재건축 이주 수요 영향으로 동작구(0.22%)와 서초구(0.16%) 등의 상승세가 계속됐고, 노원·관악구(0.22%), 강동구(0.20%), 마포·중구(0.19%) 등의 강세도 지속됐다.

경기는 시흥시(0.59%), 안산 단원구(0.57%), 양주시(0.57%), 고양 덕양구(0.42%), 안산 상록구(0.41%) 등을 중심으로, 인천은 연수구(0.50%)와 계양구(0.36%)를 중심으로 올랐다. 5대 광역시는 0.14%에서 0.12%로 오름폭이 축소됐고, 8개 도는 0.17%에서 0.18%로 상승 폭이 확대됐다.

소비자경제신문 오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