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리니지야?” NC 트릭스터M 이어 블소2 부진 ‘주가 폭락’
출시일부터 대거 폭락 …시총 4조원 증발 증권사들, 목표 주가 및 영업이익 하향 조정 이용자들 “홍보물과 실제 게임 안맞아…명백한 사기”
엔씨소프트의 모바일게임 블레이드 앤 소울2(블소2)가 무협 스킨만 씌운 리니지라는 악평이 쏟아지며 흥행 부진과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 엔씨소프트의 주식도 덩달아 폭락했다. 이용자들은 지난번 트릭스터M과 똑같이 리니지 시스템을 억지로 집어넣으려다 원작을 파괴하고 성적 부진을 자초했다면서 냉담한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30일 종가 64만 9000원으로 주식 장을 마감했다. 엔씨소프트의 주가는 26일 블소2 출시 직후 83만 8000원에서 74만 1000원까지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이어갔으나 이날은 2.9%만 떨어지는데 그쳤다. 그러나 이미 시가 총액이 18조원에서 14조원으로 최소 4조원 가량 증발해 3분기 매출 타격은 피할 수가 없는 상황이다.
증권가도 엔씨소프트 연간 영업이익과 주가 목표치를 계속 하향조정 중이다. 이베스트증권이 목표 주가를 109만원에서 70만원 하향 조정했고 한국투자증권은 엔씨소프트의 2022년 영업이익 추청치를 1조 6000억원에서 1조원으로 38.9% 하향했다.
한국투자증권 정호윤 인터넷·게임 담당 애널리스트는 블소2의 부진에 대해 “블레이드 앤 소울 시리즈는 정교한 컨트롤을 통한 플레이가 주가 되었는데 자동사냥과 리니지M의 시스템을 그대로 가져와 차별화되는 장점이 없다”면서 “이번 부진은 유저들이 떠난 민심 탓으로 엔씨는 떠나간 이용자의 마음을 담기 위해 그동안의 성공적인 과금모델(BM)을 버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용자들은 엔씨소프트가 블소2 출시 전 각종 홍보 영상과 기사 등에서 말한 내용을 하나도 지키지 않았다면서 사기 마케팅이라고 격분하고 있는 상황이다. 엔씨소프트는 홍보 영상 인터뷰에서 레벨이 높아질 수록 많은 양의 과금을 요구하는 리니지식 피로도 시스템인 아인하사드의 축복과 확률형 아이템 뽑기는 블소2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으나 정작 출시 후 확인 해보니 아인하사드의 축복은 영기 시스템으로 이름만 변경되었고 확률형 아이템 뽑기도 엄연히 존재했다.
영상 그래픽과 캐릭터 모션이 다른 경우도 존재했다. 엔씨소프트는 홍보 영상에서 캐릭터 모델링을 실사풍에 가까운 모습으로 구현하여 보여주었으나 정작 출시후에는 화풍이 달라졌고 캐릭터의 전투 모션도 기존 블소 시리즈처럼 치고 빠지면서 화려함을 보여주지 않고 기존 리니지 시리즈처럼 한자리에 가만히 서서 자동사냥을 하는 모습으로 변경됐다.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5월 출시되어 매출 부진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트릭스터M처럼 원작 파괴가 이루어졌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트릭스터M도 출시 당시 고유의 시스템은 드릴 시스템(드릴로 땅을 파서 각종 아이템을 얻는 시스템) 단 하나를 남기고 리니지 시스템과 유사하게 바꾸어 버리면서 원작의 매력이 사라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500만명에 이르던 사전 예약자도 일주일이 채 안되어 대부분 이탈하면서 사실상 흥행에는 실패했다.
엔씨소프트는 27일 사과문을 통해 영기 시스템(피로도 시스템)을 개편하겠다고 밝히고 이를 30일 적용했다. 개편안의 핵심은 거래가능 하이템 획득 여부로 기존 영기 시스템은 모두 소모하면 획득할 수 없었으나 앞으로는 영기를 모두 소모해도 획득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용자들은 반응은 냉담하다. 구글 플레이 이용자 Mantrika는 “그저 게임을 가장한 결제 프로그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정말 실망스럽습니다”고 말했다. 또다른 구글 플레이 이용자 하현용씨는 “분명 리지니 욕먹는거 알면서도 그 시스템을 블소에다 넣다니, 엔씨는 지금같은 마인드로 게임 만들면 계속 내려갈 뿐 올라가진 않습니다”고 비판했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