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에 이어 농심도 가격 인상…장바구니 물가 ‘경고등’ 켜졌다

오뚜기 8월1일, 농심 8월16일부터 인상키로 삼양식품, 해태제과, CJ제일제당도 조율 중 식품업계 전반에 ‘도미노 가격인상’ 오려나

2021-07-29     노정명 기자
서울의 한 대형마트. 연합뉴스

오뚜기에 이어 농심도 라면 가격을 인상한다. 오뚜기가 가격 인상 발표한 지 2주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팜유·밀가루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의 상승 압박에 결국 백기를 든 모양새다. ‘서민음식’으로 불리며 장바구니 물가의 척도로 여겨지는 라면 가격의 인상으로 식품업계 전반에 도미노 인상이 시작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삼양식품도 총대를 맨 오뚜기와 농심에 기대어 가격 인상을 조율 중이다. 해태제과와 CJ제일제당도 과자와 캔햄 등의 인상을 고려하고 있어 과자류와 육가공업계에도 인상 분위기가 역력하다. 장바구니 물가에 경고등이 켜졌다. 

오뚜기는 8월 1일부터 평균 11.9%, 농심은 8월 16일부터 평균 6.8% 인상키로 결정했다.

농심은 8월 16일부터 신라면 등 주요 라면의 출고가격을 평균 6.8% 인상한다고 29일 밝혔다. 농심이 라면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지난 2016년 12월 이후 4년 8개월 만이다. 출고가격 기준으로 신라면 7.6%, 안성탕면 6.1%, 육개장사발면 4.4% 인상된다. 현재 대형마트에서 봉지당 평균 676원에 판매되고 있는 신라면의 가격은 약 736원으로 조정된다. 

오뚜기는 13년만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8월 1일부터 대표 제품인 진라면(순한맛/매운맛)은 684원에서 770원으로 12.6%, 스낵면이 606원에서 676원으로 11.6%, 육개장(용기면)이 838원에서 911원으로 8.7% 인상된다.

삼양식품도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있어 가격 인상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팔도 역시 원자재 압박으로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라면 양대축인 오뚜기와 농심이 가격을 올린 터라 다른 업체들도 자연스럽게 가격 인상에 편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과업계도 인상될 조짐이다. 해태제과도 올해 초부터 8월부터 홈런볼·맛동산 등 주요 과자제품 가격을 평균 10.8% 인상한다고 이미 밝혔다. 롯데제과는 아직 인상 계획은 없지만 원자재 상승이 거세지고 있어 배제할 수 없다고 전했다. 

CJ제일제당도 8월 중 캔햄을 비롯한 육가공 제품 20여 종의 가격 인상을 앞두고 있다. 풀무원은 올해 초 한차례 가격을 인상한 터라 연이은 인상은 고려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소비자단체 등은 성명서 등을 내고 라면 가격 인상에 대해 비판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2012년부터 2019년까지 라면의 원재료인 소맥분 및 팜유의 수입가격은 전반적으로 하락 추세인 것으로 나타나 원가압박에 따른 가격 인상은 설득력이 없다는 주장이다.  2020년에는 코로나 영향으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치명적이지는 않다는 분석이다. 식품업체가 원재료 하락 때는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않다가 조금이라도 인상 조짐이 보이면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소비자에게 모든 비용을 전가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는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라면, 우유, 과자 등 식품류의 가격 인상 소식이 현실화되고 있어 하반기 역시 소비자물가 부담이 심각하게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정부는 상승이 예측되는 원자재에 대해 매입 세액 공제를 확대하고 다가오는 추석을 대비하며 하반기 생활필수품에 대한 더 적극적인 물가 안정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비자경제신문 노정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