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혐 논란 GS리테일 디자이너 징계 이어 사장 교체
담당 디자이너와 마케팅팀장 동시에 징계받아 조윤성 사장 물러나고 오진석 부사장 선임돼 “7월1일 GS홈쇼핑과 통합 앞둔 정기인사일 뿐”
남성 혐오 디자인 사용 의혹으로 수난을 겪은 GS리테일이 포스터를 제작한 디자이너를 징계한 데 이어 사장까지 물러났다.
GS리테일은 31일 GS25 캠핑 홍보 포스터를 제작한 디자이너를 징계했다. 실무책임자인 마케팅팀장은 다른 부서로 인사이동됐다. 그동안 GS리테일을 이끌었던 조윤성 사장은 편의점 사업부장(사장)에서 물러나고 오진석 부사장이 7월부터 편의점 사업부장으로 일한다.
극단적인 남성 혐오로 유명한 메갈리안 상징이 GS25 포스터에 사용됐다는 의혹이 일파만파로 퍼진 끝에 GS리테일이 의혹을 봉합하기 위해 포스터 제작자를 징계하고 부서 책임자 및 사장을 인사이동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불가리스 논란으로 남양유업 회장이 물러나고 경영권이 매각되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지면서 소비자의 기업 신뢰도 하락에 대처하는 기업의 자세에 대해 다시 한 번 환기됐다”면서 “GS리테일도 발빠른 대처로 사태의 확대를 막고 일신우일신하는 기업의 자세를 보여주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7월 GS리테일과 GS홈쇼핑의 합병이라는 대전환의 시기를 앞두고 인사이동 및 조직혁신을 통해 기업이미지를 쇄신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GS25는 5월 1일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에 캠핑용 식품 구매와 관련된 경품 증정 이벤트를 홍보하는 포스터를 올렸다가 포스터 속 상징물이 남성을 비하하는 그림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남혐 논란’ 사태을 맞아 조윤성 사장은 최근 사과하며 “저를 포함한 관련자 모두 철저한 경위를 조사하고 사규에 따라 합당한 조치를 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GS리테일 측은 인사이동에 대해 GS홈쇼핑과의 합병에 따라 이뤄지는 정기 인사의 일환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GS리테일에 따르면 지난 28일 주주총회를 열고 GS홈쇼핑과의 합병에 따라 양사 사업 영역을 플랫폼BU(Business Unit ; 비즈니스 유닛)와 디지털커머스BU, 홈쇼핑BU 등 3개의 BU로 개편했다. 이번 조직 개편은 7월1일부터 적용된다.
플랫폼 BU는 GS리테일의 편의점 사업부, 수퍼사업부 등 오프라인 사업을 총괄하는 조직으로 플랫폼 BU장은 기존과 동일하게 조윤성 사장이 담당한다. 플랫폼BU 산하 편의점 사업부장은 기존에 전략, 미래사업, DCX를 담당했던 오진석 부사장이 새롭게 맡아 GS25의 차별화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디지털커머스 BU는 양사의 디지털 커머스 조직이 통합된 조직으로 GS리테일의 GS프레시몰, 달리살다, GS홈쇼핑의 GSSHOP 온라인몰 등이 속해 있다. 디지털커머스 BU는 홈쇼핑에서 신사업을 진두지휘 했던 박영훈 부사장이 맡아 온라인·모바일 사업의 시너지를 확대할 예정이다.
홈쇼핑 BU는 3개 BU 중 한축으로 TV홈쇼핑, 데이터홈쇼핑 사업 조직으로 차별화된 쇼핑경험을 제공하는 TV, 데이터홈쇼핑 사업을 성장 목표로 하고 있으며 김호성 사장이 담당한다.
한편 이번 ‘남혐 논란’ 사태로 GS25의 소비자 신뢰도가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31일 시장분석업체 오픈서베이에 따르면, 지난 5월14~17일 소비자 1000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주로 이용하는 브랜드(복수 응답)로 GS25를 선택한 응답자는 전체의 49.4%로 나타났다. 뒤이어 CU(37.4%), 세븐일레븐(6.5%), 이마트24(4.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GS25는 소비자 이용률은 여전히 1위를 차지했지만, 브랜드 이미지에 대한 평가에서는 지난해 조사와 비교해 모든 항목에서 하락했다. GS25의 신뢰성에 동의한 응답자 비율은 64.5%로 지난해에 비해 –13.8% 하락했다. 친근감(-7.1%)과 품질(-6.9%), 트렌디함(-4.6%), 귀여움(-4.4%) 등도 모두 감소했다.
소비자경제신문 노정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