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삶-⑥생활환경] 코로나19 시대 미세먼지 줄어

2020-08-19     오아름 기자
연합뉴스

미세먼지 계절관리제가 처음 시행된 지난 4달 동안 미세먼지는 얼마나 줄었을까?

지난해 12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 전국의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m³당 24마이크로그램으로 1년 전보다 9마이크로그램 줄었다. 이는 지난 5년 사이 가장 낮은 수치다. 대기 질이 깨끗한 ‘좋음’ 일수는 2일에서 28일로 껑충 뛰었고 ‘나쁨’ 일수는 13일이 줄었다. 또 50마이크로그램이 넘는 고농도 일수는 거의 10분의 1로 감소됐다. 우선 60기나 되는 석탄화력발전소 가동 제한으로 배출량을 39% 줄였다. 다른 110여 개 대형 사업장들도 자발적으로 동참해 30%를 감소시켰다.

날씨와 코로나19의 영향도 있었다. 지난 겨울은 1년 전보다 비는 2배 더 많이 내렸고 동풍은 3배 더 많이 불어 미세먼지를 씻어냈다. 중국의 미세먼지 농도도 11% 정도 개선됐는데 중국 정부의 규제에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생산활동이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위성사진을 보면 중국의 질소산화물은 1월에 비해 2월에 눈에 띄게 줄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 초미세먼지 농도 45.5% 감소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최윤형 교수 연구팀이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 국내 초미세먼지 농도가 45.5% 감소했음을 증명한 연구 논문을 최근 환경 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종합환경과학에 발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연구는 2016년 12월 이래 지난 4년간의 전국 도시 대기 측정망 446개의 시간별 측정 대기오염농도 데이터를 이용해 수행했다. 올해 사회적 거리두기 및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 일일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농도를 이전 3개년도 동일 기간 대기오염농도와 비교분석해 결과를 얻었다.

최교수 연구팀은 사회적 거리두기 및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국민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한 2020년 3월을 기준으로 일일 전국평균 대기오염농도는 네 가지 지표 모두 이전 3개년도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 전년도 대비 초미세먼지 16.98μg/m³, 미세먼지 21.61μg/m³, 이산화질소 4.16ppb, 일산화탄소 0.09ppm이 각각 감소했고 이는 45.4%, 35.6%, 20.4%, 17.3%의 감소에 해당하는 수치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된 2월 29일부터 4월 19일 해당기간 동안 일일 초미세먼지 전국평균 농도는 대기환경 기준치(35μg/m³)를 초과 하는 날이 단 하루도 없었으며 이는 지난 3개년도 2017, 2018, 2019년 같은 기간 각각 16, 9, 13일 기준치를 초과한 것과 대조적이다.

최교수 연구팀은 우리나라가 비교적 이른 시기에 코로나19의 위기를 경험했으며 이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대기오염 저감을 보다 빠르게 관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교수 연구팀은 한국에서의 대기오염 감소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국내 노출원의 감소뿐 아니라 중국의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원거리 노출원 감소효과도 원인으로 꼽았다. 우리나라의 대기오염 농도는 2020년 1월부터 점차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이시기의 대기오염 감소는 2019년 12월 말부터 시행된 중국의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및 이동 제한으로 인한 중국발 미세먼지 감소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사회·경제가 다소 침체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났지만 환경적 측면에 있어서는 의도하지 않은 긍정적인 영향을 관찰할 수 있었다고 보고했다. 최윤형 교수는 “대부분의 국민들이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 동안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이 줄어들었다는 사실을 이미 체감하고 있었지만 대기오염이 얼마나 유의하게 줄어든 것인지 과학적으로 설명하고자 이번 연구를 시작했다”면서 “향후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깨끗한 대기를 위해 우리사회의 노력 정도에 따라 대기의 질이 얼마나 좋아질 수 있는지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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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저감 위한 다양한 시책 눈길

지자체들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대책 내세우고 있다. 최근 대규모 인구가 유입된 전북 전주 혁신도시와 만성지구에 미세먼지 저감 숲이 조성된다. 전주시는 2022년까지 총 100억원을 들여 혁신동, 장동, 만성동 일대에 총 10㏊ 규모 미세먼지 저감 숲을 단계적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시는 우선 올해 인근 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서남풍 미세먼지를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농촌진흥청 남쪽과 서편부지, 농수산대학 남쪽부지 등 3곳에 총 2.5㏊ 규모 숲을 조성할 계획이다. 시는 해당 부지의 기존 가로수와 조경수는 최대한 유지하면서 나무 사이사이에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탁월한 소나무와 측백나무, 느티나무, 잣나무 등을 심기로 했다.

특히 나뭇잎이 넓은 수종을 복층·다층으로 심고잎·줄기·가지 등 수목 접촉면을 최대화해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시는 또 내년에는 엽순근린공원과 혁신도시 내 보행자 전용 도로 등에 미세먼지 저감 숲을 추가 조성할 예정이다. 2022년에는 만성지구 완충녹지 일부에 미세먼지 저감 숲을 만들기로 했다. 시는 이달 설계용역을 마무리한 뒤 오는 10월부터 미세먼지 저감 숲 조성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전남 최초 수소전기차충전소 준공식을 앞두고 여수시가 수소전기자동차 100대를 지원하는 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현재 신청은 71대 접수돼 그 중 7대가 출고·등록해 운행 중이며 이달 말까지 50대가 운행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수소전기차는 1대당 3750만원 지원되며 사업비 소진 시 마감된다.

지원신청 자격은 공고일(4월 20일)기준으로 개인의 경우 6개월 이상 연속해서 여수에 주소를 두어야 하고 기업·법인·단체는 본사·지사 등이 여수에 있어야 한다. 수소전기차 구입 보조를 희망하는 개인 또는 기업·법인·단체는 자동차 판매점을 방문해 신청서와 계약서를 작성하면 된다. 단 보조금 지원은 차량 출고 순이다. 신청서 검토 결과 보조금 지원 신청 자격을 부여받았더라도 차량 출고가 늦어지면 보조금 지원을 받을 수 없음에 유의해야 한다.

소비자경제신문 오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