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타자 최지만 우타석 홈런으로 탬파베이 역전승 이끌어

미국 프로야구팀 탬파베이 레이스의 최지만(29)이 홈런을 터트려 팀의 대역전승에 기여했다.

왼손 타자인 최지만은 27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의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2020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홈경기에서 오른손 타자로 등장했다.

1번 타자 1루수로 출전해 4타수 1안타를 치고 2타점을 거뒀는데, 안타가 곧 최지만의 시즌 첫 홈런이었다. 우투 좌타인 최지만이 오른손 타석에서 친 만화와도 같은 포물선이었다.

1회 3루수 뜬공, 3회 삼진으로 돌아선 최지만은 0-4로 끌려가던 6회 말 선두 타자로 나왔다. 이때 그는 좌타석이 아닌 우타석에서 토론토의 두 번째 투수 좌완 앤서니 케이를 상대했다.

초구 시속 145㎞짜리 포심 패스트볼이 들어오자 최지만은 거침없이 낚아챘다. 그의 타구는 직선타 형태로 뻗어가 담을 훌쩍 넘기며 홈런을 터트렸다. 모두를 놀라게 한 홈런은 빅리그 5년 차인 최지만이 오른쪽 타석에서 친 첫 안타이자 첫 홈런으로 기록되었다.

최지만은 케이가 마운드에 오른 3회에도 우타석에 들어섰다가 4구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바로 다음 타석에서 통쾌하게 만회했다.

MLB닷컴은 “전날까지 빅리그 통산 860타석을 모두 좌타자로만 나섰던 최지만이 오른손 타자로 처음으로 나서 비거리 131ｍ짜리 홈런을 쐈다”며 “타구 속도는 시속 177㎞로 올해 탬파베이 타자 중 가장 강력한 타구를 날렸다”고 소개했다.

정규리그를 대비한 여름 캠프 연습경기에서도 최지만은 오른손 타자로 나와 2루타를 친 적이 있다. 왼손 투수의 약점을 극복하려는 방법으로 마이너리그에서도 종종 연습했던 일이다.

MLB닷컴은 “최지만은 마이너리그에서 오른손 타자로 54번 타석에 등장해 타율 0.296을 치기도 했다”고 밝혔다.

최지만이 오른손 타자로서 기록한 마지막 공식 안타는 2015년 11월 26일 도미니카공화국 윈터리그에서 때린 것이다.

올해 연습경기에서 최지만이 우타자로 안타를 쳤다. 이때 그는 “투수의 훈련을 돕기 위해 우타자로 나섰던 것”이라고 말했고, 탬파베이의 케빈 캐시 감독도 “최지만이 정규시즌에서 우타자로 나서는 일은 보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들의 발언은 ‘연막작전’이었다. 실제로 최지만이 오른쪽 타석에서 홈런을 치게 되었으니 말이다.

MLB닷컴의 후안 토리비오 기자는 경기 후 인터뷰를 트위터로 전했다. 그에 따르면 “최지만은 캐시 감독이 여름 캠프 중 다가와 스위치 히터로 기용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밝혔다.

이날 최지만은 감이 좋아 스위치 히터로 뛰어보기로 결정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팀의 전략에 의해 ‘스위치 히터’ 최지만이 탄생되었음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7회 2루수 땅볼로 물러난 최지만은 2-4로 끌려가던 9회 말 2사 만루에서도 최지만은 오른손 타자로 타석에 섰다. 자신과 상대하던 토론토의 우완 마무리 켄 자일스의 부상으로 왼손 브라이언 모란으로 교체되자 최지만도 왼쪽 타석에서 오른쪽으로 옮겨갔다. 볼카운트 3볼 1스트라이크에서 볼을 골라 밀어내기 타점을 올렸으며, 우타자로 2타점을 수확했다.

이어진 만루에서 탬파베이는 브랜든 로의 2루수 내야 안타로 극적인 4-4 동점을 이루며 연장전에 들어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특별 규정으로 올해는 연장전에서 주자를 2루에 두고 공격하는 승부치기가 도입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토론토가 희생플라이로 1점을 따내 5-4로 앞섰다. 그러나 탬파베이는 연장 10회 말 토론토의 일본인 투수 야마구치 슌의 제구 난조로 1, 2루 기회를 얻었다. 이어 케빈 키어마이어의 2루타로 2점을 뽑아 6-5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이번 시즌에서 최지만은 타율 0.286을 기록했다.

소비자경제신문 김세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