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 개최
문 대통령, 교민 안전 및 원유수급 문제 등 면밀 검토 지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례적으로 NSC 참석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6일 오후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가 열렸다. 중동 지역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감안해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이날 회의에 참석했다. 사진은 지난 12월 20일 한 행사장에서 측근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성윤모 장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6일 오후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가 열렸다. 중동 지역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감안해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이날 회의에 참석했다. 사진은 지난 12월 20일 한 행사장에서 측근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성윤모 장관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미국과 이란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고 중동 지역에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정부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었다. 중동 지역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긴급 회의에 참석했다.

청와대는 6일 오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고 이란 상황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이 이란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암살하면서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 따른 조치다.

NSC 상임위는 원래 매주 목요일 오후에 열리는데, 오늘 별도로 소집한 것은 중동 관련 상황이 엄중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과 이란의 긴장 관계는 국내 정세에도 영향을 미친다. 정부는 지난해 미국의 요청으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검토한 바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걸프 지역 주요 원유 수송 루트로 현재 이란군의 통제력 아래 놓여있다.

미국은 지난해 6월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던 유조선에 대한 피격이 잇따르자 그 배후로 이란을 지목하고, 한국 등 동맹국에 민간선박 보호를 위한 호르무즈 해협 공동방위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청와대는 지난달 12일 정 실장 주재로 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한국 국민과 선박을 보호하고 해양 안보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기여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아덴만 해역에서 임무를 수행 중인 청해부대의 호르무즈 해협에 파병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달 중순 아덴만 해역에 도착하는 청해부대 31진 왕건함이 2월부터 강감찬함과 임무 교대하는데, 왕건함의 작전지역이 호르무즈 해협으로 변경된다는 관측도 제기된 바 있다.

◇ 문 대통령, “안보 상황, 현지 교민 안전과 원유 수급 문제 면밀히 살펴보라”

북미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정부가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모종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정부가 미국 측의 요청에 일정 수준 이상의 실질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겠냐는 분석이 우세했다.

그러나 파병결정이 쉽지는 않다. 위험 지역에 군대를 보내는 것에 대한 반대여론이 만만찮을 것이고, 이란과의 관계가 극도로 악화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원유의 상당량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우리나라는 현재 이란산 원유 수입을 하고 있지 않아서 당분간 원유 수급 자체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유 주요 수송로에 군사적 긴장이 고조될 경우 부차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은 있다. 특히 중동 내 다른 지역으로 긴장이 확대될 경우 국제 유가도 요동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해당 이슈가 정유업계를 포함한 국내 산업계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이날 NSC상임위에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참석시켰다. NSC 상임위는 국가안보실장과 외교·통일·국방부 장관, 국가정보원장 등이 참석하는 것이 보통이다.

문 대통령은 “안보 상황은 물론 현지 교민 안전과 원유 수급 문제도 면밀히 살펴보라”고 지시했다.

앞서 외교부는 조세영 제1차관 주재로 대책 회의를 열어 재외국민 보호 현황을 점검하고 대책반을 가동했다. 정부는 호르무즈 파병 여부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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