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경제신문 최송목 칼럼] 흘러가는 우리 앞의 강물은 늘 같은 것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계속 지나가고 있고, 다른 물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내가 세웠던 원칙, 가정(假定), 계획은 항상 과거의 유물이다. 그러므로 과거에 채택했던 전략들이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고 기회를 잡는데 적절한 것인지를 계속 점검하고 확실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옥스퍼드 대학교의 ‘고용의 미래 보고서’는 “자동화와 기술 발전으로 20년 이내에 현재 직업의 47%가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한다. 세계경제포럼의 ‘미래고용보고서’는 “2020년까지 전 세계 710만 개 직업이 사라지고 대신 210만 개의 새로운 직업이 생겨난다”라고 전망했다.

세계경제포럼의 창립자인 클라우스 슈바프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은 지금까지 인류가 경험했던 산업혁명보다 그 규모와 범위, 복잡성이 가장 크며,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일들이 펼쳐질 것이다”라고 예견한다.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는 “앞으로 15년 후까지 대학의 절반가량이 문을 닫을 것이다”라고 경고하고 있고 세계경제포럼은 “현재 초등학생이 갖게 될 일자리의 65%가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전혀 새로운 일자리가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라이프 스타일도 달라지고 있다. 사람들이 시간과 돈을 어떤 곳, 어떤 활동에 쓰느냐를 알면 향후 소비행태와 이들로부터 파생되는 정치, 사회, 경제, 문화 등 거의 모든 분야의 변화 예측이 가능하다. 이 시대의 CEO는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정보 바다를 항해하면서 고기를 잡는 어선의 선장과도 같다. 라이프 스타일과 소비시장의 큰 흐름을 파악하면서 세상의 '급물살'을 따라가는 것이다.

건물 하나 없이 호텔 업계를 무너뜨린 에어비앤비, 택시 없는 운송회사 카카오택시, 지점도 직원도 없는 은행 케이뱅크, 음식점 없는 배달의 민족 등 지금 시대는 흐름의 변화, 기술의 변화 중심에 있다. 또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사람들은 빠른 속도로 그 기술에 적응하며 순식간에 흐름을 바꿔놓는다.

지난 20~30년 동안의 변화보다 최근 10년 동안의 변화가 인간의 삶을 더 획기적으로 변화시켰고, 그 변화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마치 수 천 년 전 아라비아 상인들이 밤하늘의 별자리를 보고 실크로드를 찾아가던 것과 같은 형국이 펼쳐지고 있다.

아무런 전조 없이 다가오는 미래는 없다. 우리는 항상 미래에 관심이 많고 앞으로 직면하게 될 새로운 문제를 예측,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다. 트랜드는 미래예측의 중요한 지표다. 통상 트렌드란 10년 이상 같은 지속하는 속성을 가진 사회현상을 말한다. 하지만 요즈음은 1년의 단위로 관찰하기에도 세상 변화 속도가 너무 빠르다.

이럴 때일수록 개인과 조직의 지속적 성장을 위해서는 앞날을 내다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특히 리더는 매일 뭔가를 결정하고 해결하고 책임져야 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바로 눈앞의 현실과 매출도 중요하지만 이런 트렌드 관찰을 통하여 미래를 통찰하는 눈과 넓은 시야를 가져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기술 발달의 방향과 사회현상의 변화를 주목하여 장기적 관점에서 목표를 잡고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길게 보라 (THINK LONG TERM)” 시애틀 아마존 본사에 걸려있는 CEO 제프 베저스의 말이다.

하지만 빠른 세상의 속도와 많은 변수에 따라 전문가들의 깊이 있는 분석자료 또한 많아졌지만, 막상 CEO가 결단을 내리기란 쉽지 않다. 본질을 보는 통찰의 힘이 필요하다.

통찰(洞察)이란 예리한 관찰력으로 사물을 꿰뚫어 보는 것, 영어로는 ‘내부를 본다’라는 의미의 인사이트(insight)다. 나아가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훑어보는 통람(通覽)을 뜻하는 통찰(通察, overview) 의미도 담고 있다. 세상의 흐름을 바라보는 사장의 눈높이가 곧 그 회사의 수준이고, 그의 생각이 곧 회사의 품질이다.

눈 덮인 호수의 살얼음판 같은 빙판 위에서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하는 CEO의 통찰력은 회사 방향 설정에서 핵심 키워드다. 세상 흐름의 급물살 속 감춰져 있는 본질을 보는 유일한 방법은 통찰뿐이다. 본질은 속도와 무관하며 무형일 수도 유형일 수도 있다. 이때 흐름과 속도를 대항하는 길은 따라잡는 것이 아니라 멈추고 사색하는 것이다.

《참고문헌》

1. 로저 본 외흐, 박종하 역, 상상력의 한계를 부수는 헤라클레이토스의 망치, (주)북이십일, 2004

2. 박영숙, 제롬 글렌, 세계 미래보고서 2018, 비즈니스북스, 2017

3. 최은수, 4차 산업혁명 그 이후 미래의 지배자들, 비즈니스북스, 2018

4. 서용구. 박명현, 2030 미래에 답이 있다, 이서원, 2014

5. 정진홍, 인문의 숲에서 경영을 만나다, 21세기북스,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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