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40대 역류성식도염 환자가 급증…2번째인 11월보다 약 3~4만명 이상 증가
올바른 생활습관 유지 필요…술자리 피할 수 없다면 과식·기름진 음식 섭취 피하기

연말 잦은 술자리에서 장을 자극하는 음식이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연말 잦은 술자리에서 장을 자극하는 음식이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많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소비자경제신문 박은숙 기자] 최근에는 회식자리에서 폭음을 하는 경우가 적지만 연말에는 상대적으로 음주량이 늘어난다. 따라서 사람들은 음주로 인해 각종 소화기질환 고통에 시달린다. 흥겨운 연말 술자리에서 마신 술이 소화기에 '적신호'를 보낸다.

연말에 술자리가 이어지면서 각종 소화기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과음 후 속쓰림이나 설사, 복통 등 증상이 나타나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소화기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12월에 40대 역류성식도염 환자가 급증한다. 잦은 술자리와 야식, 기름진 음식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통계에 따르면 1년 환자 중 12월 환자가 10% 정도를 차지해 연간 가장 많은 환자 수를 기록했다. 또 12월에 40대 환자가 13%를 차지하고, 2번째로 많은 11월보다 약 3~4만명 이상 많은 수치다. 30대 이하 젊은 환자는 8월에 상대적으로 높았다.

더불어 술자리 후 가슴이 답답하고 신물이 올라온다면 역류성식도염일 가능성이 높다. 역류성식도염은 위와 식도 사이 괄약근의 기능이 떨어지면서 위 속 내용물과 위액 역류가 반복되는 대표적인 위장질환이다.

역류성식도염 대표적인 원인은 잘못된 생활습관이다. 특히 술이나 담배, 카페인은 위와 식도 사이 괄약근 압력을 낮추고 위산 분비를 촉진시켜 역류성식도염을 유발한다. 또 과식이나 야식 후 바로 눕는 습관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술을 마신 다음날 지속적인 설사나 복통을 경험한다면 과민성 대장증후군 가능성을 의심할 수 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특별한 질환 없이 복통이나 설사, 변비와 같은 기능적인 문제가 나타나는 증상이다. 배변 장애 외에도 두통, 불안, 피로감 등을 동시에 느끼는 경우도 많다.

과민성 대장증후군 원인은 불규칙한 식습관과 음주, 스트레스 등이다. 특히 연말에 잦은 술자리로 알코올과 당류, 기름진 안주 등 장(腸)을 자극하는 음식을 자주 섭취해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악화시킨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위장경련을 막는 진경제, 유산균, 지사제, 변비약, 비흡수성 항생제 등으로 치료를 한다. 또 필요에 따라 항우울제 치료가 고려된다. 하지만 자극성 변비약을 장기간 섭취하거나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장을 자극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음주량을 조절하고 올바른 생활습관 유지가 필요하며 금주가 어려우면 정기적 검진을 받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지혜 차 의과학대학교 강남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역류성식도염은 약물로 치료할 수 있지만 재발도 잦아 조기치료와 정기적인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며 “일정한 식사시간과 식사량 등 올바른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연말을 맞아 술자리를 피할 수 없다면 과식이나 기름진 음식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알코올 섭취로 인한 부작용은 간 손상이 대표적이다. 몸에 흡수된 알코올은 간에서 분해되지만 독성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가 간에 손상을 준다. 이러 간 손상이 계속 이어지면 알코올성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 등이 발생하고, 심하면 간경변증도 나타난다. 특히 이러한 간 질환은 자각이 어렵고, 진행된 섬유화 상태에서는 완전한 회복이 어려워 주의가 필요하다.

김 교수는 “본인의 주량을 넘어섰음에도 술을 강요받는 경우 마시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실히 표현해 음주량을 조절해야 한다. 이런 의사가 존중되는 문화도 정착돼야 한다”며 “가능한 한 음주 횟수나 양을 줄이고, 건강진단을 통해 간 기능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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