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무협, '2019년 간호조무사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국회좌담회' 개최
최저임금 미지급·근로환경 열악…법 위반율 매우 높다

'간호조무사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국회좌담회'에서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국회의원이 개회사를 전하고 있다.(사진=소비자경제)
'간호조무사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국회좌담회'에서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국회의원이 개회사를 전하고 있다.(사진=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신문 박은숙 기자] 환자에게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간호조무사 근로환경 조사결과 발표됐다. 노동 가치를 우선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간호조무사 의료근무 현장은 3년 동안 크게 변하지 않았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이하 간무협)는 윤소하 정의당 국회의원과 함께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2019년 간호조무사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국회좌담회'를 개최했다.

간호조무사는 현재 간호 인력 절반을 차지한다, 중소병원과 농어촌 의료기관에서는 환자들을 가장 근접해서 보건의료를 행하고 지탱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첫 실시한 간호조무사 임금과 근로환경 실태조사는 약 20만 명 활동 간호조무사 중 절반 이상이 근무하고 있는 1차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따라서 보건의료기관에서 간호조무사에 대한 열악한 처우를 제대로 알고 방안을 마련하자는 취지다.

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간호조무사 62%가 최저임금 이하의 임금을 받고 있다. 한 직장에서 10년 이상 근속하여도 40% 가량은 최저임금 이하를 수령하는 등 간호조무사 경력에 임금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윤소하 의원은 “여전히 간호조무사들은 저임금, 장시간 노동, 적은 휴가일수의 열악한 근로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며 “법적으로 보장되는 최저임금, 연차휴가제공, 근로계약서 작성 등 현행법에 명시된 권리가 보장되고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보건복지부가 간호조무사에 대한 근로실태조사를 시작한 지 1년이다. 하지만 이번 실태조사 결과에서 간호조무사들이 근무하는 의료현장의 현실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홍옥녀 간무협 회장은 “간호조무사가 행복해야 환자가 행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며 “의료현장 일선에서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다루는 간호조무사 역할에 걸맞는 대우가 이루어져야 한다. 간호조무사, 환자의 행복은 그 위에서 비로소 가능하다. 근무환경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사업주와 직접 문제 해결할 수 있는 창구 필요…지속적인 최저임금 교육과 홍보강화 필요

홍정민 노무법인 상상 노무사가 '간호조무사 임금,근로조건 실태 조사'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소비자경제)
홍정민 노무법인 상상 노무사가 '간호조무사 임금,근로조건 실태 조사'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소비자경제)

‘간호조무사 임금·근로조건 실태조사’를 진행한 홍정민 노무법인 상상 노무사는 전국 3760명 간호조무사를 대상으로 실태조사 한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2017년 조사인원은 8664명, 2018년은 5803명이다. 홍 노무사에 따르면 크게 변하지 않은 근로환경으로 조사에 응하는 간호조무사가 감소됐다.

조사결과에서 근로계약서 작성, 교부 위반은 38.2%, 최저임금 미지급이 21.1%, 연차휴가수당 미지급 54.1%, 휴일근무수당 미지급이 51.4%, 휴게시간 미준수 등 법 위반율이 매우 높았다.

최근 2년간 최저임금이 인상되었지만 의원급에서 최저임금을 인상시키지 않았다. 홍 노무사는 "의원급 근무 간호조무사는 최저임금 미만을 받더라도 사업주에게 개인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기 어려운 환경이 많다. 최저임금 미만 신고센터 등을 통해 고용노동부나 사업주와 직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고, 지속적인 최저임금 교육 및 홍보강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력이 10년 이상인 경우의 최저임금 이하 지급율이 50.9%, 현 사업장 근소기간이 10년 이상인 경우의 최저임금 이하 지급율도 41.3%로 임금수준이 매우 열악했다. 한 직장에서 10년 이상 근속하여도 40%가량은 최저임금 이하를 수령하는 등 간호조무사 경력에 임금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 현실이다.

더불어 간호조무사 휴가 신청도 눈치보는 경우가 많았다. 노동조합이 설립되어 있는 비율은 12.2%에 불과하다. 하지만 임금과 휴가, 상여금 등 노동조건에 있어 설립 사업장이 미설립 사업장보다 조건이 좋은것으로 나타났다. 

다양한 분야에서 제기되는 사회적 문제 성희롱과 폭력 피해 경험도 높았다. 성희롱 피해 경험은 24.6%, 폭력 피해 경험은 32.9%로 전년보다 피해 경험율이 높았으나, 피해에 대해 법적·제도적으로 대응을 한 비율은 1% 미만으로 전년도보다 낮았다.

홍 노무사는 "피해자들이 대부분이 성희롱 및 인권침해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음에도 제대로 된 구제를 받지 못하고 피해 경험만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점규 직장갑119 운영위원은 "간호조무사들이 소박한 요구를 제기했다. 의료보건현장에서 성심병원 장기자랑 갑질 비롯해 직장내 성희롱과 폭력은 있어서 안된다"며 "최저임금 인상 같은 문제는 당장 해결 어렵다. 하지만 인간적인 대우는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말했다. 

정부도 간호조무사 처우 개선을 공감했다. 김경민 고용노동부 근로감독정책과 사무관은 "종합병원 이하 의료기관들에 대한 근로감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병의원장들이 노동 관련 전문성이 떨어지니 근무환경 위반에 대해 예방하는 차원의 지원도 이어갈 생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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