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기획] 비닐 폐기물 연간 1000톤…공항 면세품 인도장 ‘필환경’ 대책 절실
[소비자기획] 비닐 폐기물 연간 1000톤…공항 면세품 인도장 ‘필환경’ 대책 절실
비닐 사용 규제와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공항 면세품 인도장
면세점 비닐쇼핑백 관련 개정안 계류 중
일회용품 줄이려는 자체 노력 및 정부 당국 정책적 관심 요구
  • 이한 기자
  • 승인 2019.12.16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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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6일,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품 인도장에서 소비자들을 기다리는 면세품들. 대부분 비닐 포장재로 여러겹 포장되어 있다. 사진 속 브랜드와 제품은 기사 속 특정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소비자경제)
지난 12월 6일,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면세품 인도장에서 소비자들을 기다리는 면세품들. 대부분 비닐 포장재로 여러겹 포장되어 있다. 사진 속 브랜드와 제품은 기사 속 특정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공항 면세품 인도장에서 매일 수많은 비닐 폐기물이 쏟아지고 있다. 제품을 안전하게 운송하기 위해서지만, 그로 인한 환경 악영향이 너무 크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된다. ‘뽁뽁이’와 커다란 비닐 쇼핑백을 줄이기 위한 자발적인 노력들이 시작됐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공항 면세품 인도장에서 물건을 받으면 2중 3중으로 꼼꼼하게 일회용 비닐 포장이 되어 있다. 깨지기 쉬운 물건은 에어캡(뽁뽁이)으로 두껍게 포장돼 있고 그 제품을 다시 비닐봉투에 넣은 다음에 다시 커다란 비닐 면세점 가방에 넣어준다.

비닐 가방을 그대로 들고 비행기를 타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적잖은 소비자들이 짐 부피를 줄이기 위해 제품을 바로 뜯어 캐리어에 넣고 비닐은 버린다. 최근 대만에 다녀온 39세 이 모씨는 “지인에게 부탁받은 향수와 선물용 화장품 등을 구입했더니 커다란 비닐 쇼핑백 3개와 뽁뽁이 여러장이 나왔다. 쓰레기가 너무 많이 나오는 것 같아 염려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도착지에서 물건을 개봉하느라 비닐 포장지를 공항에 버리지는 않았으나, 그게 어디든 간에 자신이 배출한 일회용 쓰레기가 환경을 오염시킨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면세품 인도장에는 여행객들이 버린 비닐쓰레기가 매일 산더미처럼 쌓인다. 면세물품을 대량으로 구매해 재판매하는 중국 상인들이 한 번에 캐리어 여러 개에 담길 만큼의 물건을 구매하기도 한다.

◇ 비닐 사용 규제와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공항 면세품 인도장

이처럼 공항 내 면세품 인도장은 과대 포장과 1회용 비닐 사용이 매우 익숙한 곳이다. 대형마트나 편의점과 달리 일회용 비닐봉투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봉투값’도 없이 무료로 제공한다. ‘필환경’ 이슈에 역행하는 처사다.

환경부의 ‘자원재활용법’에 따라 일회용 봉투 사용은 불법이지만, 면세점은 규제 대상인 유통산업발전법상 대규모 점포에 해당되지 않는다.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환경부와 관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의 비닐쇼핑백 사용량은 2017년 6641만장이었고 지난해에는 7984만장으로 집계됐다. 봉투형 에어캡 사용량은 지난해 6136만장으로, 2년만에 50% 가량 급증했다.

지난해 면세점에서 사용된 쇼핑백과 봉투형 에어캡 등 일회용 비닐은 총 1억 4120만장에 달한다. 지난해 면세점 이용객이 약 4800여명이니 1인당 3장씩 일회용 비닐을 사용한 셈이다. 봉투형이 아닌 롤형 에어캡(뽁뽁이) 38만 롤이 사용되었음을 감안하면 비닐 사용량은 더욱 늘어난다.

인천공항의 비닐폐기물 처리톤수는 연간 1000톤이 넘는다. 에어캡과 비닐 쇼핑백을 감축해야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는 이유다.

물론 항공 안전 등의 이유로 일정 용량 이하의 액체류 등은 투명한 비닐백에 담아 탑승해야 하는 등의 이슈도 있다. 하지만 면세품과 관련해 다량으로 발생하는 비닐 포장지는 줄여야 한다는 취지에는 업계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 면세점 비닐쇼핑백 관련 개정안, 국회에서 계류 중

신창현 의원은 면세점에서 지급하는 비닐쇼핑백 등 일회용품을 유상 판매하는 내용을 담은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신 의원은 “면세점에서 비닐 폐기물이 대량으로 발생하는데도 공항 자체의 특수성 때문에 이제까지 관리 사각지대에 있었다”고 지적하면서 “모든 면세점 비닐백에 환경부담금을 부과하고, 친환경적인 대체 포장수단을 도입해 근본적으로 폐기물을 억제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면세점이 1회용품 규제 대상업종에 포함되고, 친환경 포장재 대체 등 저감노력을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신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에는 면세점에서 지급하는 비닐쇼핑백 등 1회용품을 유상으로 판매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1회용 봉투나 쇼핑백은 환경부의 규제 대상이지만 직접적인 단속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공항은 국토교통부의 관할이고 면세점은 관세청 소관이기 때문에 면세점은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다.

이 법안은 올해 8월에 발의돼 정기국회에서 본격적인 논의가 기대되었으나 국회 일정이 예상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현재 답보 상태다.

입법과는 별개로 업계의 자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신 의원실에서 주최한 국회 토론회에서 자발적 협약에 대한 의견이 나왔다. 당시 토론회에는 환경부를 비롯해 면세점협회와 자원순환사회연대 등이 참석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자발적 협악안에 대한 의견도 일부 나눴다.

◇ 업계 자체 노력 시행 중, 정부도 정책 마련 나서야

실제로 업계에서도 관련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면세점의 경우 물류센터에서 공항 인도장까지 상품 운송 수단을 개선해 비닐포장재 사용을 대폭 절감한다.

롯데면세점은 행낭으로 이용하던 기존 운송방식을 바꿔 별도의 전용 용기를 사용함으로서 에어캡 사용을 줄인다. 행낭은 상품의 파손을 막기 위해 제품마다 각각 에어캡을 사용했으나 재활용이 가능한 용기에 면세품을 담아 운송함으로서 파손을 막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와 관세청 등은 공항 통합물류창고에서 면세품을 운송할 때 기존에 사용하던 행낭 외에 박스류를 추가로 허용한다는 내용으로 ‘보세판매장 운영에 관한 고시’를 개정했다.

계획대로 이뤄지면 공항 인도장에서 생기던 비닐포장재 중 연간 약 400톤의 에어캡 사용량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면세품은 물건을 구매한 후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받기까지 유통과정이 길다. 그 과정에서 파손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하고, 항공 관련 안전규정 등에 따라 일부 비닐 포장 사용이 필수적인 부분도 있다. 하지만 그 문제를 감안하더라도 산더미처럼 쌓이는 비닐 쓰레기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숙제는 여전하다.

소비자 개인들이 가정과 사무실에서 일회용품 줄이려는 노력을 꾸준히 기울이더라도 대량으로 배출되는 비닐 쓰레기가 대책 없이 쌓인다면 '친환경'을 넘어 '필환경을' 추구한다는 요즘의 산업 트렌드에 역행하는 행보다. 업계와 정부의 공통적인 노력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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