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산업'의 판도 바꿀 '오픈뱅킹' 오는 18일 전면 시행
소비자 만족도 높아, 산업의 경쟁은 심해질 것

IBK기업은행은 오는 17일까지 오픈뱅킹 이벤트를 진행한다. 18일 오픈뱅킹 전면 시행시에도 이벤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사진=IBK기업은행 제공)
IBK기업은행은 오는 17일까지 오픈뱅킹 이벤트를 진행한다. 18일 오픈뱅킹 전면 시행시에도 이벤트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사진=IBK기업은행 제공)

[소비자경제신문 이승리 기자]  가입한 모바일 앱으로 다른 은행 계좌 조회 등의 금융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오픈뱅킹'이 시범 운영 기간을 거쳐 오는 18일 전면시행된다. 지난 10월 말 10개 은행이 서비스를 시범 실시한 지 두 달여만이다. 한 군데서 여러 곳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편리미엄'한 서비스는 금융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은행산업'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에 따르면 오픈 첫날인 10월 30일 51만 명이 가입, 94만 계좌가 등록된 '오픈뱅킹'은 11월 28일까지 총 239만 명이 551만 계좌를 등록하는 등 가파른 이용자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광주은행, 대구은행 등 은행의 참여 은행 확대와 어카운트인포 서비스 연계로 예·적금을 포함한 계좌 자동조회 후 등록 가능, 출금이체시 최종수취계좌를 확인할 수 있게 되는 등 서비스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18일 '오픈뱅킹' 전면시행…시범 서비스 즐긴 고객은 즐겁다

금융위가 발표한 서비스 10월 30일부터 11월 28일까지의 총 이용건수는 잔액조회가 3.972만 건,출금이체 116만 건 등 총 4,964만 건으로 일평균 165만 건이었다. 그렇다면 양적인 성과를 거둔 '오픈뱅킹'에 대해 소비자가 느끼는 만족도는 어떨까?

마케팅·여론 조사 전문기관인 NICE디앤알에 조사에 따르면 오픈뱅킹 이용 경험자의 오픈뱅킹 이용 만족도는 76.6%로, 매우 높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NICE디앤알은 오픈뱅킹 이슈와 관련된 이번 금융시장 기획조사를 위해 '오픈뱅킹 인지도 및 이용 경험'에 대한 설문'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금융소비자 리포트'로 발표했다. 설문은 전국 만 20세부터 59세까지 금융거래 소비자5,957명을 대상으로 지난 11월 13일부터 17일까지 메일을 통해 진행됐다.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1.3%p이다.

오픈뱅킹 이용 경험자는 '귀하께서 이용해 보신 오픈뱅킹 서비스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십니까?' 등의 문항에 대해 압도적으로 '긍정 답변'을 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매우 만족 30.8% △만족 45.8% △보통 20.7% △불만족 1.9% △매우 불만족 0.9% 등으로 나타나 만족~매우만족 구간의 감정이 76.6%를 차지했다.

다만, '오픈뱅킹' 이용율은 전체 응답자의 7.5%로, 오픈뱅킹을 인지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인 61.5%의 1/8 수준이었다. 

'이용 이유'에 대해서는 △평소 해당 은행의 모바일뱅킹 앱을 이용해서(20%) △주거래 은행이라서(19.2%) △오픈뱅킹 이벤트 행사 참여(19.1%) △배너 광고 보고(11.6%) △은행 직원 권유(6.9%) △기사 혹은 광고(6.3%) △주변 지인 추천(6%) △어떻게 다른지 궁금(5.8%) △다양한 혜택 및 부가서비스 제공(5.2%) 순이었다.

즉, 아직은 차별적 특징을 경험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관성적, 이벤트 참여 등에 의한 이용이 많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비교적 낮은 이용율과 수동적 이용 사유에도 불구하도 NICE디앤알은 '오픈뱅킹' 등장이 향후 금융시장의 판도를 변화시킬 요인으로 주목했다.

NICE디앤알은 보고서를 통해 "비대면 거래가 급속히 확산되고 한 은행에 대한 관성적 거래 성향이 감소해 가는 시장 상황에서 오픈뱅킹의 등장은 이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실제로 NICE디앤알의  모바일 앱 분석 서비스 '앱 마인더'에 따르면 오픈뱅킹이 금융산업 전반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 지 확인할 수 있는 결과들이 포착됐다. 오픈뱅킹 시범 서비스 첫날인 10월 30일을 기점으로 간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토스 앱 이용자수가 감소한 반면, 시중은행 앱은 이용자수가 증가한 것이다. 

해당 설문은 앱 마인더를 이용한 만20세부터 59세까지 전국 스마트폰 이용자 약 1만명을 대상으로 한 로그데이터 수집 결과다.

코난테크놀로지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펄스K'의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지난 1년간 감성어 분석결과는 긍정적 응답이 76%, 부정적 응답 23%의 약 3배였다. 고연관 감성어로는 '간편'이 압도적인 1위였다.

어떻게 서비스가 되는지 궁금해서 오픈뱅킹을 이용해 봤다는 한 30대 직장인은 "10월 30일 시범서비스 시행 첫날 이용해봤다"며 "은행 별로 앱에 따로따로 들어가지 않아도 되니 편했다"는 이용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오픈뱅킹'이 바꾼 풍경, 업권의 경쟁 심화  

'편의성'을 증대하며 금융소비자의 지지를 얻고 있는 '오픈뱅킹'은 점차 은행 산업의 하나의 과제를 던져주며 치열한 '고객 확보'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당장 오는 18일 전면시행시 '핀테크' 사업자가 뛰어들며 기존 28개에서 174개로 크게 늘어난다.

핀테크산업협회 김대윤 회장은 "오픈뱅킹이 전면시행되면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기존 은행들과 다양한 핀테크 사업자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은행업권 역시 '오픈뱅킹 시행에 따른 고객 확보 경쟁 심화에 대응' 산업의 과제로 생각하고 있었다.

은행연합회는 오픈뱅킹이 '은행간 주거래 경쟁 심화로 충성고객 이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11일 '2020년 은행산업 전망과 과제'를 발표한 은행연합회는 해당 보고서를 통해 '은행간 고객 이동이 활발해진다면 예금을 기반으로 한 교차판매의 기회가 줄어들어 은행의 수익성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필드에 있는 은행 역시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오픈뱅킹 서비스 출시를 기념해 'IBK 오픈뱅킹 궁금하면 드루와~' 이벤트를 진행한데 이어 이번달에도 신규 가입 이벤트를 진행하며 막바지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오픈뱅킹 전면시행 전일인 17일까지 오픈뱅킹 이벤트 시즌2 ‘내 돈 찾고, 선물 더블로 받아’를 진행하는 것이다. 또한, 오픈뱅킹 전면 시행에 발맞춰 전용 신상품 출시와 가입 등 대규모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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