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차례 개최한 넥슨 콘텐츠 축제, 누적 관람객만 1만 3천명
게임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직접 참여, 스스로 '팬슈머'가 된다

최근 게임사와 '팬슈머' 소비자가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 교감하는 사례가 늘었다. 사진은 ‘삼국지조조전 ONLINE’ ‘군주의 밤 2019’ 행사장 전경 (사진=넥슨 제공)
최근 게임사와 '팬슈머' 소비자가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 교감하는 사례가 늘었다. 사진은 ‘삼국지조조전 ONLINE’ ‘군주의 밤 2019’ 행사장 전경 (사진=넥슨 제공)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게임은 혼자 즐기는 폐쇄적인 놀이일까, 아니면 유저들끼리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다양하게 소통하는 공간일까. 어떤 게임이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요즘은 후자의 경우가 더 많다.

게임사들도 유저들을 자사의 게임에 오래 머물게 하기 위해 다양한 오프라인 이벤트를 기획한다. 공식 카페 등 인터넷 게시판에서의 소통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 실제 유저들과 직접 만나 소통하는 경우가 많다.

넥슨 사례를 보자. 지난 6일, 넥슨은 자사 모바일 SRPG ‘삼국지조조전 온라인’의 오프라인 유저 행사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군주의 밤 2019’라는 이름으로 열린 대규모 행사다.

이날 행사에는 사전 신청을 통해 초청된 유저 200명이 참석했다. 게임 상위 랭커들이 출전하는 ‘경쟁전’ 토너먼트 준결승과 결승전을 현장에서 치뤘고, 관객들을 대상으로 정식 오프라인 게임 대회도 열었다.

넥슨 삼국지 온라인 담당 이효진 디렉터가 참가자들 앞에서 직접 마이크를 잡고 2020년 개발 방향을 발표했다. 게임 내에서 새로 도입될 시스템과 신규 콘텐츠 계획을 밝혀 관심을 끌었다.

이효진 디렉터는 “오늘도 뜨거운 관심을 갖고 참석해 주시고 생중계로 지켜봐 주신 모든 유저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하면서 “유저분들과 소통을 잊지 않는 라이브 서비스로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언급했다.

◇ 8차례 개최한 넥슨 콘텐츠 축제, 누적 관람객만 1만 3천명

넥슨이 게임 소비자들과 오프라인에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넥슨은 이미 지난 11월 30일과 12월 1일 이틀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사옥에서 ‘네코제(넥슨 콘텐츠 축제)’를 열고 유저들과 직접 만났다. 네코제는 지금까지 총 여덟 차례 개최됐고 누적 관람객은 1만 3천명을 넘어간다.

12월 초 열린 네코제8에는 만화와 소설, 개인상점, 코스튬 플레이, 아트워크 등 네 개 분야에 99개 팀 151명의 유저 아티스트가 참가했다. 50개 팀이 참여한 개인상점은 사이퍼즈 캐릭터에서 모티브를 딴 향수부터 버려진 핸드백에 핑크빈 디자인을 가미해 만든 업사이클 공예품까지 다양한 상품들이 나왔다.

마비노기, 마비노기 영웅전, 메이플스토리, 엘소드, 천애명월도, 클로저스, 테일즈위버, 메이플스토리M 등 인기 게임 위주의 8개 팀도 부스를 꾸려 관람객을 맞았다. 홍보실 직원들로 구성된 판교 벼룩시장 팀이 만든 티셔츠 200장은 행사 시작 5시간 만에 완판됐다.

신규 던전 등 겨울 업데이트 단서가 담긴 쪽지를 공개한 마비노기 부스를 비롯해 메이플스토리 속 세계를 그대로 옮긴 듯한 핑크빈 하우스와 예티 더 카페(CAFE)는 1시간이 넘는 입장 대기열이 발생할 만큼 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 게임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직접 참여, 스스로 '팬슈머'가 된다

이 행사들은 단순히 게임 관련 콘텐츠를 구경만 하는데서 그친 게 아니라 소비자들이 직접 참여하고 때로는 관련 콘텐츠를 재생산하는 과정에서 의미가 있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후원하고 사내 문화예술 체험 프로그램 넥슨포럼이 협업한 원데이클래스는 엘소드·메이플스토리 아트토이 등 2차 창작 과정과 클로저스 김하루 성우와 함께 실제 게임 대사를 녹음하는 체험 과정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음악인 하림이 예술감독을 맡은 네코제의 밤이 개최됐다. 이날 무대에 선 마더바이브, 메디아루나, 두번째달은 카트라이더 등 게임에 사용된 테마곡을 다양한 장르로 변주한 음악 공연을 선보였다.

개인상점 아티스트인 감자밭새싹들은 “마비노기를 소재로 한 메모지, 달력, 아크릴 스탠드 등 다양한 상품을 제작했다”며 “온라인에서 게임을 즐기기만 하다가 오프라인에서 창작 활동까지 할 수 있는 게 네코제만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

권용주 넥슨 IP사업팀장은 “밀레니얼 세대에게 네코제는 상품을 구매할 뿐 아니라 넥슨 브랜드를 경험하고 공감하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며 “충성도 높은 이용자 중심 행사에서 다양한 콘텐츠 기업과 함께 하는 확장형 축제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게임은 혼자서 즐기는 게 아니라 여럿이 함께 즐기는 놀이다. 과거 오락실 문화도 소위 ‘끝판’을 깨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친구와 같이 노는 문화로서 의미가 있었다. 게임소비자와 게임사의 오프라인 행사는 게임의 본질적인 재미를 강조하면서 기업과 소비자가 함께 소통했다는 면에서 의미가 깊다.

소비자들은 스스로 '팬슈머'가 되고, 기업 역시 딱딱한 마케팅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소통을 통해 그들과 교감한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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