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술병 연예인 사진 금지법 발의
OECD 회원국 중 술병에 유명 연예인 사진 붙여 판매…한국이 유일
술병에 연예인 사진…청소년에 음주미화·소비권장 하지 않도록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소주 제품이다.(사진=소비자경제)
서울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소주 제품이다.(사진=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신문 박은숙 기자] “시대가 변해서 젊은 시대는 술로 친목 다진다는 옛 방식이 불편해한다. 하지만 다니고 있는 회사는 그대로다. 젊은 직원이 입사하면 잘 적응 못한다. 술이 회사 분위기 망칠 때도 한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음주로 인해 건강이 많이 나빠졌다. 술에 대한 인식이 전 사회적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김 모씨, 45세, 남)

“입사한지 얼마 안 됐다. 다니고 있는 회사는 술을 선호하지 않는다. 술보다 건전한 문화회식이나 점심 회식을 주로 한다. 맑은 정신에서 대화하고 친해지니 너무 좋다.” (이 모씨, 24세, 여)

술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바뀌고 있다. 삶의 질 향상으로 사람들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길 원한다. 이에 국회는 관대한 음주문화에 대한 정책 필요성을 느끼고 주류광고에 손 대기 시작했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9일 술병에 유명 연예인 사진을 부착하는 광고를 하지 못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주류용기 자체에 유명인 사진을 부착해 광고하지 않도록 했다. 기존 시행령에 규정된 광고 제한 내용을 법률로 상향 조정하여 실효성 있는 주류광고 기준을 운영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자는 주요 내용을 담고 있다.

술과 담배 성분은 비소, 카드뮴과 같이 1급 발암물질인 동시에 중독물질이다. 알코올성 간 질환 등 음주 관련 질환으로 매일 13명이 사망하고 연간 사망자 수는 4천800명(2017년 기준)에 이른다. 음주가 초래하는 사회경제적 비용은 연간 9조4524억원으로 흡연(7조1258억원)이나 비만(6조7695억원)보다도 높다.

더불어 주취, 폭력 등은 사회 안전마저 위협하고 있다. 경찰청 지난해 범죄통계에 따르면 2017년 주취 상태에서 저지른 범죄가 3분의 1을 차지했다. 주취 상태에서 저지른 범죄는 살인 시도 범죄자(36.9%), 성폭행범죄자(29.1%), 폭력범죄자(30.3%) 등이다.

도로교통공단 올해 교통사고통계분석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4-2018) 음주운전에 의한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441명이다.

음주로 인한 폐해는 개인 차원을 넘어 전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현재 담뱃갑에는 암 환자 경고 사진이 붙어있는 반면 술병에는 연예인 홍보사진이 붙어있다. 상대적으로 미온적인 음주정책으로 현행법에 주류광고에 대한 구체적인 규제가 없는 실정이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인 남인순 의원 질의를 통해 OECD 회원국 중 술병에 유명 연예인의 사진을 붙여 판매하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는 것이 알려졌다.

남 의원은 “술 광고에 인기 여성 연예인을 이용해 광고하는 것은 음주를 미화하고 소비를 권장하는 등 청소년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성 상품화라는 지적도 많이 제기되고 있다”며 “최소한 술병 용기 자체에는 연예인 사진을 부착해 광고하는 것은 시정되어야 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개정안을 계기로 단순히 술병에 연예인 사진을 부착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에 그치는것이 아니다”며 “지나치게 관대한 음주문화를 개선하는 등 실질적인 절주 효과가 나타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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