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돋보기 #⑲권세창] 한미약품 신약개발부문 리더…글로벌 기업으로 이끌 수 있을까?
[CEO돋보기 #⑲권세창] 한미약품 신약개발부문 리더…글로벌 기업으로 이끌 수 있을까?
지난달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 절차
실력을 인정받고 글로벌 신약 개발 회사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 박은숙 기자
  • 승인 2019.12.09 1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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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권세창 사장과 클래리베이트 데이비드 리우 APAC 총괄 부사장이 6일 진행된 트로피 수여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미약품 제공)
한미약품 권세창 사장(오른쪽)과 클래리베이트 데이비드 리우 APAC 총괄 부사장이 6일 진행된 트로피 수여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한미약품 제공)

[소비자경제신문 박은숙 기자] 권세창 사장은 한미약품 신약개발부문을 이끌고 있다. 손대는 신약 후보물질이 성공해 미래를 만드는 사람이라고 불린다.

한미약품은 1990년대부터 국내 제약산업을 선도하는 신약 라이선스 성과를 지속적으로 창출해왔다. 유수의 글로벌 제약기업들과 공고한 파트너심을 통해 한국의 글로벌 혁신신약 창출에 다가서고 있다.

지난달 미국 스펙트럼에 기술수출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허가 되면 한미약품 첫 미국 진출한다. 권 사장은 “20여 년간 개발한 바이오신약이 드디어 결실을 보는 것”이라고 기대했다.

◇ 제대로 된 신약 개발 꿈…대기업에서 중소 제약사로 이직

권 사장은 제대로 된 신약 개발에 목이 말랐다. 당시 잘 알려지지 않은 한미약품은 내실이 탄탄한 최첨단 연구 설비를 갖추어 권 사장은 과감하게 이직했다.

권 사장은 1996년 한미약품에 입사했다. SK케미칼 전신 선경인더스트리의 생명공학 팀장을 그만두고 한미약품으로 옮겼다. 당시 한미약품은 잘 알려지지 않은 중소 제약기업에 불과했다.

선택에는 이유가 있다. 당시 경기 성남시 판교에 자리한 한미약품 연구센터를 방문하면서 비전을 보았다. 권 사장은 “건물 외관은 허름했는데 내부는 완전히 달랐다. 최첨단 연구 설비를 갖추고 있었다. 연구개발(R&D)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역동적인 조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이곳에서라면 제대로 신약 개발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첫인상을 전했다.

권 사장은 “신약 개발은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과정이다. 중요한 건 실패해도 손을 놓지 않고 다시 도전하는 것이다. 도전에는 많은 리스크가 따른다. 한미약품은 실패하더라도 거기에 집착하지 않고 그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지 묻는다. 그게 신약 개발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권 사장이 합류한 뒤 한미약품은 본격적으로 바이오신약 개발에 뛰어들었다. 한미약품 연구센터 연구위원으로 입사한 그는 연구원 5명과 바이오팀을 꾸렸다. 당시 연구센터는 30여 명 규모로 바이오팀장을 맡았다. 그는 차별화된 신약 플랫폼 개발에 들어갔다. “한때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도 검토했지만 우리는 R&D 중심 회사라는 것을 항상 잊지 않았다. 설비 투자보다 기술에 투자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 글로벌 트렌드 선점한 약물만이 성공…다국적 제약사들과 개방형 혁신을 해야

이때 개발한 플랫폼은 랩스커버리다. 랩스커버리는 바이오 의약품의 약효 지속 시간을 늘려 투여 횟수와 투여량을 줄여 효능을 개선하는 기술이다. 권 사장한테는 10년 이상 연구해 만들어 낸 랩스커버리는 자식과 같은 존재다. 이 플랫폼과 관련해 특허만 약 1500개를 출원했다.

FDA에 허가를 신청한 롤론티스는 최초로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단백질 의약품이다. 신약 허가를 신청하기까지 14년이 걸렸다. 권 사장은 “신약 개발은 오랜 시간 축적된 노하우와 기술력이 총집결된 종합 산물”이라며 “앞으로는 신약 개발의 양과 질뿐만 아니라 속도도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2015년부터 2년 동안 일곱 건의 대형 신약 기술수출을 성사시켰다. 계약금과 단계별 마일리지는 8조 원을 웃돌았다. 국내에서 바이오붐을 일으키는 촉매 역할을 했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위기를 맞았다. 2016년 9월 베링거인겔하임에 기술수출한 내성 표적 항암신약 올무티닙의 계약이 해지되고 이어 늑장공시 논란에 휩싸였다.

위기를 바꿀 구원투수로 권 사장이 2017년 대표에 취임했다. 그는 투명성과 신뢰를 높이는 데 집중했다. 먼저 홈페이지를 전면 개편하면서 투명성을 보여줬다. 홈페이지에 신약 파이프라인과 연구개발 진행 상황을 실시간 공개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파격적인 일이었다. 그때 글로벌 제약사들은 약물 개발과 개발 단계를 세세하게 알리지 않았다. 경쟁사가 후속 약물 개발이나 출시 일정을 수정해 방해 공작을 펼칠 우려가 있어서다. 파이프라인이 회사의 경쟁력이자 전략인 셈이다.

권 사장은 감추지 않고 노출하는 방법을 택했다. 해외 제약사들과의 협업이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시장이 빠르게 바뀌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트렌드를 선점한 약물만이 성공할 수 있다. 다국적 제약사들과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해야 하는 이유다”고 분석했다.

지난 1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권세창(왼쪽으로 첫번째) 한미약품 사장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지난 1월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19년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권세창(왼쪽 첫번째) 한미약품 사장이 국기에 경례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 혁신 제약사 한국 1위 한미약품… 글로벌 도약 잠재력 충분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가 발표한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 혁신 제약사 순위 상위권을 일본 제약사들이 장악한 가운데, 한미약품이 일본기업들과 팽팽한 경쟁을 벌였다.

클래리베이트의 분석에 따르면 APAC 지역 혁신 제약기업 상위 10개 중 9개는 일본 제약회사들이 차지했다. 한국 1위를 차지한 한미약품은 아태지역 11위를 기록했다고 지난 9월에 밝혔다.

이에 권 사장은 “신약 개발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상황들을 긴밀히 관리해 나가면서 글로벌 혁신신약 창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R&D는 속도가 경쟁력이다”며 “아무리 좋은 약도 타이밍을 놓치면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 있다. 그래서 개발 속도를 지체시키거나 걸림돌이 되는 부분은 과감하게 없앴다. 제가 성격이 급한 A형인데 아내가 A++형이라고 할 정도로 일을 빠르게 추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권 사장은 R&D는 속도가 경쟁력이라고 주장한다. 한미약품이 개발하던 지속형 인터페론은 길리어드의 경구용 인터페론이 나오면서 개발이 중단됐다. 미처 트렌드에 따라 주사제에서 먹는 약으로 바뀐 것을 알아차리지 못해서다.

취임 뒤에도 여러 차례 기술수출 계약이 해지되는 시련을 겪었다. 올해 릴리의 경구용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HM71224와 얀센의 비만·당뇨치료제 HM12525A의 권리를 반환 받았다.

그는 “신약 개발을 하면서 거칠 수밖에 없는 과정”이라고 했다. “한미약품의 파이프라인은 같은 임무를 띤 비행 편대에 비유할 수 있다. 한두 개 추락해도 멈춰 설 수 없다. 결국 다 같이 가야 한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30여 개에 달하는 한미약품의 신약 파이프라인 R&D를 총괄하고 있다. 창립 50주년이 되는 2023년까지 2~3개의 글로벌 혁신신약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그는 “내년 글로벌 시장에 나가는 롤론티스가 블록버스터가 된다면 정말 보람될 것 같다. 한미약품이 실력을 인정받고 글로벌 신약 개발 회사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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