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폴드 양쪽면에 한 개씩, 삼성SDI 파우치형 배터리 있다
스마트폰 포화상태 속 ‘게임체인저’ 폴더블 폰, 삼성SDI 기술 덕에 가능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이름만 들으면 무슨 일을 하는지 잘 모르겠는 회사들이 있다. 예를 들면 삼성 SDI, LG CNS, SK 이노베이션 같은 회사들이다. 하지만 이름은 어려워도 이들의 제품이나 서비스는 사실 소비자들의 일상과 깊이 연결된 경우가 많다. ‘잇템’속에 숨어 있는 기업 얘기를 발굴해 소개한다. 첫 번째 기업은 ‘갤럭시폴드’ 핵심 부품 공급사 중 하나인 삼성SDI다. [편집자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9'에서 삼성전자 전시장을 방문한 관람객들이 '갤럭시 폴드 5G'를 체험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폴드'에 삼성SDI의 기술이 다수 담겼다. 사진은 올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19'에서 삼성전자 전시장을 방문한 관람객들이 '갤럭시 폴드 5G'를 체험하는 모습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SDI는 어떤기업일까. 삼성이라는 이름은 낯익지만 SDI는 얼핏 이해가 어렵다. 이들은 2차 전지 및 첨단 소재 기업이다. IT와 자동차, ESS(에너지저장시스템)용 2차 전지를 생산한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광 등의 재료로 사용하는 첨단 소재도 생산한다.

이 회사는 1970년 삼성-NEC라는 이름으로 처음 설립됐고 그해 5월 진공관용 마운트와 진공관을 첫 생산했다. 이후 삼성전자공업으로 이름을 바꿨고 1986년에는 컬러 모니터를 출하했다.

1998년에는 업계 최고용량 1800mAh 원형 리튬이온전지를 개발하는 등 각 시기별로 국내 주요 첨단소재들을 꾸준히 만들어왔다. 이 해에는 삼성 SDI주식회사로 사명도 바꿨다.

삼성SDI 전영현 대표이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에너지와 첨단소재, 그 중심에 있는 기업”이라고 소개한다.

◇ 갤폴드 양쪽면에 한 개씩, 삼성SDI 파우치형 배터리 있다

첨단소재라면 소비자들의 일상 생활과는 다소 거리가 멀다고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이 만드는 제품은 일반인들의 삶 속에 이미 깊숙하게 들어와있다. 삼성SDI는 최근 BMW그룹과 5세대 전기 파워트레인 2차전지 제조사로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고, ESS화재예방을 위해 2000억원 가까운 비용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여러 뉴스로 소비자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소비자들과 삼성SDI가 좀 더 구체적인 연결고리를 가진 지점이 있다. 바로 삼성전자에서 출시한 갤럭시폴드다. 지난 9월 6일 출시된 갤럭시폴드는 239만원이라는 높은 출고가에도 불구하고 1·2·3차 물량이 10여분만에 완판되는 등 대박 행진을 이어갔다.

삼성SDI는 갤럭시폴드의 주요 부품공급사 중 하나다. 삼성SDI는 자사 블로그를 통해 갤럭시폴드에 자신들의 부품이 어떻게 적용됐는지 직접 밝히기도 했다.

삼성SDI에 따르면, 갤럭시 폴드에는 양쪽 면에 한 개씩 두 개의 ‘파우치형’ 배터리가 적용됐다. 가각 2135mAh와 2100mAh가 적용돼 총 용량은 4235mAh다.

파우치형은 각형에 비해 얇게 만들 수 있고 다양한 형태로 가공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스마트폰 등 웨어러블 기기의 슬림화 트렌드에 따라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 IT 디바이스 혁신 뒤, 눈에 안 보이는 소재 기술

배터리 뿐만 아니라 갤럭시 폴드 속에는 삼성SDI의 여러 전자재료 제품이 사용됐다. 갤럭시 폴드에는 폴더블 스마트폰의 핵심 소재인 ‘폴더블 광학용 투명점차필름’이 적용됐다. 이 필름은 ‘FOCA’라고 부른다. 디스플레이 제조에 필요한 접착제로 편광필름 등을 붙일 때 사용한다.

삼성SDI는 “폴더블 폰은 기존 제품과 달리 화면을 여러번 접었다 펴도 시각적인 문제가 없어야 한다. 그래서 점착제도 접힘이 가능하고 내구성이 높아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삼성SDI에서 개발한 폴더블 광학용 투명점착필름은 폴더블 시장에서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OLED기판 사이 정공의 이동 속도를 높여 발광 효율을 향상시키는 소재가 필요하다. 여기에는 P-도판트와 유기재료를 기반으로 외부로부터 OLED를 보호해주는 삼성SDI 박막 봉지재(TFE)가 적용됐다.

갤럭시 폴드에는 128GB RAM과 512GB의 내장 메모리가 탑재됐다. 이 메모리 속에도 삼성SDI 반도체 공정 소재들이 포함됐다.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 공정에 사용되는 반도체 패터닝 소재와 반도체 칩을 보호하는 패키징 소재다. 웨이퍼 안에 반도체 설계가 잘 새겨지도록 돕는 필수 소재다. 패키징 소재는 습기와 열, 충격 등 외부 환경으로부터 반도체 칩을 보호하는 집 역할을 한다.

삼성SDI는 블로그를 통해 “IT기기의 혁신 뒤에는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반도체 소재 등 삼성SDI의 기술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 스마트폰 포화상태 속 ‘게임체인저’ 폴더블 폰

폴더블폰은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스마트폰 시장의 전체적인 방향을 이끌 혁신으로 평가받는다. 사실 스마트폰 디바이스 시장은 포화상태로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도 많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약 15억 대로 지난 해에 비해 약 2.5%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가트너는 27일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판매량이 3억 8747만여대로, 전년 동기와 비교해 0.4%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폴더블폰 시장의 전망은 밝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폴더블폰 출하량을 40만대 수준으로 전망했는데 내년에는 8배 커진 320만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1년에는 1080만대를 거쳐 4년 후인 2023년에는 3680만대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스마트폰 하드웨어 기술이 상향평준화되면서 사람들은 더 이상 브랜드만 보고 전화기를 구매하지 않는다. 실제로 샤오미나 화웨이 등 중국의 저가 기기들도 글로벌 시장에서 적잖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 갤럭시폴드는 디스플레이 관련 혁신을 통해 이른바 ‘게임체인저’로 나설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 안에 삼성SDI의 기술력이 자리잡고 있다. ‘잇템’속 소비자들이 잘 몰랐던 기업스토리다.

삼성SDI가 자사 블로그를 통해 밝힌 '갤럭시폴드' 속 배터리와 소재 모습 (사진=삼성SDI 공식 블로그 캡쳐)
삼성SDI가 자사 블로그를 통해 밝힌 '갤럭시폴드' 속 배터리와 소재 모습 (사진=삼성SDI 공식 블로그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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