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2M 27일 정식서비스, 전 서버 혼잡 속 연 매출 7000억 예상
게임 캐릭터 클래스 ‘뽑기’로 결정, 사행성 논란 부추길 우려도

'리니지2M'을 직접 공개하는 김택진 대표의 모습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엔씨소프트가 리니지2M을 정식 출시했다. 예상대로 게임 소비자들의 큰 주목을 받은 가운데, 새로 도입된 '클래스 뽑기' 시스템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의 평가가 일부 엇갈린다. 사진은 리니지2M 콘텐츠와 출시 계획을 직접 공개하던 김택진 대표의 모습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소비자경제신문 이한 기자] 엔씨소프트 기대작 '리니지2M' 이 정식 출시됐다. 사전예약자 738만명이 몰린 인기 게임답게 첫날부터 서버가 북적였다. 엔씨소프트는 리니지2M 바람을 타고 순항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그 바람은 소비자들의 과금에서 나오는데 과금의 적정성 여부를 두고 일부 논란도 제기된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는 말이 있다. 포털 국어사전은 “투자 위험이 높은 금융 자산을 보유하면 시장에서 높은 운용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관계”라고 정의한다. 손실 위험이 있으나 반대로 수익 역시 높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용어는 주로 금융투자업계에서 쓴다.

그런데 게임업계에서도 이 용어를 쓴다. 엔씨소프트가 지난 10월 8일 판교 R&D센터에서 ‘리니지2M’ 콘텐츠 설명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날 백승욱 개발실장은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 리니지 IP의 핵심”이라고 말하면서 “성공시 유저는 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 확률 낮은 대박템, 뽑기운에 달렸다

무슨 의미일까. ‘뽑기’라고 이해하면 쉽다. 확률은 낮은데 ‘대박’ 아이템이 일부 포함된 뽑기다. 그걸 뽑으려면 돈이 든다. 현금 대신 게임머니로 사는 경우가 많지만, 게임머니를 사려면 결국 돈이 필요하다. 캐릭터를 강화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 ‘그저 그런’ 아이템은 잘 나온다. 하지만 유저의 게임 내 입지를 크게 강화해줄 ‘전설적인’ 아이템은 가뭄에 콩 나듯 나온다.

모바일 및 PC 게임은 게임기 하드웨어나 게임 소프트웨어를 돈 주고 사는 형태가 아니라, 무료로 다운로드 받아 컨텐츠를 즐기면서 게임 내에서 과금하는 형태가 많다. 그러다 보니 확률형 ‘뽑기’ 아이템이 게임사의 주요 매출처다. 게임 개발실장이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는 경제 용어를 직접적으로 말하는 이유다.

실제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리니지M의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손혜원 의원이 “슬롯머신보다 더 단시간 내 배팅이 가능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김택진 대표는 “사행성을 유도하지 않는다”고 부인하면서 “금품을 취득하지 않으며 해당 아이템은 게임을 위한 아이템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엔씨소프트가 확률형 아이템으로 얻는 수익 규모가 얼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관련 통계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답한 바 있다.

앞서 언급한 콘텐츠 설명회에서는 백 실장이 “과도한 실패 스트레스 완화가 리니지 2M의 주요 과업이다. 이런 상실감을 보완하기 위한 장치를 다방면으로 연구해왔다”고 덧붙였다.

◇ 27일 정식서비스,  서버 혼잡 속 연 매출 7000억 예상 

27일 0시를 기해 리니지2M이 정식 서비스됐다. 738만명의 사전 예약자를 불러 모았고 게임은 소위 ‘대박’이 났다.

정식 출시 전 사전 다운로드 단계에서 이미 구글플레이와 애플앱스토어 1위를 차지했다. 130개 서버마다 이용자들이 가득 찼다. 새벽시간인데도 수천명이 서버에 입장하기 위해 대기하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리니지2M은 지난 2017년 6월 출시된 리니지M의 후속작이다. 전작은 출시 첫 날 하루만에 매출 107억원을 기록했고 누적 매출은 2조원을 넘겼다. 사전 예약자 규모와 출시 첫날 상황을 감안하면 전작의 매출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기대도 가능하다.

하나금융투자 황승택 연구원은 "리니지2M의 경우 시장 컨센서스 기준 연간 6~7000억원 내외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엔씨소프트에 4조원 수준의 시가총액 증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게임 캐릭터 클래스 ‘뽑기’로 결정, 사행성 논란 부추길 우려

이번 작품에서도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 눈에 띈다. 엔씨소프트는 클래스 전직을 유료 결제 상품으로 내놨다. 보물상자를 열면 유저의 클래스가 확률 따라 결정된다. 일반 등급이나 고급 등급은 상대적으로 확률이 높고, 희귀 등급이나 영웅 등급은 확률이 낮다. 

쉽게 말하면 캐릭터 직업을 유저가 직접 고르는 게 아니라 뽑기로 정한다는 의미다. 업계 최초 도입이다. 소위 ‘헤비과금러’라고 불리는 고액 결제자들과 유명 BJ들이 게임 초반부터 높은 클래스를 뽑기 위해 적잖은 유료결제를 시도했다.

실제로 한 유튜버는 ‘악마의 게임 리니지2M 오픈, 변신뽑기 500만원 도전하겠습니다’ 라는 내용의 영상을 게재했다. 이 영상은 8시간만에 15만명이 봤다. 또 다른 유튜버는 ‘리니지2M 최초, 클래스 영웅 뽑았다’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
 
게임은 제품이다. 게임사는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매출을 올려야 한다. 무료 다운로드가 가능한 게임은 결국 아이템 등의 부분유료화를 통해 결제를 유도한다. 그것은 합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이뤄지는 정상적인 상행위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과금유도가 심하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실제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 등에는 “무과금 또는 소과금 유저라면 아예 시작을 하지 마라”는 조언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리니지2M은 엔씨소프트의 ‘효자상품’이 될 확률이 대단히 높다. 충성도 높은 유저가 많다는 것은 이미 숫자로 증명됐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을 극대화한 클래스 결제 시스템이 더 많은 소비자를 열광케할지, 아니면 사행성 논란을 더 부추길지는 좀 더 지켜볼 여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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