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손님 넘치는데…자영업자들은 왜 힘들까?
카페 손님 넘치는데…자영업자들은 왜 힘들까?
국회 계류 중인 유통산업발전법 소상공인 지원 현실화 절실
  • 최빛나 기자
  • 승인 2019.11.26 15: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손님들로 가득한 서울의 한 스타벅스 매장(사진=소비자경제)

[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에 있는 한 스타벅스 매장을 찾았다. 점심 이후 가장 많은 사람이 붐빌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간 매장은 역시나 발딜 틈이 없을 정도로 직장인들이 가득했다. 또 다른 스타벅스 매장도 마찬가지였다. 각종 대기업들과 대형 사무빌딩이 밀집한 시청 근처의 스타벅스 4곳을 가본 결과 모두 마찬가지였다.

각 매장에서는 연신 "A-33번 고객님 따뜻한 아메리카노 나왔습니다", "B-23번님 아이스라떼 나왔습니다"를 외쳤다. 뿐만 아니였다. 압구정, 강남역 근처의 강남쪽 스타벅스 매장들도 앉을 곳이 없을 정도로 직장인, 학생들로 가득 매웠 있었다.

199년에 출범한 스타벅스코리아는 전국 1340여 개의 매장을 두고 있다. 모두 직영점이다. 2016년에는 매출 1조를 돌파하며 이후 전국 대도시 주요 핵심 상권과 백화점, 쇼핑몰 등 밀집상권에 안방자리를 차지 했다.

광화문에서 여행사를 다니는 직장인 A씨는 <소비자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스타벅스 매장이 약속장소가 될 경우가 많다"며 "친구를 만나거나 미팅을 할때 시청 4번 출구 스타벅스 앞에서 보자고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옆에 있었던 B씨는 "스타벅스는 가장 목 좋은 좋에 위치해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어디를 가나 눈에 띄는 곳이 스벅이다"며 "예전에는 이정도로 많았던 것 같지 않았는데 이렇게 빠르게 늘어 난 거냐"고 전했다. 이처럼 스타벅스는 이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좌표가 된 것.

# 스타벅스는 주요 상권을 어떻게 장악한 것일까

커피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과거에 정부가 저질러 놓은 국내 유통산업 규제 실패가 원인"이라며 "반복된 규제실패 때문에 스타벅스같은 외국계열 커피 브랜드가 카페베네같은 국산 브랜드들을 재치고 성공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012년 카페 가맹업에 신규점포 출점 거리제한 기준을 적용했다. 그 당시 공정위는 카페 가맹 본부에 기존 매장 반경 500m 이내에 신규 출점을 제한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과거의 카페신규 출점 제한 규제는 당시 과도한 카페 출점 경쟁으로 과열된 커피전문점과 영세한 브랜드 사업의 수익을 보호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정위의 위와같은 규제로 스타벅스만 혜택을 봤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은 “당시 질주하던 카페베네가 출점 거리 제한 규제 대상에든 뒤 휘청이기 시작한 반면, 스타벅스는 규제를 적용받지 않고 매장을 빠르게 늘렸다”며 “‘브랜드 싸움’인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출점 제한 규제가 결과적으로 토종 브랜드의 성장을 가로막은 셈”이라고 말했다.
 
이후 규제로 인해 국내 커피브랜드의 몰락하는 위기의 상황까지 직면하자 공정위는 2년 뒤인 2014년에 출점제한 규제를 없앴지만 이어온 평가는 현재까지 달라지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민주평화당 조배숙,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오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유통산업발전법 등 민생입법 촉구대회에서 함성을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민주평화당 조배숙,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 등 참석자들이 오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유통산업발전법 등 민생입법 촉구대회에서 함성을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유통산업발전법 누구를 위한 법안인가?

카페만 위의 상황에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유통규제의 실패는 과거 부터 현재까지 이어오고 있다. 정부가 앞서 발표한 규제법이 오히려 국내 전통 시장과 중소기업을 위협하자 새로운 규제를 만들어냈다. 대표적인 게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다.

유통산업발전법은 대형마트로 인해 지역 전통 시장과 소규모 슈퍼마켓 등의 관계자가 '대형마트 철수'라는 등의 반발이 격해지자 만든 법이다. 이 법은 대형마트에만 적용하던 등록제를 슈퍼마켓까지 등록할 수 있게 도입하고 점포의 출범은 제한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20대 국회에서도 유통산업발전법은 42건의 개정안이 발의됐다. 개정안은 지역 상권의 기준점을 높여 대기업이 무분별하게 출점을 해 지역 상권의 기준은 망가트리는 등을 제한하는 법안이다. 실례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대기업의 복합쇼핑몰 입지를 철저히 검증해 출점을 규제하고 있다.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6월 대표발의한 ‘대기업 등의 영업활동 공정화 및 소상공인 보호에 관한 법률안’은 영세 상인을 위한 생계형 적합업종 중 공정위와 중소벤처기업부가 협의해 ‘공정영업 대상 업종’을 따로 지정하고, 해당 업종에 대기업의 진출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기존에 진출한 대기업에 대해서는 의무휴업일 지정을 명하는 등 영업시간을 제한할 수 있게 했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22일 전국상인연합회 회장단과의 간담회를 갖고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소통에 나섰다.
박영선 중기부 장관은 22일 전국상인연합회 회장단과의 간담회를 갖고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소통에 나섰다.

# 그래서, 소상공인들 삶좀 편해지셨습니까?..."NO!"

그렇다면 위와같은 유통산업발전법의 활성화인 의무휴일 지정과 무분별한 점포 출점 제한으로 인해 소상공인들의 삶이 조금 나아 졌을까.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유통산업발전법으로 인해 소상공인들이 나아졌냐는 말에 기가 찬다. 딱히 변화한건 없는 것 같다. 8여 년이 지난 지금도 대형마트가 출점한다고 하면 앞에서 시위하지 않냐"며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대형마트를 가라고 떠민 격만 된다"고 격분했다.

그러면서 "그에 따른 온라인시장은 또 어떤가? 대형마트는 의무휴일에 출점 제한을 한다고 하지만 다른 방향으로 다 돈을 벌고 있다"며 "정부는 진정으로 소상공인과 전통 시장 관계자들이 원하는 것을 알고 싶나 싶다"고 덧붙였다.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 경영학과 교수는 “온라인 시장 때문에 대기업 유통업체는 이미 인공호흡기를 달아야 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대형마트가 의무휴업을 한다고 해서 소비자가 전통시장으로 가지도 않으니 전체적인 소비 위축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78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 등은 이런 성장 추세라면 2022년 온라인쇼핑 시장 규모는 최대 19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국내는 대형마트 온라인 뿐만 아니라 이커머스 시장의 확산에 대해도 생각해야 한다. 심지어 아마존과 줄곧 오프라인만 집중해오던 코스트코 등의 해외 온라인 마켓과도 경쟁해야 하는데..."라며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게 말이 안된다. 그렇게 된다면 온라인도 쉬는날을 정해야하는거 아니냐"고 피력했다.

이에 대한상의도 지난 9월 “대규모 점포 규제는 과거 대기업의 공격적인 점포 확장으로 전통시장 상인이 생존권을 걱정하던 시기에 만들어진 규제”라며 “대형마트가 마이너스 성장세를 보이는 지금 시점에 적합한지 다시 검토해야 한다”며 위의 업계 관계자과 같은 입장을 전달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조사(2017년)에 따르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에 소비자 행동을 조사해보니 ‘쇼핑을 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27.9%로 가장 많았다. ‘전통시장을 이용한다’는 소비자는 12.4%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 각 당의 발의안은 소상공인과 대기업과의 상생이라는 것에 국한되어 있다.

김정호 민주당 의원이 지난 7월 내놓은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은 법의 주무 부처를 산업부에서 중기부로 변경하고 관련 사무를 이관하자는 내용이다.

내용에 따르면 중기가 유통산업을 맡게 되면 "대·중소상공인 간 갈등 관점에서만 볼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유통산업은 이미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쟁 구도로 넘어왔다”며 “미국의 월마트, 영국의 테스코도 온라인의 아마존에 고전하고 있는데, 중소상인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규제를 늘리는 것은 산업 전체에 불이익을 주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 유통산업 전체 상생할 방법 없나?

대기업 유통업계가 줄줄이 적자를 기록함에도 불구하고 전통시장과 소상공인들의 위기는 여전하다. 이커머스시장의 확산과 이에질세라 오프라인 업체가 온라인으로 태세를 전환하고 있고, 다이소, 삐에로 같은 새로운 형태의 유통업체들이 대거 출점하면서 위기는 더 해지고 있다.
 
김완태 소상공인연합회 전문연구위원은 “국회가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의 생존권을 정말 지키려고 한다면 전문성을 더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락 중소기업중앙회 소상공인정책부장은 “유통 산업 전체가 크게 바뀌는데, 정치권도 대기업에 대한 규제만큼이나 중소상인의 유통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법안에 담아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