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각사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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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경제신문 최빛나 기자] 2018년 레트로(Retro·추억을 그리워하고 이를 본뜨려는 성향)' 열풍을 넘어 2019년에는 뉴트로(New+Retro)로 넘어가면서 유통 식품 업계에서도 이런 소비자 트렌드에 맞는 제품 출시가 이어지는 추세다.

과거의 제품이 재출시 이후 인기를 끄는 이유는 과거 향수를 그리워하는 중·장년층부터 새로운 흥미를 추구하는 젊은층까지 전 세대를 아울러 공감대를 형성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늘 새로운 것에 목말라하는 1020세대에게 20-30년 전의 감성은 독특한 경험이다. 이들에게 재출시 상품은 SNS 인증을 위한 콘텐츠이자 호기심을 자극하는 놀이터다.

또한 기업 측면에서는 자사가 가지고 있는 과거의 제품을 새롭게 탈바꿈하면서 다양한 측면에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기때문에 일석이조. 현 시점에서 유통업계가 선보이고 있는 재출시 상품들이 소비자들로 하여금 회자되는 속도가 빠르르다는 점에서 효과적인 전략이라는 후문이다.

◇ 주류, 식품 업계, 과거 제품 '뉴트로' 감성 더해 선보여...소비자 공략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주류 제조사들은 최근 레트로 제품 출시 경쟁을 가장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하이트진로가 지난 4월 선보인 '진로이즈백'은 40년 만에 재출시한 제품이다. 출시 두 달여 만에 1000만병이 팔렸고 출시 첫 달보다 6배 이상 판매량이 늘었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이번 달부터 진로 소주 생산라인을 1개 증설하고 오는 11월 중순까지 진로이즈백과 참이슬을 병행 생산 할 수 있도록 설비를 보완한다.

진로이즈백이 인기를 끌면서 경쟁사들도 레트로 제품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무학은 창립 90주년을 맞아 청춘소주 '무학(舞鶴)'을 오는 28일부터 출시한다. 장년층에는 과거 무학 소주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젊은층에는 색다르고 신선한 경험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대선주조도 앞서 이달 초 1965년 출시한 '대선소주' 라벨 디자인을 적용한 '대선(大鮮)'을 출시했다.

오비맥주는 1952년 처음 출시돼 큰 사랑을 받았던 대표 맥주 브랜드 'OB'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OB라거' 뉴트로 제품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OB브랜드의 친숙한 곰 캐릭터와 복고풍 글씨체 등을 사용했다. 100% 맥아와 독일산 호프만을 사용해 '올몰트' 맥주의 깊고 클래식한 맛을 구현하고 알코올 도수는 '프리미어 OB'보다 낮은 4.6도로 만들었다.

주류 업계 뿐 아니라 음료, 식품업계에서도 다양한 레트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지난 2월 1000세트 한정 수량으로 판매한 레트로 제품 '밀크홀 1937 레트로컵'이 3일 만에 완판 기록을 세우면서 레트로컵 2탄을 새롭게 선보였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펩시 125주년을 기념해 1940~1990년대 패키지 디자인을 적용한 '레트로 펩시'를 한정 판매한다.

레트로 펩시는 지난 1940, 1950, 1960, 1970~1980, 1990년대에 판매된 총 5가지 패키지 디자인을 총 7개의 품목(소매용 250ml캔, 355ml캔, 600ml페트병, 1500ml페트병 총 4종 및 업소용 355ml캔, 500ml페트병, 1250ml페트병 총 3종)에 적용했다.

SPC삼립은 지난 2월 출시한 '우카빵'과 '떡방아빵'이 출시 한달 만에 100만개 판매를 돌파하자 1980년대 및 2000년 초반에 출시했던 제품 3종을 추가로 선보였다.

SPC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뉴트로 열풍은 식품 유통 업계에서는 한줄기 빛같다. 과거 제품을 현대적인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해 출시한 제품들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하고 있다. 매출 뿐만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까지 좋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여러 세대에게 사랑받는 다양한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위와 같은 상황을 빗대어 본다면 소비 트렌드가 자주 바뀜에도 불구하고 제품에 대한 충성도는 높아지는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결국 소비자들은 과거, 현재에 인정 받았던 제품에 대한 신뢰도는 꽤나 오래가는 것"이라며 "국내 유통기업에서는 이를 참고해 제품 출시와 마케팅, 전략, 프로모션 등을 다양하게 펼쳐 소비자 마음 사로잡기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광고까지 뉴트로 열풍...전자, 패션까지 확장돼

뉴트로 제품들이 인기몰이를 하자 광고계에도 그 영역이 패션, 전자 등 각종 카테고리로까지 확장 됐다.

1990년대의 아날로그 감성으로 과거 추억을 소환시키는 ‘레트로 콘텐츠’를 선보이는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

패션그룹 세정의 웰메이드는 인디안 창립 45주년을 기념해 인디안의 옛 광고를 리메이크한 캠페인 영상을 공개했다.

이번 헤리티지 캠페인 영상은 인디안의 초창기 시절 광고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위트 있게 재해석해 그때 그 시절을 추억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 1970년대 TV 광고를 연상시키는 내레이션까지 더해져 복고 감성이 물씬 느껴진다. 이와 함께 1974년 브랜드 창립 이후 지금까지 ‘Timeless Classic’을 지향하며 변함없이 고품질을 유지하고 있는 인디안의 헤리티지를 전달한다.

LG전자는 세탁기 사업 50주년을 맞아 ‘한국인의 세탁’이라는 제목의 온라인 광고를 시작했다. 1969년 당시 세탁소들이 가게 이름을 백조세탁소라고 짓는 경우가 많았다.

광고에는 최씨는 세탁소 주인인 노부부와 함께 본인이 모델을 맡았던 백조세탁기를 추억한다. 또 최씨는 경기도 이천에 있는 LG 역사관에 보관되어 있는 백조세탁기를 보면서 세탁기가 이제는 우리 생활에서 없어선 안될 필수품이 되었음을 회상한다.

하이트진로는 뉴트로 열풍에 맞춰 새롭게 출시한 '진로'의 CF 영상을 공개하고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진로를 상징하는 두꺼비가 캐릭터로 등장하는 게 특징이다. 브랜드 정통성을 환기하며 젊은 주당들이 술자리에 나타난 두꺼비 캐릭터와 함께 즐기는 영상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소비자경제>와의 통화에서 "새로운 진로의 출시를 알리는 동시에 깔끔한 맛을 전달하기 위해 TV 광고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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